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0-10-29 06:03 (목)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
상태바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10.05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통사고와 다른, 의료사고 양형기준 개정 필요하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횡격막 탈장을 진단하지 못해 환아를 사망하게 했다는 이유로 3명의 의사가 구속된, 일명 ‘횡격막 탈장 환아 사망사건’이 의료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당시 3명의 의사들은 1심 판결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바로 법정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돼야만 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20년, 또 한 명의 의사가 법정구속됐다. 장폐색 의심 환자에게 장정결제를 투여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혐의로, 소화기내과 의사에게 금고형과 함께 법정구속이 선고된 것.

이처럼 의료사고와 관련된 사건에서 의사들이 법정구속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자, 의료계는 ‘(가칭)의료사고특례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 제정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년 전 횡격막 탈장 환아사망 사건에서 의사 측을 대리해 소송을 맡았던,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2년 전 사건과 비슷하게 의사를 법정 구속하는 법원의 판례경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 2년 전 횡격막 탈장 환아사망 사건에서 의사 측을 대리해 소송을 맡았던,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2년 전 사건과 비슷하게 의사를 법정 구속하는 법원의 판례경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 2년 전 횡격막 탈장 환아사망 사건에서 의사 측을 대리해 소송을 맡았던,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2년 전 사건과 비슷하게 의사를 법정 구속하는 법원의 판례경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의사에 대한 법정구속 신중해야

먼저 현두륜 변호사는 의사에 대한 법정구속은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속의 사유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을 살펴보면 ‘법원은 피고인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다’로 명기하고 있다.

해당 조항에서 규정한 구속의 사유는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 등이다.

같은 조 제2항에서는 법원은 구속사유를 심사함에 있어서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현 변호사는 “지난 2018년 횡격막 탈장 사건에서도 3명의 의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사례가 있다”며 “당시 3명의 의사는 의료과실 및 인과관계의 존부를 다투고 있었고, 4건의 감정 결과도 각기 달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법원은 의사들의 과실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전부 인정하면서 의사들이 유족 측과 합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됐다”며 “이후 의사들은 보석 청구를 위해 유족이 요구하는 금액을 지급하고 합의를 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3명의 의사 중 응급의학과 의사는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며 “결국 해당 의사는 책임이 없음에도 40여일 넘게 구속을 당했고,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는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판사의 재판과실로 인해 피고인인 의사에게 부당한 손해를 입힌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의료사고에 있어 과실 및 인과관계 여부는 판단이 어렵고, 재판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현 변호사의 설명이다.

현 변호사는 “‘환자 측과 합의가 안됐다’는 이유나, ‘과실과 인과관계를 다퉜다’는 이유로 의사를 법정구속을 시킨다면 이같이 억울한 사례가 재발할 수 있다”며 “실제 최근에 환자 측이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후 의사를 상대로 거액의 형사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번 장폐색 의심 환자 사망 담당의 구속사건 역시 피고인들이 피해자 유족과 합의를 하지 못한 점을 실형 선고 및 법정 구속의 주요 이유로 제시했다”며 “의료사고가 발생한 병원이 보험이 가입되어 있거나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은 경우에는 충분한 피해변제가 될 수 있으므로, 피해자와의 합의를 하지 않았더라도 합의에 준해 양형에 참작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의료사고에 적용되는 교통사고 양형기준...개선 ‘필요’

이처럼 의료사고로 인한 재판으로 의사를 구속하게 되는 판결이 계속 나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두륜 변호사는 의료사고로 인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형량에 일반교통사고와 같은 양형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즉, 현재의 양형기준 및 양형인자가 의료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

현 변호사에 따르면 양형인자는 특별양형인자와 일반양형인자로 구분되며 각각 감경요소와 가중요소를 가지고 있다. 

특별양형인자의 경우 감경요소는 ▲피해자에게도 사고 발생 또는 피해 확대에 상당한 과실이 있는 경우 ▲사고 발생 경우에 특히 참작할 사유가 있는 경우 ▲경미한 상해가 발생한 경우 ▲농아자 ▲심신미약(본인 책임 없음) ▲처벌불원(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포함) 등이며, 가중요소는 ▲중상해가 발생한 경우 ▲주의의무 또는 안전‧보건조치의무 위반의 정도가 중한 경우 ▲동종 누범 등이다. 

일반양형인자의 감경요소는 ▲상당 금액 공탁 ▲보험 가입 ▲진지한 반성 ▲형사처벌 전력 없음 등이며, 가중요소는 ▲중상해가 아닌 중한 상해가 발생한 경우 ▲사고 후 구호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경우 ▲범행 후 증거은폐 또는 은폐 시도 ▲이종 누범, 누범에 해당하지 않는 동종 전과 등이다. 

현 변호사는 “현재 의료사고로 인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형량에 대해 일반교통사고와 같은 양형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일반교통사고와 의료사고를 같은 기준으로 놓고 평가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인에게 특별한 과실이 없다 하더라도 의료행위 자체에 내재돼 있는 위험의 발현으로 인해 악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며 “교통사고에 비해 의료사고의 경우에는 의료과실 및 인과관계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경구가 대부분으로, 실제 소송에서 다양한 감정결과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 이유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의료행위는 환자의 질병치료라는 선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며 “이처럼 의사에 대한 형사처벌의 과잉은 ‘소극적인 진료’, ‘방어진료’라는 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운전의 경우 방어운전은 사회적으로 이득이지만, 방어진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회적으로 큰 손실을 끼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현두륜 변호사는 “의료사고의 특성을 양형인자 감경요소로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활동하고 있지만 사회적 여론, 이슈가 필요하다”며 “의료사고에 대해서 별도의 양형기준을 마련하거나 의료사고의 특성을 반영한 양형인자를 개발, 적용할 수 있도록 의료계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