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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세계의사회에 “대한민국 의료 붕괴 위기”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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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세계의사회에 “대한민국 의료 붕괴 위기” 호소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4.2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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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제인 알코드마니 회장과 면담...의대 정원 증원 조정 방침에도 냉담한 반응

[의약뉴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 당선인이 세계의사회 회장에게 의대 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상황을 알리며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붕괴될 상황이라 호소했다.

임현택 당선인은 19일, 김택우 비대위원장과 함께 WMA 제226차 서울이사회가 진행되고 ㅣ있는 서울 콘래드 호텔을 찾아 세계의사회 루제인 알코드마니 회장 및 오트바 클로이버 사무총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 임현택 당선인은 김택우 비대위원장 등과 함께 19일 세계의사회 루제인 알코드마니 회장과 오트바 클로이버 사무총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 임현택 당선인은 김택우 비대위원장 등과 함께 19일 세계의사회 루제인 알코드마니 회장과 오트바 클로이버 사무총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세계의사회가 주최하고 의협이 주관해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진행하는 ‘2024 WMA 제226차 서울이사회’에는 총 50개국 180여명이 참가했다.

임현택 당선인은 이사회를 위해 방한안 알코드마니 회장과 클로이버 사무총장에게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사태가 9주째에 접어들면서 한국 의료체계가 철저히 붕괴될 상황”이라며 “이순간까지도 의사들을 악마화하고 범법자 취급을 하면서 압수수색까지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과연 정부가 국민들을 안심할 수 있게 소통하자는 입장인지, 아니면 테이블 위에 칼을 올려놓고 당장 항복하라고 하는 건지 알 수 없다”며 “국제적 상식에 어긋나는 일을 WMA 회장과 사무총장에게 직접 알리고 국제적 연대를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호소했다.

김택우 위원장도 “그동안 한국 의사들은 정부에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소멸하지 않기 위한 대책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의사 수만 늘려서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금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가장 위험한 순간에 봉착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비대위가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정부 반응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이 개성되고, 그들이 수련을 마치고 대한민국에서 의사 생활을 할 때는 좀 더 나온 환경에서, 필수의료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며 “한국 의료시스템의 문제와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 퍼질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에 알코드마니 회장은 “전문직에 대한 권리와 자율성은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다뤄지고 있는 문제”라며 “이번 세계의사회 이사회에서는 한국의 문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클로이버 사무총장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한국 법원의 판단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지난 5년 동안 의료인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굉장히 강화된 점은 우려하는 부분이며, 상당한 수준의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전무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술실 CCTV 역시 세계의사회 회원국 중에 전례가 없는 일로, 환자와 의료인의 권리를 매우 침해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 역시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의료전문가들의 이해, 많은 전문가들이 판단하기에 충분한 설득력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것은 전문직의 자율성, 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대 정원을 갑자기 60% 늘리겠다는 한국 정부의 계획은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이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 나라 중 하나지만 젊은 의사들의 업무 환경과 임금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피력했다.

이에 “정부와 의사들이 건설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해 신속히 문제를 해결해야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 알코드마니 회장(왼쪽)과 임현택 당선인.
▲ 알코드마니 회장(왼쪽)과 임현택 당선인.

한편, 이 자리에서는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각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한 논평도 이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의대 증원 관련 특별 브리핑에서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안을 반영해 의대 증원 규모를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2025학년도에 한해 학교들이 대학별 증원 규모의 50~100% 범위 안에서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임현택 당선인은 “오늘 정부 발표로 의대 정원 증원 결정 과정이 얼마나 주먹구구로 이뤄졌는지 알 수 있다”며 “충북의대는 정원을 49명에서 200명으로 늘린다고 하는데, 과거 서남의대는 49명 밖에 안되는 정원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우여곡절을 겪다 결국 폐교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발표로 이 사태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거의 없고, 정부의 상황 인식이 얼마나 안일한지 알 수 있다”며 “국민과 환자의 고통을 줄이려면 하루라도 빨리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제대로 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코드마니 회장도 “젊은 의사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세계의사회는 앞으로 의협과 긴밀히 논의하면서 한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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