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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정부 자율 증원 계획에 "눈속임"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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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정부 자율 증원 계획에 "눈속임" 일축
  •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승인 2024.04.20 0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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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이지 않은 숫아졌음을 증명”...의대생, 전공의 등 현장 복귀 불투명

[의약뉴스] 2000명에서 한 발짝도 물러설수 없다던 정부가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의료계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25학년도 의과대학 신입생 선발 정원을 대학들이 자율로 정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하자 보여주기용 임시방편일 뿐이라 일축한 것.

 

▲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긴급 브리핑으로 의대 증원 규모를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긴급 브리핑으로 의대 증원 규모를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9일, 의대 정원 관련 특별 브리핑에서 각 대학별 교육 여건을 고려해 의대 정원이 확대된 32개 대학이 증원 인원의 50%~100% 사이에서 2025학년도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현장에 남은 의료진, 입시생과 학부모, 전공의, 환자들을 생각하며 책임있는 정부로서 오늘의 결단이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강경했던 정부가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의료계에서는 오히려 쓴 소리를 내놓고 있다.

정부가 기존 입장을 번복하며 한 걸음 물러선 것은 긍정적이나, 결국 의대 증원이 과학적이지 못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는 주장이다.

의료계 관계자 A씨는 “이번 정부의 발표는 원안을 고수하던 정부가 한 걸음 물러났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더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그동안 정부는 과학적인 계산에 따라 2000명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 대학이 자율로 증원 규모를 결정하게 해 정부 주장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의료계에서는 각 대학이 증원 규모를 조절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한 것 역시 눈속임이라 지적했다.

한덕수 총리가 이미 2026학년도 입시 요강을 준비할 때 2000명 증원을 전제 조건으로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한 만큼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한 총리는 “각 대학은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해 자율적으로 모집 인원을 4월 말까지 결정하라”며 “4월 말까지 2026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도 2000명 증원 내용을 반영해 확정 발표하라”고 안내했다.

이를 두고 A씨는 “정부가 결국 임시방편으로 이번 대책을 꺼냈다는 방증”이라며 “올해는 어떻게 넘어가더라도 내년에 다시 2000명 증원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급한 불만 끄겠다는 본심을 보였다”며 “이번 조치는 사실상 눈속임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일축했다.

따라서 정부의 태도 변화에도 현장을 이탈한 의대생과 전공의의 복귀를 유도하긴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전공의들은 여전히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이번 정부 발표로 전공의나 의대생이 현장으로 돌아오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들이 요구했던 건 원점에서 의대 증원을 다시 검토하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25일 현장 이탈을 예고한 의대 교수들의 움직임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조치에도 결국 최대 100%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한 만큼, 결국 2000명 증원이 그대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의료계와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의대 증원 규모를 정할 수 있게 하려면 전문가의 의견을 수용하는 대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일방적인 통보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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