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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기해년, 의료계 빅 이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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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기해년, 의료계 빅 이슈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12.2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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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와 충돌ㆍ의정협 재개...라니티딘 사태로 현장 혼란

2019년 기해년에도 의료계는 지난해 못지 않은 많은 일을 겪은 한 해였다.

연초부터 강북삼성병원 故임세원 교수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고, 이로 인해 의료인에 대한 폭행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계속 논란이 되어온 ‘문재인 케어’는 중간단계를 넘어 후반 작업으로 들어가는 모양새이다. 추무진 집행부 때 권고안이 파기된 의료전달체계는 정부와 다시 논의에 들어갔으며, 실손보험사와 의료계의 갈등은 그 무엇보다 심화됐다.

최대집 의협회장의 단식투쟁부터 의ㆍ정협의 재개까지 의료계의 대정부투쟁과 협상은 롤러코스터 타듯 변곡점이 많았고, 추나에 이어 첩약 급여화까지 한의계와 관련된 각종 정책들도 현재진행형이다.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고질적인 회장 불신임이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어, 집행부 힘빼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였고, 외부적으로는 정치권에서 제기된 논문 표절 사건이 의학계로 불똥이 튀어 여느 때부터 시끄러운 한 해가 됐다.

2019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그동안 의료계를 뒤흔든 빅이슈들을 살펴봤다.

◇의료계와 실손보험사의 대립, 현재 진행 中

▲ 의협은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보험업법 개정안 저지 집회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올해만큼 의료계와 실손보험사의 충돌이 전면전 양상을 띤 순간도 없을 것이다. 이전부터 계속 갈등을 빚어왔던 의료계와 실손보험사는 올해 ‘실손보험청구 간소화’를 두고 본격적인 갈등에 접어들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과 전재수 의원이 ‘보험업법 개정안’은 각각 발의했다. 구체적으로 이 법안은 보험사 등이 요양기관에 진료비 계산서ㆍ영수증과 진료비 세부내역 등을 전자문서로 전송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요양기관이 보험사의 요청에 따르도록 하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해당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해당 법안에 대한 입장을 ‘신중 검토’에서 ‘동의’로 선회했다. 중개기관을 두는 방식이면 의료계가 우려하는 보험사의 환자진료기록 수집을 방지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법안 통과가 무르익은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8개 소비자단체들도 "소비자권익을 위해 실손 청구 간소화가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며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을 포함한 의료계에선 강경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의협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겉으로 국민의 편의를 내세우지만 사실상 환자의 정보 취득을 간소화하면서 실손보험 적자로 흔들리는 보험업계를 위한 특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개정안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결의하기도 했다.

특히 의협은 대표발의한 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산하 의사단체에 보험업법 개정안과 관련 각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의료계 내부적으로 학계와 개원가 및 각 지역의사회 등 39개 단체가 잇따라 ‘보험업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한 상황이다.

그러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은 이번에도 법안 통과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인터넷은행, 신용정보법 등 사안에 밀려 논의도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국회에서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이 다시 발의될 것이 유력한 만큼, 의료계 내에선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협 역시 실손보험 청구대행과 관련 철저한 준비를 통해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실손보험사와 의료계의 갈등은 이걸로 끝나지 않았는데, 그건 바로 일부 실손보험사들이 병의원을 상대로 각종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병의원들이 맘모톰에 대해 실비청구를 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이를 부당청구 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유방양성병변절제술이 가능한 맘모톰 등 의료장비 약 600대가 의료기관에 보급돼 있는데 이중 130여곳이 소송장을 받은 상황이다.

이 같은 실손보험사들의 소송에 의료계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도 불법행위로 지탄받고, 십수년간 치료비용까지 뱉어내 경제적 손실까지 감내해야하기 때문이다.

맘모톰의 경우 신의료기술 통과가 지연됐다, 지난 8월에야 신의료기술로 인정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통과 지연이 임의비급여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것. 이에 실손보험사들은  ‘8월 이전에는 맘모톰 시술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도적 근거가 없는 만큼 임의비급여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실손보험사들과 의료계의 소송전은 현재 진행 중이며, 지난 13일에 관련 첫 소송에 대한 선고가 내려졌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삼성화재가 목포기독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 대해 각하 판결을 선고했다.

삼성화재는 목포기독병원에서 맘모톰 시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한 환자 96명(9800만원)과 페인스크램블러 시술을 받은 환자 53명(5700만원) 총 1억 4000만원에 대해 반환 청구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삼성화재가 환자를 대신해 소송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실질적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에 동의나 위임장도 없이 청구대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각하를 선고했다.

◇라니티딘에 대한 식약처의 안이한 대처에 의료계 비난

▲ 지난 10월 국회 정론관에서 진행된 라니티딘 사태 관련-의협ㆍ자유한국당 보건복지위원 공동 기자회견.

올 하반기에 의료계를 강타한 또 다른 이슈 중 하나가 바로 ‘라니티딘’ 사태일 것이다. 위장약에 함유된 라니티딘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된 것과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이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발사르탄 사태부터 라니티딘까지 식약처는 외국에서 발표한 후에야 늑장대응을 반복하고 있는데다 입장을 번복해 신뢰할 수 없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앞서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 잔탁 등 일부 라니티딘 계열에서 발암 우려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히스타민 수용체를 차단해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라니티딘은 위염 등 소화기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 발암 추정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NDMA는 지난 해 발사르탄 계열 혈압약에서도 검출되어 전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9월 16일 “잔탁에 사용하는 원료제조소에서 생산된 라니티딘을 검사한 결과, NDMA가 검출되지 않았으며, 외국과는 검사 결과가 달라 큰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식약처는 10일 만인 9월 26일에 입장을 번복했는데 “수입 또는 국내 제조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전수 조사 결과 원료의약품(7종)에서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해 검출돼 라니티딘 사용 완제의약품 269품목 잠정 제조ㆍ수입ㆍ판매 및 처방 중지한다”고 전했다.

식약처의 발표에 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환자의 요구가 있다면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을 교체 처방하라”고 권고한 의협은 식약처가 뒷북만 치고 있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의협은 지난 10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니티딘 사태에 대해 “우리나라 의약품 안전관리의 총체적 위기를 그대로 보여준 참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식약처가 핵심전략으로 ‘의약품 원료부터 철저하게 관리’를 내세우고 있으나 여전히 바뀐 것이 없는데다 심지어 외국 발표에 의존하고, 독자적이나 능동적으로 대처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더 이상 신뢰할 수가 없다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의협은 “유해 성분이 국내 조사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는 식약처의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었다”며 “선제적인 검사, 능동적인 모니터링 없이 그저 외국의 발표만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대응 식약처는 단순 의약품을 허가하는 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식약처는 라니디틴 사태 이후 지난 11월에도 위장약 ‘니자티딘’에서도 발암 물질이 검출되면서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의협은 식약처에 의약품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대대적 개선과 전문성 제고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의협은 “반복되는 의약품 원재료의 안전성 문제와 식약처의 사후약방문식 대응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의사와 환자”라며 “의약품에 대한 적극적인 불시 수거와 검사를 통한 적극적인 관리는 물론 전문성 제고를 위해 충분한 전문인력을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의협회장 단식투쟁부터 의정협의 재개까지

▲ 적정수가 보장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한 최대집 의협회장이 결국 단식 8일만에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료정책과 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하는 의ㆍ정협의는 올해 초부터 롤러코스터를 타듯 수많은 변곡점을 낳았다.

지난해 의협과 복지부의 대화재개를 통해 의ㆍ정협의가 시작됐지만 올해 1월 진찰료 30% 인상 등 의협의 요구를 복지부가 사실상 거부하면서 파기되고, 이후 대정투투쟁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의협은 지난 7월 청와대 인근에서 10월 중 ‘전국의사 총파업’을 예고하고, 정부 측에 ▲문재인 케어 전면적 정책 변경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 의과영역 침탈행위 근절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미지급 건강보험 국고지원금 24조원 즉각 투입 등을 요구했다.

이와 동시에 최대집 회장은 철야시위 이후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으며, 8일째 의식저하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최 회장의 뒤를 이어,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릴레이 단식을 펼쳤지만 방 부회장도 7일 만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의협은 실무투쟁을 본격화하기 위해 8월 30일 청와대 인근에서 문케어 전면적 정책 변경을 촉구하는 철야시위를 펼쳤다.

당시 최 회장은 “이제라도 정부는 국민과 의료계에 솔직하게 정책의 실패를 고백하고, 최선의 진료가 가능한 의료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최선의 진료가 가능한 올바른 의료제도가 구축될 수 있도록 현행 ‘저부담-저보장-저수가’ 패러다임을 ‘적정부담-적정보장-적정수가’체계로 전환하는 것에 사회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의협은 지난 9월 돌연 복지부와 대화 재개를 선언했다. 대정부투쟁 준비 중에 의ㆍ정협의 재개를 선언한 이유는 본격적인 투쟁에 앞서 정부와 한 번 더 대화를 해보라는 시도의사회장과 대의원회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

이렇게 재개된 의ㆍ정협의는 국정감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미뤄지다 지난달 12일 첫 회의가 열렸고, 수가산정기준을 먼저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의협은 지난달 29일 비공개로 진행된 두 번째 회의에서 복지부에 초재진료 산정기준과 안전관리료 신설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ㆍ정협의에 대해 의협은 올해를 데드라인으로 정했는데, 의협의 두 가지 제안을 복지부가 수용하지 않고 12월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면 내년 1월 중 예고한 총파업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한다는 것.

협상이 결렬될 것을 대비해 12월 말까지 총파업의 참여율을 높이고, 각 지역, 직역에서 동력을 끌어모으겠다는 게 의협의 계획이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적으로 올해 최대집 집행부 회무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지 못했다. 매번 최 회장이 약속하는 총파업은 결국 이행되지 않았으며, 손해만 보는 투쟁과 성과물 없는 협상만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의료계 일각에서 최 회장이 또 다시 ‘투쟁’이라는 공수표를 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여론으로 인해 최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위한 임시 대의원총회 소집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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