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6 15:07 (금)
다사다난했던 2018년, 의료계 빅 이슈는?
상태바
다사다난했던 2018년, 의료계 빅 이슈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12.17 0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무산...최대집 의협회장 당선

2018년의 의료계는, 그 어느 시기보다 많은 격동을 겪은 한 해였다.

대한의사협회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수장이 선출됐고, 그로 인해 정부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새로운 갈등이 야기됐으며, 새 해에도 변하지 않은 정부의 ‘문재인 케어’ 정책 기조로 인해 무엇보다 의-정간 극심한 갈등이 표출됐다.

2015년 이후로 잠잠해진 줄 알았던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를 포함한 감염병의 공포가 다시 한 번 찾아왔으며, 응급실 및 진료실에서 의료진을 폭행하는 주취자 문제가 연중에 걸쳐 수면 위로 떠오른 한 해이기도 했다.

또한 수술실 CCTV 설치 문제, 상복부초음파·MRI 급여화로 문재인 케어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기도 했으며, 제주특별자치도에는 최초의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이 많은 관심을 받으며 연말 이슈로 대두됐다.

2018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그동안 의료계를 뒤흔든 빅이슈들을 살펴봤다.

◇의료전달체계 개선안 결국 무산되다

▲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

2018년 연초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의료계 빅 이슈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 무산이었다.

의료전달체계 확립은 오랫동안 의협에서 추진해오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다. 매년 대의원총회 수임사항으로 집행부에 위임됐었고, 수많은 의협 회장과 집행부가 이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의원급과 병원급이 무한 경쟁을 벌이는 우리나라 의료환경상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사태로 인해 의료전달체계는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확립되지 않은 의료전달체계로 인해 메르스 감염 환자의 추적과 관리가 어렵다는 걸 깨달은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칼을 빼들고 나선 것이다.

메르스 사태의 문제점으로 의료전달체계 미흡이 거론되면서 정부는 의료계, 시민단체와 함께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비공개로 권고안 마련 작업에 나섰고, 이후 2년간 10여차례가 넘는 회의를 거쳐 권고안 초안을 만들었다.

하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부터 장미대선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될 때까지 어수선한 정국으로 인해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은 1년 가까이 표류하다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추무진 집행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안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으나, 차기 회장 선거를 둘러싼 의협 내 정치상황에 맞물린 상황에다가 각 과별, 그리고 의원급과 병원급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권고안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의협 추무진 전 회장은 탄핵 논란에 시달려야만했고, 실제로 부결되긴 했으나 불신임을 다룬 임시대의원총회까지 열리는 등 정치적으로 크게 타격을 받았다.

최대집 회장이 의협의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의협은 충청북도의사회 안치석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TF’를 구성하기로 결정하고, 의료계 내의 의견을 취합하는 중이지만 이미 버스는 떠났다는 지적이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중요했다면 지금이 아니라 추무진 집행부 때 진행해도 될 일”이라며 “추무진 집행부 당시 합의됐던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을 걷어차놓고, 이제 와서 다시 진행하겠다고 하면 의료계 내부는 차지하고서라도 병협, 정부, 시민단체를 어떻게 설득하려고 할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풍운아 최대집, 40대 대한의사협회장 당선
2018년 의료계의 빅 이슈라고 하면 투구라도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를 꼽을 것이다. 보건의료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큰 의협의 새 수장을 뽑는 선거는 의료계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까지도 끄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후보가 출마했는데, 출마한 후보가 많은 만큼 후보들의 성별, 연령, 이력 등 주목할 만한 요소들이 많았다.

▲ 최대집 회장이 40대 의협회장 당선 직후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40대 의협회장 선거에는 38. 39대 의협회장을 역임한 추무진 후보(기호 1번), 대한공보의협의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을 엮임한 기동훈 후보(기호 2번), 전국의사총연합 상임대표이자 각종 사회운동으로도 이름을 알린 최대집 후보(기호 3번), 의협 대의원회 의장인 임수흠 후보(기호 4번), 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서울시의사회장인 김숙희 후보(기호 5번),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인 이용민 후보(기호 6번)이 출마했다.

후보 별로 살펴보면 추무진 후보는 회장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3선에 도전했고, 기동훈 후보는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임수흠 후보는 대의원회 의장으로서 최초로 의협 회장에 도전한 인사였으며, 김숙희 후보는 의협회장에 도전한 여성 후보였다.

또한 40대 회장 선거에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일으킨 바람이 크게 작용했는데, 의협 회장 선거가 진행될 쯤에 구성된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필수)’에서 각각 투쟁위원장과 홍보위원장을 역임한 최대집 후보와 기동훈 후보가 출마했기 때문이다.

이외에 임수흠 후보는 비대위 구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이용민 후보는 비대위원으로 비대위가 진행한 각종 집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인상 깊은 활약을 남겼다.

이처럼 6명의 후보가 맞붙은 제40대 의협회장 선거는 최대집 후보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40대 의협회장 선거 온라인투표는 전체 2만 656표 중, 기호 1번 추무진 후보가 2244표(10.86%), 기호 2번 기동훈 후보가 2332표(11.29%), 기호 3번 최대집 후보가 6199표(30.01%), 기호 4번 임수흠 후보가 2817표(13.64%), 기호 5번 김숙희 후보가 4163표(20.15%), 기호 6번 이용민 후보가 2091표(14.04%)를 얻었다.

이어진 우편투표와 합산 한 결과, 최대집 후보가 6392표(29.67%)로 당선됐다. 2위는 기호 5번 김숙희 후보로 4416표(20.49%), 3위는 기호 4번 임수흠로 3008표, 4위는 기호 6번 이용민 후보로 2965표를 얻었다. 이어 5위는 기호 1번 추무진 후보로 2398표(11.13%)를, 6위는 기호 2번 기동훈 후보로 2359표(10.95%)를 얻었다.

최대집 후보가 당선된 이유에는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대한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의사회장 선거에 이동욱 후보가 당선된 것과 함께 이번 선거에 비대위 바람이 크게 불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 후보는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투쟁위원장을 맡으면서 대정부투쟁의 전문가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점도 의협 회장 당선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는 후문이다.

◇대정부투쟁…길거리로 나온 의사들
지난해 12월에 이어, 의료계는 각종 집회들로 인해 여느 때보다 많은 의사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온 한 해를 보냈다.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만 2차례 개최했고, 이외에 광화문, 경찰청 앞 등에서 다양한 의료문제에 대해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올해 처음으로 진행한 대규모집회는 지난 3월 18일 열린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의 ‘전국의사대표자대회’였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 제3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 범의료계 규탄대회.

600여명의 의사회원들이 참석한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12월 열린 전국의사총궐기대회 이후, 이뤄진 복지부와 의협 비대위, 대한병원협회의 실무협의체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자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련됐다.

아직 40대 의협 회장 선거가 진행 중이었던 시기에 열린 집회였던터라, 집회 단상에는 6명의 회장 후보들이 올라 연설을 했고,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문 케어를 반드시 막아내겟다’면서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이후의 대규모 집회는 지난 5월 20일 대한문 앞에서 열린 ‘문재인 케어 저지 및 중환자 생명권 보호를 위한 제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일 것이다. 두 번째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는 문 케어 저지 뿐만 아니라 당시 논란이 됐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야기된 중환자 생명권 보호를 요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16개 시·도 의사회 등에서 의협 회원 및 관계자 7000여명(경찰 추산, 의협 자체 추산 5만 1000명)이 참가해, 1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 때보다 경찰 추산은 1만명에서 7000명으로 줄어들었는데, 의협 추산은 3만명에서 5만 1000명으로 늘어난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7월 8일에는 전라북도 익산 모 병원 응급실에서 발생한 의사 폭행 사건을 규탄하기 위한 범의료계 규탄대회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최대집 회장을 비롯,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 등 300여명(경찰 추산 400여명, 주최 측 추산 800여명)의 의사 회원이 참석했다.

이번 집회의 가장 큰 특징은 의협 등 의사단체 뿐만 아니라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철수 회장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홍옥녀 회장 등 타직역 의료인단체에서도 참석해 의미를 더햇다는 점이다.

또 응급실 의사 폭행 사건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는데, 해당 청와대 국민청원은 청와대의 공식답변을 들을 수 있는 20만명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마무리됐다.

길거리로 뛰어나온 의사들의 최근 집회는 횡격막탈장 환아 사망사건과 관련, 의사 3인에게 금고형을 선고한 법원에 항의하기 위한 집회, ‘대한민국 의료 바로세우기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이다.

이날 궐기대회는 오진으로 8세 어린이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 의사들이 구속되자 촉발됐으며, ‘대한민국 의료 바로세우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궐기대회 시작 한 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많은 의사들이 대한문 앞으로 집결해 의사 구속 사태에 대한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하지만 이번 집회엔 전국의사 6500여명(주최 측 추산 1만 2000여명, 경찰 추산 5000여명)이 모여, 지난 1, 2차 집회에 비해 참석자 수가 계속해서 감소했는데, 이에 대해 계속된 집회로 인한 회원들의 피로감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이외에 의협은 최대집 회장이라는 대정부투쟁의 아이콘을 회장으로 맞은 만큼 다양한 1인 시위와 소규모 집회도 다수 진행했다.

올해 3월에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 해당 전공의에 대해 강압수사를 벌인 경찰을 규탄하기 위한 집회가 열렸고, 횡격막탈장 환아 사망 사건과 관련 의사 3인이 구속된 사건에 대해 최대집 회장이 판결이 선고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삭발식을, 대법원을 찾아 대법원장에세 항의서한을 전달했으며, 의사들이 구속된 수원구치소 앞에서 철야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청와대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의협 회관 옥상에서까지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