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577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동휴는 점례의 귀국 사실을 신문을 통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 유지와 점례는 각기 다른 상념에 잠겨 있었다. 어쩌면 자신들의 인생에서 어떤 큰 전환점이 될 처지에... 작은 거울 하나를 미리 챙겨 그녀는 가방에 넣었다 당장이라고 했지만 일이 그렇게 쉽지 않았다. 어수선한 시국이 문제였다. 비행기 편은 더더욱 어려웠다... 그림을 내밀고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란할 때면 점례는 그림을 그렸다. 마구 그렸다. 그러다보면 천근 같던 몸이 봄 강물의 얼음처럼 서... 고향땅에 심었던 봉숭아꽃이 자꾸만 떠올랐다 큰길로 나왔다. 군용트럭들이 여전히 많았다. 꽁무니에 시커먼 매연을 뿜으면서 굉장한 소음을 울렸다.... 새 신을 신을 그는 마치 하늘에 닿기라도 하듯이 뛰어 올랐다 '좀 보여줘 봐요.'점례가 약간은 뾰루뚱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듯한 손짓을 했다.'아직은 ...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 손을 잡고 점례는 밖으로 나왔다. 가을꽃이 시들려고 막바지 불꽃을 피워냈다. 붉고 노란 것이 가... 그동안 나는 좋은 일만 하면서 기다리겠다 점례가 입을 다물자 유지가 입을 열었다. 대신 누군가는 그래야 하는 것처럼.'추가할 만한 말 없어?... 살기 위해 그렇게 했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았다 경성역은 인파로 붐볐다. 점례는 용희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소리치는 군인들과 그들이 ... 서로 충돌했던 여러가지 생각들을 묻어 두기로 했다 점례가 눈을 떴다. 깜박 잠이 들었다. 인기척 때문인지 깨고 나서 인기척을 느꼈는지 기억할 수 없다... 그림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 커피잔을 내려놓기 위해 점례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다른 잔을 집어 들었다. 갑자기 술 생각... 편지를 꺼낼 때의 따스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창가에 앉은 점례는 기울어 가는 오후의 빛을 감상했다. 이 층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그런대로 괜찮았... 편지의 내용이 궁금했으나 점례는 기다렸다 내부대신에 임명됐다는 일본에서 온 편지는 유지가 답장을 보낸 지 한 달 만에 파리에 도착했다. 편지...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11121314151617181920다음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