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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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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4.19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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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회원 회비 납부운동을 제안한다

‘율곡 이이’하면 보통 ‘신사임당의 아들’과 함께 ‘10만 양병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임진왜란으로 인해 조선이 입은 피해를 생각하면 율곡의 10만 양병설이 채택됐으면 어떨까라는 아쉬움이 있어 그의 10만 양병설은 진위 여부가 의심스럽다는 사학계의 의견과는 달리 많은 이들 입에 회자되는 일화이다.

최근 의료계에 율곡의 10만 양병설에 빗댄 ‘10만 의사회원 회비 납부운동’을 제안한 이가 있다. 바로 이번 대한의사협회 제73회 정기대의원총회를 끝으로 3년간 임기를 마친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이다.

이 의장은 지난 15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임기를 마친 소감과 함께 ‘10만 의사회원 회비납부 운동’을 제안했다.

▲ 이철호 의장은 지난 15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임기를 마친 소감과 함께 ‘10만 의사회원 회비납부 운동’을 제안했다.
▲ 이철호 의장은 지난 15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임기를 마친 소감과 함께 ‘10만 의사회원 회비납부 운동’을 제안했다.

◆제29대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을 마친 소감은?

이철호 의장이 의협 대의원회 의장으로 선출된 것은 지난 2018년의 일.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흘러 마지막 임기, 그리고 마지막 정기대의원총회를 맞이하게 됐다.

이 의장은 지난 3년간 임기를 돌이켜보며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여러 현안이 닥쳐왔지만 여러 대의원들이 도와줘서 임기를 무사히 마치게 되어서 기쁘다”며 “3년간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해 8월 전국의사총파업 때 여의도에 모인 수많은 젊은 의사들 앞에서 의장으로서 격려사를 했을 때”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많은 후배들 앞이라 나도 모르게 열변을 토해 나중에 목에 무리가 왔을 정도였는데, 그 덕에 많은 후배들이 ‘연설이 너무 좋았고, 좋은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파업투쟁이 끝난 직후 회장 탄핵 등 여러 혼선이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투쟁이 끝난 게 아닌데 분열 양상을 보여, 투쟁동력이 떨어진 것이 너무도 아쉬웠다는 게 이 의장의 설명이다.

이 의장은 의협 대의원회가 의협 발전을 위해 ‘집행부와 협력 혹은 견제를 통해 올바른 회무, 좋은 결과를 내도록 도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의원회의 ‘대’자는 ‘큰 대(大)’가 아니라 ‘대신할 대(代)’자이다. 대의원들은 자신을 선출해준 지역ㆍ직역 회원을 대변하는 역할”이라며 “대의원회는 의협 집행부가 회무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집행부가 회무를 못할 때는 제대로 하게끔 코치를 하고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원 권익을 위해 대의원회와 집행부가 협력해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해야한다”며 “다만 매달 총회를 열 수 없으니 집행부 회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지역에서 수렴된 의견을 전달하는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그는 “항간에는 운영위원회가 월권을 한다고 하지만 운영위원회는 대의원총회에서 의결한 사항을 잘 지키는지 집행부와 논의하는 기구이지, 의결하는 기구가 아니다”며 “운영위원회와 집행부가 회원의 권익을 위해서 같이 노력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제73차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 주요 안건은?

오는 24~25일에는 의협 정기대의원총회가 개최된다. 이날 정기총회에서 논의될 주요 안건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철호 의장은 “이번에 정기총회에서 논의될 안건 중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한국여자의사회가 의협 산하단체로 가입하는 정관개정안”이라며 “대한민국 의사 중 여의사 비율이 26% 이상이고, 의대생으로 내려가면 그 비율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여의사회는 자체적으로 사단법인인데, 이런 단체가 의협 산하단체가 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생각된다”며 “여의사회가 정식 산하단체가 되면 여러 정관이 뒤따라 개정돼야 할 것. 대표적으로 대의원수나 위원회 배정 등으로, 이번 총회에서 정관이 통과되고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받으면 후속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임시총회에서 서울 윤용선 대의원의 제안으로 출범된 ‘대의원회 개혁 TF’에 대한 안건도 있다는 소식이다.

이 의장은 “지난해 10월 구성돼 짧은 시간동안 활동했지만 대의원수 문제, 고정ㆍ비례대의원 문제 등 여러 민간한 부분에 있어 안을 만들었는데, 이에 대해법정관분과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필요한 부분을 의결할 것”이라며 “개혁 TF 1기의 활동 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이번 총회에 2기 TF 구성안을 올렸다. 앞으로 3년간 더 활동을 하면 좋은 개혁안을 많은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인데 정기총회를 개최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선 ‘철저한 방역수칙으로 진행하겠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 의장은 “현재 총회 장소인 더케이호텔과 협조하에 정기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의협 직원들은 보건소에서 선별검사를 2번씩 받았다”며 “대의원들에게도 협조공문을 보내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으면 사유서를 제출하고 총회에 참석하지 말라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임시총회 때처럼 대의원들을 분산해 총회를 진행하는 것도 논의하고 있다”며 “이번 총회는 새 집행부의 출범을 위해 서둘러 의결해줘야 하는 부분도 있고, 새 의장ㆍ부의장ㆍ감사 선출 등 중요한 안건들도 많다.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안전하게 진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차기 의장을 위한 조언, ‘의장은 의견을 내선 안 된다’

이번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선 앞으로 3년간 대의원회를 이끌 새 의장이 선출된다. 현재 새 의장에는 임장배, 박성민 두 후보가 출마한 상태인데, 이철호 의장은 새로운 의장에게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의장은 “대의원회를 출마한 두 후보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이왕 출마했으니 페어플레이를 통해 대의원들의 선택을 받았으면 한다”며 “새로운 의장에게 조언을 한다면 ‘의장이 개인 의견을 표명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떤 현안이 있으면 여러 의견이 모아지고 토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여기에 의장이 의견을 낸다면 논의한 한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 의장은 항상 소통을 하고, 의견을 잘 수렴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 시절부터 20여개의 의료전문지 기사를 읽어보고, 이중 추려서 운영위원회 단톡방에 올리는 일을 해왔다. 이렇게 해왔더니 나중에 운영위원들이 현안을 바라보는 능력이 높아졌고, 통찰력이 생겼다”며 “차기 의장도 희생한다는 의미에서 의료전문지 기사 중에 좋은 내용을 운영위원이나 대의원들에게 공유해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KMA POLICY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10만 회원 회비 납부 운동 제안

▲ 이철호 의장.
▲ 이철호 의장.

이철호 의장은 회원들에게 “의협 역사가 113년이 됐는데, 앞으로 3년간은 대격변기로 의사들의 위상과 위치가 정해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의협 회무에 적극 참여하고 관심을 가지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한다. 회장을 잘 뽑았으니 알아서 잘하라는 방관자적 모습은 중요한 3년에 위험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의장은 율곡 이이의 10만 양병설에 빗댄 10만 회원 회비 납부운동을 제안했다.

그는 “의협 회원이 13만이라고 하지만 현재 활동하는 회원은 10만명 정도인데, 율곡이 제안했던 10만 양병설에 빗대 10만명의 회원이 자발적으로 회비를 납부하는 운동을 제안한다”며 “의협의 주인은 회원이기 때문에, 자기 집 살림에 관심을 갖고 잘 돌아가도록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회비 납부 캠페인은 투쟁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의협이 새로운 회장을 뽑고, 새 집행부가 들어섰는데 10만명이나 되는 회원들이 회비를 냈다는 것은 상대에게 충분한 경고가 된다”며 “조직점검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며,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권리를 찾을 수 있는 3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의사들은 고립무원, 사면초가로 누구 하나 기댈 곳이 없는 상태이다. 의사들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회비를 납부하고, 회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회원들이 단합해 제대로된 의협, 활동할 수 있는 의협을 만들어 의사 권익 보호는 물론, 국민 건강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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