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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유형 수가협상단 김동석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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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유형 수가협상단 김동석 단장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5.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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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 결과 나오도록 노력하겠다

내년 5월이면 의협을 비롯한 모든 보건의약단체들이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수가협상이 진행된다. 매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 단체간의 피 말리는 수가협상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이제까지 의원급 수가협상을 진행해온 대한의사협회를 대신해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수가협상의 전면에 나선 것. 

지난 3년간 수가협상 결렬이라는 성적표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새 집행부의 첫 수가협상을 개원의단체에서 맡게 된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세간의 평이 있는 상황이다.

2022년도 의원유형 수가협상단장을 맡게 된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지난 13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은 이번 수가협상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 김동석 단장을 비롯한 2022년도 의원유형별 수가협상단은 지난 13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수가협상 전략에 대해 밝혔다.
▲ 김동석 단장을 비롯한 2022년도 의원유형별 수가협상단은 지난 13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수가협상 전략에 대해 밝혔다.

◆독이 든 성배를 든 대개협

수가협상단장에 대해 의료계 내의 평가는 ‘독이 든 성배’였다. 의원급 전체의 대표로 나선다는 영광스러운 자리이긴 하지만 그만큼 위험부담이 큰 게 수가협상단장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특히 이번 수가협상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하는 대한개원의협의회에게 큰 의미를 갖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동안 의원급을 대표해 수가협상에 임해왔던 대한의사협회를 대신해, 이번에는 대개협이 수가협상의 전면에 나선 것.

비록 의협의 위임을 받았고, 수가협상 상견례 자리 및 최종 사인은 이필수 의협회장의 몫이긴 하지만 수가협상의 전반을 대개협이 맡게 됐다. 이는 이필수 회장의 용단과 함께 독이 든 성배 자리를 거절하지 않은 김동석 회장의 용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대해 김동석 단장은 “병원의 수가협상은 병협, 의원유형 수가협상은 의협이 함으로서 국민에게 의협은 전체 의사를 대표하지 못하고 의원을 대표하는 단체로 인식이 되는 단초를 제공했다”며 “의원유형 수가협상은 이해 당사자이고 절실함을 대변할 수 있는 대한개원의협의회가 맡게 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이번 이필수 회장의 용단으로 대개협이 의원급 수가협상을 맡게 됐다. 앞으로 의협은 병원과 의원을 아우르는 의료계의 대표 단체로써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의협을 대신하는 수가협상을 맡게 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김 단장은 이필수 집행부 이전 추무진ㆍ최대집 집행부에서 진행된 수가협상 등 과거에 참여했던 수가협상과의 기억을 되새겼다.

그는 “지난 2016년 추무진 집행부에서 수가협상단 위원으로 참여했었다. 당시 수가협상을 하면서 굉장한 모멸감을 느꼈다”며 “그래서 다음해 수가협상단에 다시 위촉하겠다는 추무진 회장에게 참여하지 않겠다는 장문의 글을 보내고 양해를 구하고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시 건강보험재정이 12조 흑자임을 고려하고, 여러 가지 자료로 협상에 임했지만 의원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면서 각 직역별로 이전투구 하게 하는 것이 당시 수가협상이었다”며 “가장 모멸감이 들었을 때는 수가협상을 마무리할 때쯤 건보공단이 제시한 인상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험회로 넘어가고 건보공단이 제시한 인상률 이하로 받는 패널티가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협상이 아니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게 김 단장의 지적이다. 김 단장은 “2016년 수가협상 이후, 추무진 회장에게 ‘이런 수가협상 방식으로 계속 수가협상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 공급자 단체에서 수가협상 거부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건의를 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수가협상 구조에서는 의협 전임 집행부의 수가협상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재정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정해놓은 추가소요재정을 각 직역이 나눠야 하고, 각 직역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면 협상이 결렬됐다고 패널티를 받는 형태가 되어 있어 협상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전 집행부의 수가협상에 대한 책임이 정부 측에 있다고 해도, 지난 3년간 수가협상 부결이라는 결과는 김 단장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지난 2008년부터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됐고, 총 14번의 협상이 진행됐다”며 “그중 의협은 6번 체결이 되고 8번 결렬이 됐는데, 타 직역에 비해 결렬이 많다. 그렇다고 의원급이 욕심이 많은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협상은 정상적인 협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한 김 단장은 “의원을 대표하는 대한개원의협의회가 협상에 임하므로 더 적극적으로 타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충분한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도 어렵지만 의원의 어려움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환자 감소 등으로 인해 의원급에서 건보재정 사용이나 비급여 수입이 줄었으므로 수가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2021년도 수가협상에서도 코로나19 상황을 전혀 반영해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의원 경영을 위해 병원에 비해 재난 관련한 지원이 부족했고, 인건비 등 운영을 위한 부채가 늘어난 상황”이라며 “의원의 감염관리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습니다. 향후에도 감염성 질환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추가소요재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 무의미한 공방이 이어질 수 있고 뜬구름을 잡는 모습이기 때문에 추가수요재정의 사전 공개나 협상 최종일의 협상 직전에 미리 공개돼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수가협상단의 준비는?

현재 대개협에서 구성한 수가협상단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먼저 김 단장은 현행 SGR모형근거 방식과 관련, 해당 모형의 문제점은 이미 노출됐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SGR(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의 문제점은 이미 노출이 되었고 대체를 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 되고 있다”며 “미국은 지난 2015년 영구 폐기를 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이 모형을 대체할 방법이 없어서 수가협상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떤 모형을 사용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원가 이하의 수가를 정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원가 이하 수가인 상황에서 목표진료비와 실제진료비의 차이를 가지고 가감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보장성 강화도 좋지만 수가를 정상화 해줄 것을 주장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흑자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환자 감소로 인한 건보공단의 재정여유를 이번 기회에 수가 정상화에 전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며 “매년 이런 수가협상으로 수가를 결정하는 것은 현행수가가 최소 원가 이상은 된 후에야 논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김 단장은 의원-병원간 수가역전현상과 관련해 “새삼스러운 문제는 아니고, 복지부와 병협이 우려하는 것에 일부 공감한다”며 “다만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은 환산지수가 좀 낮더라도 십수년간 종별가산을 통해 동일 행위에 대해 의원급보다 높은 수가를 적용받아 왔다”고 말했다.

▲ 김동석 단장.
▲ 김동석 단장.

그는 “종별가산률 차이라는 제도를 통해 높은 수가를 받을 때는 조용히 있다가, 이제 종별가산을 해도 역전현상이 올 수 있는 시기가 오니 단일환산지수 논리를 들고 나오는 것”이라며 “일본은 진찰료 등에서 오히려 의원급에 가산을 둬서 더 높은 진료비를 책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제도화돼 있다. 의료전달체계의 기초토대인 의원급에 오히려 높은 가산을 주는 종별가산제도가 더 필요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의료수가는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이 되지만 여기에 종별가산이 붙고 병원계에 유리한 내용이 대부분인 다양한 가산이 붙는다”며 “상대가치점수 또한 난이도가 높거나 비용이 많이 든다고 여겨져서 상대가치점수가 높은 행위는 주로 상급 종합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어 환산지수만으로 수가역전 현상이 일어났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상대가치점수에서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몫이 줄어들고 있고 각종 가산의 혜택 또한 어려워 1차의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김 단장의 설명이다.

김 단장은 “종별 상대가치 총점이나 가산제도를 포함하지 않는 환산지수만의 수가 계약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더욱 불리한 제도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상식적인 협상 결과 위해 노력

이와 함께 김동석 단장은 올해 수가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회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해 감염의 위험과 경영 손실을 감수하며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회원들의 희생정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정부는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묵묵히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이 폐원하지 않고 병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화답해야 한다”며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협상 과정과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개협이 의원유형 수가협상에 나서는 첫 해로, 현재의 수가결정구조로 인해 한계가 있지만, 회원 여러분의 절실한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 상식적인 협상의 결과가 나오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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