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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외면 받는 호흡기 전담 클리닉,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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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외면 받는 호흡기 전담 클리닉, 이유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7.2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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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료계 의견 반영 안돼"...“회원 독려 요인 없어"
▲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 정부가 운영하려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의료계의 외면을 받고 있다.
▲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 정부가 운영하려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의료계의 외면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정부가 운영하려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이 의료계의 외면을 받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의사회원을 독려할 요인이 전혀 없다는 게 의협을 비롯한 지역ㆍ직역의사회의 지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정세균)은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3차 경정예산으로 호흡기 전담병원 500개소 설치 예산을 확보해 지방에 교부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총 1000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코로나19와 증상 구분이 어려운 호흡기ㆍ발열 환자에 대한 일차 진료를 담당하게 된다. 전담클리닉은 지자체에서 보건소 등에 장소를 마련하고 지역 내 의사가 돌아가며 진료하는 개방형 클리닉과 시설과 인력을 갖춘 의료기관형 클리닉으로 구분된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의 지정권자는 시장과 군수, 구청장 등 지자체장이 될 예정이며, 의원급 의료기관의 참여를 우선으로 하되 병원급 의료기관도 참여할 수 있다.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지정되면 감염 예방 시설ㆍ장비 등을 보강하기 위해 개소당 1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호흡기전담클리닉에 대해 의사회원들이 전혀 참여할 의사를 보이지 않아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의사들이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외면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호흡기전담클리닉을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요구안을 정부에 전달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의협 김대하 홍보이사겸대변인은 “의협은 지난 2월경 호흡기, 발열증상이 있는 환자는 분리해 진료를 하는 등, 의료기관을 2원화하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안했다”며 “이후, 정부가 호흡기전담클리닉을 발표했는데, 해당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고 정부와 많은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만든 안에 대해 호흡기전담클리닉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이런 부분을 고쳐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일부부만 받아들여졌다”며 “현재 나와 있는 호흡기전담클리닉 안은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례로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의료기관 클리닉과 개방형 클리닉 2가지 모델이 있는데, 의료기관 클리닉은 관련 예산이 편성됐지만 의료기관을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바꾸기 위한 비용이 1억원이상 들 수 있다”며 “지역사회 특성에 맞게 정해진 의료기관을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바꾸는 것은 모험이기에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방형 클리닉에 민간 의사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현재 개방형 클리닉은 민간의사가 진료한 부분을 건강보험에 청구하는 모델인데, 정부는 3만원정도 추가 진료비가 있으니 보상이 크다고 말하지만, 의료계가 판단하기에는 목적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호흡기전담클리닉에 참여하는 의사는 돈을 벌기 위해 참여하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와 환자에게 기여하고 싶은 취지에서 참여하는 것”이라며 “진료비용을 가져가라는 모델은 익숙하지 않고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차라리 봉사를 할 테니, 위험수당 등을 정해놓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특히 4대악 의료정책이라는 의료계 의견을 무시하고 정부가 정책추진을 강행하려는 상황에서 회원이 참여하길 꺼려하는 제도에 의협이 참여하라고 독려하기 어렵다는 게 김 대변인의 설명이다.

김 대변인은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선 공중보건의사를 동원해 호흡기전담클리닉을 꾸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도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런 논란이 발생하는 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안이라는 걸 증명한 것”이라며 “정부가 호흡기전담클리닉 취지에 공감하고, 의료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선 의료계 목소리를 반영하고 존중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역ㆍ직역의사회 역시 호흡기전담클리닉에 의사회원을 유인할 요건이 없는 이상, 독려는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은 “호흡기전담클리닉 모델 중 의료기관 클리닉을 살펴보면 의료기관 1곳에 1억원을 지원하는데, 시설, 장비, 인력조건이 매우 까다로워서 1억원에 맞춰 준비하는 건 쉽지 않다”며 “기준과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에 참여하겠다는 회원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보건소 개방형 클리닉도 문제로, 환자 1명당 진료비가 3만 4000원 정도 되는데, 이를 자기 병원 가서 청구하라는 것”이라며 “이것도 문제인데, 클리닉에 환자 1, 2명 올 수 있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라남도와 호흡기전담클리닉과 관련해 논의하면서 3가지 조건을 말했다”며 “참여 의사에 대한 충분한 보상, 클리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분쟁에 대해선 정부가 책임을 질 것, 참여 의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완치될 때까지 정부가 보상하는 것이다. 이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지역에서도 많은 의사들이 참여할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개원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도 “정부가 의사회 요구사항을 들어준 게 하나도 없다. 우리는 시간당 인센티브에, 진료한 환자의 청구권을 달라고 했는데, 복지부에서는 시간당 10만원 또는 진료한 환자의 청구권을 가져가라고 한다”며 “내과의사회에서 요구한 사안 중 하나도 반영된 게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런 식으로 하면 보건소 또는 병원이 호흡기 환자들을 다 가져갈 수 있어 위험하다”며 “의사회에서 인센티브를 주장하는 건 자기 병원을 하면서 하루에 3~4시간 정도 개방형 클리닉에 가서 진료를 보는데, 3만원 남직한 환자 청구권만 가지고 하는 건 손해가 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만약 클리닉에 환자가 한 명도 없으면 빈손으로 돌아오란 소리다. 말이 안 된다”며 “이렇게 되면 개방형 클리닉이든 뭐든 참여할 의사는 없을 것. 조건이 조금만 좋다고 하면 누가 마다할건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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