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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헌법에 보장된 권리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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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헌법에 보장된 권리 훼손"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10.0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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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변호사....의료정책포럼 발제

지난 8월 전국의사총파업 당시, 정부가 수도권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 및 전임의를 대상으로 발동한 업무개시명령을 두고,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훼손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안덕선)는 지난 8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의료관계법상 업무개시명령의 현황과 문제점’이란 주제로 의료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법무법인 오킴스 김용범 변호사는 ‘업무개시명령 현황과 문제점’이란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 8월 전국의사총파업이 진행되자, 정부는 8월 26일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바 있다.

이후, 정부는 주요 병원 20곳의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 업무개시명령에도 불응해 자리를 비운 전공의ㆍ전임의 358명에게 개별 업무개시명령 처분서를 발부했다.

취하하긴 했지만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전공의에 대해 정부는 형사고발했고, 이는 의료계 내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 김용범 변호사.
▲ 김용범 변호사.

먼저 김용범 변호사는 업무개시명령과 관련된 의료법 조항인 제59조를 살펴봤다.

의료법 제59조 제1항은 ‘보건복지부 장관 또는 시ㆍ도지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로 되어 있다.

제2항은 ‘보건복지부장관,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 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업무 개시 명령을 할 수 있다’로 되어 있으며, 제3항은 ‘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제2항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로 되어 있다.

해당 의료법 규정에 대해 김 변호사는 “의료법 제59조 제1항 위반에 대해서는 형사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업무개시명령이 의료법에 근거할 경우 형사처벌대상 자체가 되지 않고, 자격정지 처분만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에 의하면 자격정지 처분을 규정하고 있지 않고 의료기관에 대한 업무정지 15일 처분만을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법 제59조 제2항에 기한 업무개시명령을 하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며 “의료기관 개설자의 경우,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없이 의료법 제59조 제2항의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할 수 없고, 위반 시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위반 시에는 자격정지 처분만이 가능하지만,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에 의하면 자격정지 처분을 규정하고 있지 않고 의료기관에 대한 업무정지 15일 처분만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업무개시명령 처분에 대한 문제점으로 ▲절차상 하자의 가능성 ▲사실 오인의 위법 가능성 ▲비례의 원칙 위배 가능성을 꼽았다.

김 변호사는 “이번 전국의사총파업과 관련, 복지부는 어떠한 사전통지 없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고, 직후 원고들을 포함한 전공의ㆍ전임의 358명에게 개별 업무개시 처분서를 발부했다”며 “이 사건 처분서 말미에는 ‘동 명령에 불복하는 경우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 제기가능’이라고 기재돼 있을 뿐, 의견제출 방법이나 기한에 대해서는 설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부가 처분서에 이유 제시의 취지로 기재한 내용이라고 볼 수 있는 문구로는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급격한 확산 상황에서 의료인의 집단 진료 중단 행위는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한 문장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 사건 처분의 근거법령인 의료법 제59조 제2항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할 것을 업무개시명령의 요건으로 하고 있다”며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로 진료를 중단하는 경우에는 업무개시명령 처분의 대상이 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처분의 주된 이유로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들고 있지만 이는 의료법 제59조 제2항에서 정한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우려’에 포함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복지부의 사전조사자료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기관 200곳 중 조사에 응한 163곳을 기준으로 전임의의 휴진율은 6.1%(현원 2639명 중 162명 휴진)에 불과하고, 전국 3만 2787개 의원급 의료기관 중에서는 26일 2097개(6.4%), 27일 1905개(5.8%), 28일 1508개(4.6%) 기관만이 사전휴진을 신고했다”며 “복지부는 사전조사를 통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우려가 없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김 변호사는 기본권의 침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사업자에 해당하는 의사에게는 근로3권 중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이 보장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헌법에 보장된 일반적 행동자유권에 의한 정당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다”며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 등은 근로자성을 가지므로, 헌법에 의한 일반적 행동자유권 뿐만 아니라 단결권ㆍ단체행동권을 누릴 자유를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에서 복지부는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에 대해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형사고발을 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단지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사직의 자유까지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의료인의 단결권만을 합리적인 이유없이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평등권의 침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2차 집단휴진의 주요 참여인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수련병원의 전공의로서, 내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외과, 정형외과 등의 전공의”라며 “코로나19 선별진료소 현황을 보았을 때, 대학병원 전공의가 주로 수행하는 업무와 선별진료소의 업무는 분리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코로나19의 실질적인 대처방안으로 확인된 사항은 격리시설의 확충 및 집단집회의 금지 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에 의해 수련병원의 전공의가 업무에 복귀한다 하여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의 목적이 실현된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복지부가 이 사건 처분을 통해 국민 건강의 보호와 증진이라는 공익을 추구하려는 점이 인정되더라도, 실질적으로 공익보다, 이 사건 처분을 통해 원고들이 입게 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 및 단결권 단체행동권과 직업 수행의 자유에 대한 전면적인 제한이 더욱 크다”고 꼬집었다.

◆업무개시명령 보단 다른 방식 필요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패널들은 업무개시명령과 같은 강제 규정보단, 유인책 등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8일 ‘의료관계법상 업무개시명령의 현황과 문제점’이란 주제로 의료정책포럼을 개최했다.
▲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지난 8일 ‘의료관계법상 업무개시명령의 현황과 문제점’이란 주제로 의료정책포럼을 개최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김재환 수련이사는 “위헌 소송 등 방법을 통해 업무개시명령 조항을 삭제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피해갈 수 없는지 살펴봐야한다”며 “이번 단체행동에 앞서 업무개시명령을 피하기 위해 전공의들은 단체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까지는 업무개시명령이 유효했다. 1시간 근무 등 태업이 가능한지도 살펴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는 “전공의들은 최저임금을 받고 주 80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잘못된 의료정책에 맞서 파업도 못하면 노예랑 다름없다”며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 등을 통해 필수진료과를 살리겠다고 하는데, 이번에 고발당한 전공의들은 필수진료과다. 원래도 인기가 없는데 더 안하게 될 거라 본다. 악법이 빨리 해결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동남권원자력병원 김재현 교수는 “국가는 각종 보건의료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기본 수단으로 독자적인 공공보건의료체계를 가동하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민간중심 의료체계 하에선 이에 대응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복지부는 제대로 된 공공보건의료에 대한 지원이나 계획도 없이 지도와 명령만으로 국가 보건의료 비상사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타 직종 중 업무개시명령이 있는 화물운송업인 경우를 보면 기본권을 침해하는 업무개시명령을 결정하는데 상당히 신중하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며 “복지부 장관이 단독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것은 의사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과도한 억압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에 김 교수는 해결 방안으로 “의협은 개원의와 봉직의 단체의 대표성, 이익을 대변하기에는 지금의 그릇으로 불가능해보인다”며 “개원의사협의회와 봉직의사 노동조합으로 양분하던가, 아니면 개원의단체도 노동자 인정을 받아 전국의사노동조합으로 태세전환하는 것이 향후 대정부 협상에 유리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경희대 공공대학원 의료관리학과 김기영 교수는 “독일 의사협회나 간호협회는 전염병이 발생한 경우, 의사와 간호인력이 정부의 요청에 따라 강제로 방역조치에 참여해야한다는 입법안을 마련한 것에 대해, 현재 코로나 유행병에서 의료시스템을 유지하고자 노력한 모든 의료인들에게 모욕적이고, 위험한 헌법상 의문이 제기된다고 보고 있다”며 “강제노동의무 대신 유인책의 인센티브와 유연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일할 의무는 의료시스템에서 의료진의 기본권 및 인격권에 대한 상당한 침해를 의미하며, 직업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 뿐 아니라, 이동의 자유, 신체의 불가침성에 대한 권리에도 적용된다”며 “자발적 규정으로 충분하며, 원칙적으로 정부는 자원봉사자 등록을 옹호하고 강제동원을 자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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