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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의료분쟁 자동개시’ 위헌소송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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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의료분쟁 자동개시’ 위헌소송 기각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5.28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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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결정, 의료인엔 이의신청 등 권리 보장...醫, 유감 표명
▲ 헌법재판소가 일명 ‘신해철법’이라고 불리는 의료분쟁 자동개시 조항에 대해 ‘필요한 조항’이라면서 위헌확인 소송을 기각했다.
▲ 헌법재판소가 일명 ‘신해철법’이라고 불리는 의료분쟁 자동개시 조항에 대해 ‘필요한 조항’이라면서 위헌확인 소송을 기각했다.

헌법재판소가 일명 ‘신해철법’이라고 불리는 의료분쟁 자동개시 조항에 대해 ‘필요한 조항’이라면서 위헌확인 소송을 기각했다.

일단 조정절차가 개시되도록 하고 이후 조정절차에 따르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7일 의료분쟁조정법 제27조 제9항 위헌확인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번 위헌확인 소송의 청구인은 정신과 전문의로, 청구인의 과실로 사망했다고 주장한 환자 가족에 의해 한국의료분쟁조정원의 의료분쟁 조정신청을 하게 됐고, 중재원 원장은 청구인에게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규정에 따라 청구인이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지체 없이 조정절차가 개시된다는 이유로 조정에 대한 답변서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청구인은 의료분쟁 조정신청의 대상인 의료사고가 사망에 해당하는 경우 지체 없이 조정절차를 개시하도록 규정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제27조 제9항이 일반적 행동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위헌확인 소송의 대상이 된 조항은 일명 ‘신해철법’이라고 불리는 조항으로 ‘사망,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장애등급 1급 중 일부’에 해당하는 중대한 의료사고의 경우 상대방의 동의가 없어도 조정절차를 자동개시 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의료계의 큰 반발을 샀다. 특히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과거 해당 조항에 대해 “무조건 강제개시를 도입하는 것은 의료인의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 이어지고, 분쟁조정제도의 활성화라는 목적 달성에는 무익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환자 및 의료인 측이 모두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는 조정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강제조사권 및 형사책임 면제에 대한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하고, 강제개시만을 도입하는 건 수정되거나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의료계의 의견과 달리 헌재는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에 의하면 의료사고의 결과가 사망인 경우 의료분쟁 조정절차가 자동적으로 개시된다”며 “환자 측의 입장에서 환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는 피해가 가장 중하고 또 피해를 입은 사실이 분명함에도 소송으로 나아갈 경우 의료소송에 이미 내재되어 있는 정보의 비대칭에 더해 환자의 사망으로 인해 인과관계 등 필요한 내용을 증명하기 더욱 곤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헌재는 “환자 측의 피해를 신속ㆍ공정하게 구제하기 위해서는 소송 외 분쟁 해결수단인 조정절차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보건의료인의 입장에서도 당사자 사이에 원만한 해결을 도모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될 필요가 있으므로, 사망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대하여 조정절차를 자동으로 개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전했다.

특히 헌재는 의료분쟁 자동개시와 관련해, 의료인에게는 이의신청을 제기할 권리가 보장돼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의료분쟁조정법 제27조 제10항에는 제9항에 따른 조정절차가 개시된 경우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피신청인은 조정절차 개시에 대해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위원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의신청을 할 때는 몇 가지 조건이 따르는데, ▲신청인이 조정신청 전에 의료사고를 이유로 ‘의료법’ 제12조 제2항을 위반하는 행위 또는 ‘형법’ 제314조 제1항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거짓된 사실 또는 사실관계로 조정신청을 한 것이 명백한 경우 ▲그 밖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이다.

헌재는 “피신청인은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의료분쟁 조정절차 개시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여 조정절차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마련돼 있고,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되더라도 조정의 성립까지 강제되는 것은 아니다”며 “당사자는 합의나 조정결정의 수용 여부에 대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므로, 조정절차가 자동적으로 개시된다 하여 조정절차에 따른 결과를 스스로 선택할 기회까지 제한된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신청인은 더 이상 조정절차에 참여하기를 원하지 않을 경우 채무부존재확인의 소 등을 제기해 조정절차에서 벗어나 소송절차에 따라 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헌재의 판단이다.

특히 헌재는 “의료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조정절차가 개시조차 되지 않는다면, 환자로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소를 제기하지 않고서는 의료행위 등을 둘러싼 과실 유무나 인과관계의 규명, 후유장애 발생 여부 등에 관한 감정 결과 등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헌재는 “조정절차가 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 없이 환자의 상태나 문제가 된 의료행위의 특수성, 의료 환경 및 조건 등을 조사하여 판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사망과 같은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 일단 조정절차가 개시되도록 하고 그 후 이의신청이나 소 제기 등을 통해 조정절차에 따르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 청구인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은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 제도에 대해 최초로 판단한 사건”이라며 “사망 등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 조정절차를 자동으로 개시하는 것은 환자의 입장에서는 피해를 신속ㆍ공정하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보건의료인의 입장에서도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그러나 헌재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의협은 깊은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의협 박수현 홍보이사겸대변인은 “의료분쟁조정법 자동개시 조항은 당사자간의 자율분쟁 해결이라는 의료분쟁조정법 기본이념에 명백히 위배되는 것”이라며 “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민간의료행위에 대한 분쟁조정을 법으로 강제하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수용하기 어려운 제도임에 분명하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의협은 자동개시 이외에도 의료분쟁조정법은 환자에 대한 피해구제에 치우쳐 있다”며 “손해배상금 대불 및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의 규정 문제 등 의료인의 안정적 진료환경 보장에 불완전하고 미흡한 점이 많아, 오히려 전체 의료환경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의협은 의료분쟁조정법상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고 진료과정에서의 의학적 판단과 관련해 의료분쟁사건처리에 대한 특례를 규정, 보다 안정적이고 균형있는 진료환경을 조성하고자 ‘의료사고특례법’제정을 위해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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