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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리더들 “이필수 당선인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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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리더들 “이필수 당선인에게 바란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4.2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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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ㆍ정지태 회장 등 새 집행부에 당부...소신진료 환경 조성, 정부‧국민 불신 해소 등
▲ 이필수 당선인.
▲ 이필수 당선인.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당선된 이필수 당선인의 임기가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의료계 리더들이 이 당선인과 새 의협 집행부에 전문가 단체로서의 위상 강화 및 정부ㆍ국민 등과의 신뢰 회복, 회원 권익 보호 등을 주문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대한의학회 정지태 회장, 의협 박석민 감사,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조승현 전 회장은 최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안덕선)가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향후 의협의 정책비전과 리더십과 관련해 이같이 조언했다. 

먼저 최대집 회장은 회원들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의료계 주도의 의사면허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진행될 의ㆍ정협의체를 통해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정상화, 진찰료 30% 인상 및 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등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의사회원들이 최선의 진료를 소신껏 시행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조성하는데 차기 집행부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사면허관리제도의 개선을 위해 독립적이고 엄정한 전문기구로서 ‘면허관리원’을 설립하고자 그 기틀을 마련해 놓은 만큼 향후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를 지속적으로 도출해야 한다”며 “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면허관리를 의료계가 자율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그 질을 높이는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 동료의사가 부당하게 구속되는 사태를 안타까움과 분노로 지켜보면서, 의료분쟁특례법 제정의 필요성을 의료계 모든 구성원이 절박하게 느낀 바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차기 집행부에서도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대정부-대국회 활동을 펼쳐나가길 기대한다”며 “올해도 여러 불합리한 제도와 법안이 쏟아지고 있으나 올바른 의료환경 조성과 국민건강 수호의 굳은 의지를 가지고 막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13만 의사회원의 상징이자 우리나라 의료계의 랜드마크로 자리할 의협회관 신축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회관신축이 성공적으로 빛을 볼 수 있도록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키는 데도 의협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원활하고 효율적인 접종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 집단면역이 형성돼야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의협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의학과 의료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단체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완수하는데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학회 정지태 회장은 새 의협 집행부가 국민ㆍ정부ㆍ회원에게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데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대한민국 의료계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투쟁의 역사를 시작했다”며 “21세기 초기 20년 동안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우리 의료계가 무엇을 얻었는지 생각해봐야 하고, 앞으로 정부와 어떤 파트너십을 가지고 갈 것인지, 회원을 위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지 생각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20년간 의협은 소득 없이 목소리만 큰, 투쟁의 반복과 회원의 불만으로 반복적 회장 탄핵이 진행됐다”며 “회원이 집행부를 불신하고, 정부가 의협을 불신하고, 국민은 의사를 불신하는 현실을 타개하지 않으면 의사 사회의 미래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새 집행부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전문가로서 정부의 믿음을 얻는 것이고, 세 번째는 입법부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네 번째는 의료계의 타 직종과 동반자로써 협조하는 일이다.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의 관심과 믿음을 얻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의협은 집행부의 상위기구로 대의원회가 존재하는데, 이런 형태의 조직은 급변하는 사회에서 빠른 결정을 하거나, 정부 정책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없게 되어 있는 구조”라며 “흔히 옥상옥이라고 말하는 구조가 의협의 거버넌스가 아닌가 싶다. 이런 구조의 개선이 집행부에서 이루어 질 수는 없겠지만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협의 정관을 살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정관과 규정이 서로 다른 조항도 있어 해석과 적용이 제각각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임기 초반부터 이런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윤리 문제가 생기면 중앙윤리위원회에 깊은 고민 없이 안건을 넘기는데, 중윤위 징계는 그야말로 솜방망이다. 정부에 자율징계권을 요구하려면 보다 엄정한 징계와 다양한 현실적인 처벌 조항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의협 박석민 감사(현 의협 대의원회 의장)는 무조건적인 투쟁보다는 정책 생산 및 선제적 대안 제시를 통해 전문가 단체로서의 위상 강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 감사는 “언제부턴가 의협이 노동단체와 같이 투쟁과 파업을 하는 단체로, 의협 회장이 정부와 맞서 싸우는 투사로 일반 회원들과 국민들에게 인식돼 왔다”며 “우리에게 불리한 정책이 나오면 어김없이 투쟁, 파업이란 용어가 등장한다. 심지어 회장의 삭발, 단식투쟁 등 극단적인 선택으로 의협의 정체성에 혼란이 올 때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협은 회원들의 권익을 위한 이익 단체로, 회원들에게 심각한 해가 있다면 당연히 투쟁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정부에서 발표하는 정책이 하루아침에 나오는 건 아니다. 의협은 사전에 의료정책연구소 등 연구기관을 통해 많은 자료를 수집, 연구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대안을 가지고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합리적인 의료계 의견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해야 하며, 정부와 의료계 모두 인식 변화를 통해 서로 적이 아니라 동반자라는 믿음을 가지게 해야 한다는 게 박 감사의 설명이다.
 
박 감사는 “최고 지성인들의 전문가단체인 의협, 그 단체를 대표하는 회장은 회원뿐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권위를 인정받고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자기를 낮추고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겸손한 지도자가 돼야 하며 정치적 중립을 견지하고 국민의 건강을 위해 서로 손잡고 힘쓰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조승현 전 회장은 왕에게 전하는 상소문 형식으로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새 집행부에 전했다. 

조 전 회장은 “시도 때도 없이 불거지는 쟁점에 대해 반응함도 필요하지만, 성상께서는 반응이 아닌 대응을 하셔야 하오며, 나아가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전시가 아닌 평시에는 정치가 아닌 정책을 하는 조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치를 위한 정치를 하기보다는 풀꽃의 흔들림에서도 민생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세심함으로 세간을 바라보길 바란다”며 “예를 들어 전공의 교육 하나 제대로 겪지 않은 이가 전공의 교육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양두구육일 수밖에 없다. 비록 방향이 맞고 조력자가 있더라도 군주의 관심과 세심함이 없다면 조정의 힘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조정에선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학생이 곧 의(醫)가 됨은 사실이오나, 줄 것은 없고 취할 것만 있는 어린이들로 그저 챙겨야만 하는 대상으로 보지 말아달라”며 “독립적 존재로서 의견을 받으시고, 근본적인 교육에 대해서 신경을 써 먼 미래를 위해 주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조승현 전 회장은 “왕년의 전쟁으로 인해 금세에 젊은 의사는 없다. 이 모든 공로를 성상께 돌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오나, 그토록 혹자들이 동정하는 젊은 현실의 팔할은 선대와 조정이 만든 것이오니, 그 탓을 외부에서 찾기보다 내부로 돌려 자생할 길을 도모하시길 바란다”며 “도움을 줄 수 없다면 개입도 하지 마시거니와, 더욱 근본적인 도움을 줌으로 자연스러운 지지를 받아 후대에라도 태평성대를 이룩하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조 전 회장은 “임기가 끝나면 손을 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노한의 규합질은 혹여나 설령 그 의도가 바르더라도 바른길로 인도할 수 없다”며 “여생의 안정을 바라기 위함이라면 그 직업을 당장에 내려두시고, 혹여나 안정이 아니더라도 향후 이상을 도모하지 마시고, 임기 동안 부족함 없이 충실하게 통치하셔 남아있을 욕심을 떨구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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