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9 23:46 (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보건의료 패러다임은?
상태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보건의료 패러다임은?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6.01 0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봉식 소장, 보건의료산업학회 학술대회...국가 감염병 관리체계 강화ㆍ인공지능 등 지적

지난 2019년 12월부터 시작돼, 1년 이상 이어진 코로나19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생활 전 분야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과 함께 코로나19는 보건의료의 새 패러다임 전환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 우봉식 소장.
▲ 우봉식 소장.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은 최근 ‘보건의료산업학회 전기학술대회’에 마련된 ‘어디로 갈 것인가? COVID-19! 그리고 보건ㆍ의료ㆍ산업’ 세션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보건의료 패러다임’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시작돼, 1년 이상 이어진 코로나19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생활 전 분야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이 같은 영향에서 보건의료계라고 예외일 수 없었는데, 코로나19로 많은 의료기관이 폐업한 소아청소년과가 있는가 하면, 피부과, 안과, 정신과 등은 호황을 누렸다.

특히 보건의료계가 맞이한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진료’로,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와 지속적인 건강관리 지원을 위해 지난해 2월 비대면 전화상담과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2020년 2월부터 6월까지 비대면 진료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전체 의료기관 6만 8949곳 중 약 10% 수준인 7031곳으로, 총진료비는 약 81억 정도 발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진료에 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전체 7031개 기관 중 동네의원이 5431곳(77.2%)이었고, 실제 전화상담ㆍ처방이 이뤄진 56만 1706건 중 동네의원이 차지하는 건수는 26만 2903건(47%)였다. 환자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23만 7640건(약 42%)을 차지했다.

코로나19는 과거 비대면진료를 반대하던 의료계의 정서마저 바꿔놨다는 게 우봉식 소장의 설명이다.

우 소장은 “비록 한시적으로 시행된 것이지만 이처럼 비대면진료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의료계의 정서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며 “예전엔 ‘원격의료’란 단어만 나와도 격한 반대를 표명했던 의료계가 지난 4월에 열린 제73차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원격의료’에 대해 시대가 변한 만큼 무조건적인 반대보다는 상황에 맞게 대처하도록 집행부에 위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우봉식 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보건의료 패러다임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코로나19가 야기한 ‘셧인 이코노미’라는 과학기술 분야의 주요 변화로 전환될 거라고 지적했다.

우 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파괴적 기술들의 등장으로 상품이나 서비스의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이 서로 연결되고 지능화되면서 업무의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삶의 편리성이 극대화되는 사회ㆍ경제적 현상’으로 정의된다”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인공지능(AIㆍArtificial Intelligence), 사물인터넷(IoTㆍInternet of Things), 빅데이터, 로봇, 3D프린팅’의 다섯 가지”라고 말했다.

▲ 보건의료산업학회 전기학술대회.
▲ 보건의료산업학회 전기학술대회.

이어 그는 “4차 산업혁명을 디지털과 의학의 결합을 통해 질병의 이해, 예방, 치료 방법의 영역을 확대하고 효율성을 증대시킴으로써 의료산업의 효율화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주목해야 할 과학기술 분야의 주요 변화로 ‘언택트 혁신’과 ‘셧인(Shut-in) 이코노미’”라고 전했다.

그는 “‘셧인’은 국민이 스스로 ‘자의적 고립’을 추구하는 것을 말하는데, 셧인 이코노미는 셧다운보다 더 전향적이고 가속화된 경제사회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셧인 이코노미의 네 가지 주목할 변화 사항으로는 ▲가상공간으로 확장 ▲도시의 저밀평탄화 ▲온택트 사회의 가속화 ▲독점적 전유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Jazieh 등은 지난해 7월 ‘Frontiers in Medicine’에 기고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의료혁신’을 살펴보면, 원격 의료서비스를 받는 환자 수의 급증, 감시 체계와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 강조, 국가 차원의 법ㆍ제도적 의료관리체계 구축, 원격건강 관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기술 혁신ㆍ기기 개발, 과학적 연구와 협업 그리고 위기 대응을 준비하기 위한 재정적 모델 개발’ 등을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나게 될 현상들로 꼽고 있다.

여기에 우 소장은 우리나라의 포스트 코로나 패러다임으로 ▲국가 감염병 관리체계 거버넌스 기능 강화 ▲원격모니터링을 통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개인 건강관리 책무 강화 ▲호흡기질환 발생 빈도 감소 지속 ▲인공지능, 재생의료 등 첨단의료의 적용 등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국가가 감염병 관리의 주도권을 전적으로 행사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보건의료 패러다임이 코로나 이전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국가의 감염병 관리체계에 대한 거버넌스 기능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그동안 국가는 인구 고령화 문제에 대해 고밀도 시설 내에서 경제적 효용성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보건의료 정책을 추진해 왔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와 유사한 감염병 유행이 얼마든지 다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은 감염병 관리 측면에서 저밀도 환경에서 감염병으로부터 더욱 안전한 방향으로 변화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양한 비대면 기기 및 원격 모니터링 기술 개발로 인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가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로 부각될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늘어나면서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이 개발돼 비대면 감염 환자 관리를 하는 등 다양한 ‘언택트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비대면 트렌드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일정 부분 우리 삶의 한 형태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의 건강관리가 공중위생과 다중의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몸으로 겪었다”며 “정부도 방역수칙을 위반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제한’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개인의 책무를 강화하는 법과 제도를 도입하는 등 개인의 책무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이나 재생의료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보건의료 경험과 인식이 헬스케어에 적용되는 분야가 확대될 것”며 “고도로 발달된 인공지능은 집단지성을 통해 오류의 빈도를 감소시키게 되고, 첨단 재생의료는 언택트 의료의 메이저 분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은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며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생소하게 느껴졌으나 이제는 친숙한 용어가 됐다. 뉴노멀 시대를 맞아 우리의 삶도 점차 뉴노멀 라이프로 적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소장은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여덟 가지 방법’을 다룬 소설 ‘에이트’의 저자 이지성 작가는 에이트의 후속작에서 AI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핵심으로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꼽고 ‘Think’를 통해 그러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창의적 생각이 없이 관행과 지식에 기반한 다람쥐 챗바퀴 도는 식의 사고를 가진 기업은 인공지능의 시대에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며 “우리 앞에도 인공지능과 공존하고 협력하는 ‘생각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