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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임상시험 대상자, 가족에 정보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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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임상시험 대상자, 가족에 정보공개해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12.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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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생명윤리법 상 응답의무... 이행하지 않아 ‘위법’

신약 임상시험 대상자인지 여부에 대해 가족이 정보공개를 요청하자, 병원이 응답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A씨가 B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임상시험 대상자 여부에 대한 정보공개 부작위 위법확인’ 소송에서 A씨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한 B병원의 부작위는 위법하다고 선고했다.

A씨의 부친은 지난 2010년 6월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후 B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2014년 7월경 사망했다.

이듬해 1월 A씨는 B병원에 대해 부친이 임상시험 대상인지 여부에 관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신청서에는 A씨의 가족관계증명서, 신분증 사본, A씨의 아버지 투약력(의무기록 일부)가 첨부돼 있었다.

하지만 B병원은 A씨가 신청서를 접수 이후 현재까지 명시적인 회신을 하지 않고 있다.

▲ 서울행정법원.

이에 A씨는 “B병원에 자신의 아버지가 임상시험의 대상이었는지에 관해 보유하고 있는 정보의 공개를 청구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B병원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0조가 정하는 기관위원회로서 같은 법 제19조 및 시행규칙에 따라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으로서 정보공개법 제반 규정 등에 따라, 정보공개청구에 응답을 할 의무가 있다”며 “응답하지 않은 부작위가 위법함을 확인한다”면서 소를 제기했다.

B병원은 본안전항변으로 “A씨의 신청은 정보공개법 제10조 제1항이 정하는 본인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가 기재돼 있지 않아 부적합하므로 이에 응할 의무가 없다”며 “A씨의 민원제기에 대해 직접적으로 서면으로 답한 바는 없지만 이미 보건복지부 등 유관기관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답변해왔기 때문에 부작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설령 A씨의 아버지에 대한 임상시험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투약기록과 같은 자료는 환자의 의무기록으로서 별도로 보관하는 자료도 아닌바, 결국 이 사건의 소는 부적법하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의약품의 임상시험은 의약품을 통해 연구대상자를 직접 조작해 자료를 얻는 연구로써 생명윤리법 관련 법령이 정하는 인간 대상연구에도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B병원은 정보공개 청구의 상대방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연구대상자의 기관위원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권은 연구대상자와 연구자 사이의 계약 등 어떠한 사법상 권원에 의해 인정되거나 사법상 권원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생명윤리법령이라는 법령의 규정에 따라 연구대상자에 일방적으로 부여되는 권리”라고 전했다.

재판부는 “기관위원회는 연구대상자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해 공개 또는 비공개 결정을 할 수 있는바, 해당 법령이 연구대상자의 정보공개청구만으로 사법상의 법률관계가 형성되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일정한 사실관계의 존재만으로 권리관계가 존재하게 되는 법정채권관계와 다르며, 정보공개청구권은 본질적으로 사법상의 권리로 관념하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생명윤리법령의 규정 형식은 어떠한 행정청에 대해 신청하고 적부에 대한 행정청의 판단에 따라 신청인에게 구하는 행위를 내어주거나 거부하는, 행정행위의 작용 방식에 너무 적합하게 규정돼 있다”며 “연구대상자의 정보공개청구를 기관위원회의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신청, 즉 공권의 행사로 해석하면 자연스러운 설명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이 해석하지 않으면 연구대상자 본인에 해당하지 않는 A씨와 같은 사람에 대해 조리상 신청권을 인정하는 방법으로 용이하게 권리구제하기 곤란해진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생명윤리법에 따른 기관위원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권을 사권으로 관념한다면 연구대상자 본인이 아니지만 공개받을 타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구체적 사권 발생을 인정한 근거가 궁색하다”며 “연구대상자의 권리를 상속인들이 마치 재산적 권리와 마찬가지로 공동상속해 이를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관념하는 것 또한 어색하고 권리 속성에 부합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판부는 “임상시험 등 인간대상연구에 관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고려하면 연구대상자와 기관위원회가 동등한 지위 하에서 각자 권리를 대등하게 준장할 수 있는 관계라 볼 수 없다”며 “연구대상자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차원에서 생명윤리법상 정보공개청구권을 공권으로 보고 구제는 항고소송을 통해서 하도록 함이 목적론적으로도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재판부는 “생명윤리와 관련한 법령은 연구대상자 고유의 정보공개청구권을 규정하고 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연구의 대상이 됐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사람의 정보공개청구권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의 정보공개 청구는 자신도 모르게 임상시험 대상이 되었을 수 있다는 의심을 해소함으로써 그 자신의 인간 존엄이 위협되지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는 유효적절한 수단인 점 등을 고려하면, 생명윤리법 및 생명윤리법 시행규칙 규정을 유추 적용해 인간 대상연구의 대상이 됐는지 여부에 관해 기관생명윤리위원회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권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재판부는 “어떤 사람이 특정한 임상시험의 대상이 됐는지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는 가운데 해당 병원의 치료 중 사망한 경우, 그 유족인 자녀는 사망한 부모의 인간 대상연구 대상자 여부 등의 정보공개를 요구할 조리상의 신청권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A씨가 부친의 임상시험 대상 여부에 관한 의심을 품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고, 책임 있는 기관의 답변을 통해 해소돼야 할 정도의 의문에는 해당한다고 판단되므로 A씨에게 정보공개를 구할 조리상의 신청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B병원이 이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생명윤리법 등 관련 법령이 정하는 응답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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