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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수인한도’로 승패 엇갈린 판결서울고등법원...대사성 산증 관련 사망 사건 인과관계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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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9.12.04  12: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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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 과실이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서는지 여부가 대법원까지 갔다가 파기환송된 사건의 승패를 좌우했다. 또한 의료진의 과실과 환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 여부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사망한 환자 A씨의 유족이 B의료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해당 사건은 대법원까지 진행됐다가 파기환송된 사건으로 1심 판결로부터 5년이 걸린 사건이다.

A씨는 지난 2011년 2월경 두통, 오심 및 구토 증상을 일으켜 B의료법인이 운영하는 B병원에 내원했다. 의사 C씨는 A씨에 대해 혈액검사를 실시했으나 특이소견이 없고 경도의 구토 증세만 있다고 판단, 수액과 진토제인 맥소통을 투여했다.

이후 A씨는 증상이 호전돼 귀가했는데, 다시 구토 증상이 발생해 다음날 B병원에 내원했다. C씨는 A씨의 생체징후가 정상 범위 내에 있고 바로 전날 내원했을 당시 실시한 혈액검사 결과도 정상이었다는 이유로 수액과 맥소통을 주사하는 외에 재차 혈액검사를 실시하진 않았다. A씨는 일반병실에 입실했다.

A씨는 안색이 창백해지면서 호흡곤란 및 복통을 호소했고, 이에 간호원이 반좌위를 취하게 하고, 심호흡을 유도하면서 산소를 투여했다. 하지만 A씨의 증세는 호전되지 않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의사 D씨는 A씨에 대한 뇌CT 촬영을 실시하고 중환자실에 입실시켰으며, 혈액검사를 실시했는데, 혈액검사 결과 혈중 칼륨 농도가 7.6mmol/ℓ(참고치 3.5~5.0), pH수치가 6.91(참고치 7.35~7.45),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가 2.4㎎/㎗(참고치 0.6~1.2) 등으로 나타난에 따라 A씨의 증상을 대사성 산증 및 급성신부전으로 진단했다.

D씨는 비본과 칼슘 글루코네이트를 각각 투여했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인근 E병원으로 전원시켰다.

E병원 의료진은 A씨에 대한 뇌CT촬영을 실시했지만 특이소견이 없다는 판정을 했고, 투석치료를 실시했다.

E병원 의사 F씨는 뇌 CT촬영 결과 전날보다 뇌부종 증세가 악화된 사실을 확인하고 신경과와 상의해 바이러스성 뇌염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항바이러스제인 어사이클로비어를 처방했다. 하지만 A씨는 뇌사가 의심되는 상태여서 개두술을 실시하더라도 뇌탈출 가능성이 있어, 생명유지를 위한 보존적 치료만 받았다.

A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2011년 3월경 사망했는데, 원사인은 간부전, 심부전, 호흡부전 및 다발성 장기부전이었다.

대사성산증은 체내 산성을 일으키는 대사성 물질이 과도하게 있는 상태를 말하며, 발생원인은 산(수소이온) 생성, 알칼리 소실, 산 배설 장애 등으로 나뉘고, 산 생성에 의한 대사선산증의 원인으로는 심한 감염에 의해 나타나는 유산증, 당뇨병성 케톤산증 등이 있다.

경보의 신부전이 대사성 산증을 유발하는 정도는 매우 미약하고, 구토를 동반한 탈수의 경우 반대로 위액 내 수소이온의 소실로 대사성 알칼리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맥소롱은 염산 메토클로프라마이드 성분의 약제 상표명으로 오심, 구토의 억제제로 사용한다. 과다 투여할 경우 저혈압 및 빈맥과 같은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탈수, 영양불량 등을 수반한 신체적 피폐 환자에 투여할 경우 부작용으로 말린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A씨의 유족들은 “B병원 의료진은 1, 2차 내원 통틀어 A씨에게 정맥주사로 맥소롱과 수액을 과다투여해 약물중독으로 인한 의식소실, 급성신부전, 고칼륨혈증을 일으켰음에도 이를 대사성 산증으로 오진하고 잘목된 치료를 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료진은 1차 내원 당시 A씨에게 탈수가 의심됨에도 이에 대한 진단 및 처치를 소홀히 했고, 2차 내원시 조속한 응급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아 조기에 급성신부전 및 대사성 산증을 진단하지 못했다”면서 소를 제기했다.

1, 2차 내원 당시 구토 및 탈수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 역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유족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B병원 의료진이 A씨에 대해 1차 내원 시 맥소롱이 혼합된 수액 투여 도중 증상 호전으로 인해 수액을 제거했었고, 2차 내원 시엔 다른 수액으로 교체했다”며 “A씨에게 수액 형태로 투여된 정확한 맥소롱의 양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B병원 의료진은 A씨에게 고칼륨혈증이 있다고 진단하고 칼슘 글루코네이트를 투여했고, 이후 혈중 칼륨 농도는 전원한 이후에도 정상치 내에 있었다”며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경우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지만 심전도 검사에서 그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단순히 검사 과정에서 오류로 칼륨이 과다하게 나타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에 비춰보면 B병원 의료진이 맥소롱을 직접 혈관주사 또는 수액에 혼합해 투여함으로써 A씨에게 약물중목이 초래됐거나 고칼륨혈증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만약 고칼륨혈증이 발생했더라도 이에 관해 적절한 처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A씨의 1차 내원 당시 실시한 혈액검사 결과에서 혈중 칼륨이나 크레아티닌 농도가 모두 정상이고 생체징후고 정상범위 내에 있어 대사성 산증이나 급성신부전을 의심할만한 정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구토 및 오심 증세가 호전돼 귀가했고, 다음날 외래진료를 보도록 지시해도 무방한 정도였다는 점을 보면 1차 내원 당시 탈수 증세에 대한 진단 및 처치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A씨가 구토와 탈수로 인해 대사성 산증 및 급성신부전을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에서는 구토나 탈수의 위험성에 관한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가 없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유족들은 항소를 제기했고,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족들에게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유족이 주장한 의료과실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았지만, B병원 의료진이 2차 내원한 A씨에 대해 적절한 검사 및 치료를 지연한 과실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급속히 진행된 뇌병증 및 대사성 산증의 진행경과에 비춰 B병원 의료진이 진단 및 치료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A씨가 2차 내원 후 약 1시간 만에 상태가 급속히 악화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의사에게 이러한 환자의 상태를 보고조차 않고, 의식을 잃을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뇌병증의 원인을 찾아 치료할 수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하도록 한 것은 일반인의 처지에서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B의료재단은 이로 인해 A씨 및 유족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 B의료재단의 책임이 인정되자, 사건은 대법원으로 상고됐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B의료법인의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면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먼저 대법원은 1심과 2심에서 채택한 진료기록감정촉탁을 살펴봤다.

1심의 진료기록감정촉탁에 의하면, A씨가 B병원에 2차 내원했을 때 바로 전해질 검사와 동맥혈가스분석 검사로 대사성 산증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A씨에게 나타난 대사성 산증은 전문의료진에 의해 진단, 치료가 가능한 반면, 응급실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사를 해야하는 데다 일반 의료진 능력으로 진단과 치료에 한계가 있으므로 즉시 동맥혈가스분석 검사를 하지 않았더라도 당직의사에 과실이 있다고 연결하기 어렵다는 것.

A씨의 내원 시부터 적절한 처치까지 치료가 약 3시간 정도 늦어진 것을 치명적 범실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2심 진료기록감정촉탁은 A씨에게 대사성 산증, 미오글로빈 증가, 뇌부종으로 인한 뇌사 등 악성신경이완증후군에 따른 일련의 증세가 진행하면서 A씨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악성신경이완증후군 환자를 다뤄본 경험있는 일부 신경과 전문의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질병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대법원은 “이를 종합해보면 A씨가 2차 내원한 이후, 혼수상태에 이를 때까지 적절한 치료와 검사를 지체했더라도,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설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으로 평가될 정도에 이르지 않는 한, B병원 의료진에게 잘못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은 “원심은 이와 달리 판단해 피고에 위자료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말았다”며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의료사고의 과실과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의료진은 의료행위의 속상상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며 “의료진이 환자의 기대에 반해 치료에 전력을 다하지 않은 경우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러나 주의의무 위반과 환자에 발생한 악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자 인정되지 않은 경우 이에 관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B병원 의료진의 과실과 A씨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고, 의료진의 과실이 일반인의 수인한도를 넘어설 만큼 현저하게 불성실한 진료를 행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 측이 어떠한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해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는 이유없어 모두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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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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