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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개설 의사 환수처분 소송, 법원의 이례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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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개설 의사 환수처분 소송, 법원의 이례적 판결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12.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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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원고 구제방안’ 등 적시
 

이중개설한 의사에 대한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다만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이중개설 금지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의료법에 의해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해야한다는 판결의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었지만 ‘권고’일 뿐, 환수처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의사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무효학인 등 청구의 소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수사 결과, A씨가 B씨와 C의원 등을 동업으로 운영했다고 판단한 후, 이를 건보공단에 통보했고, 건보공단은 A씨에게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을 위반해 의료기관 중복개설 했다는 이유로, 3억 439만 9660원을 환수한다는 처분을 내렸다.

현재 A씨는 의료법위반으로 기소돼 재판 중인데, A씨가 받고 있는 혐의는 의료기관 중복 개설ㆍ운영 등이다.

B씨는 C의원을 2011년 6월경부터 11월경까지 단독명의로, 2011년 11월경부터 2013년 9월경까지는 A씨와 공동명의로, 2013년 9월경부터 2015년 6월경까지는 A씨의 명의로 각 개설해 실질적으로 운영했고, 서울 다른 지역에서 D의원을 단독명의로 개설해 운영하는 등 다수의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개설, 운영하는 대표원장이다.

A씨는 C의원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지점 원장이고, E씨는 B씨의 처형으로 2011년 7월경부터 2015년 2월경까지 C의원에서 상담실장으로 근무했고, F씨는 C의원의 영업이사 겸 보험설계사로 자신이 계약한 피보험자들을 환자로 소개했다.

B씨는 서울 몇몇 지역에 의료기관을 단독 또는 공동명의로 개설해 실질적으로 운영했는데, 2011년 11월경부터 C의원을 A씨와 공동명의로 운영하다가 더 많은 수익 창출을 위해 다른 병원을 개설하기로 하고, A씨에겐 다른 병원에서 얻는 수익금의 50%를 지급하기로 한 조건으로 단독명의로 C의원을 개설ㆍ운영했다.

이처럼 A씨는 B씨와 공모해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ㆍ운영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이로 인한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이 내려진 상태다.

이에 대해 A씨는 “C의원을 개설ㆍ운영했을 뿐, 다른 의원을 개설하거나 운영한 적이 없다”며 “B씨가 다른 병원에서 봉직의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을 뿐 B씨로부터 여러 의원의 수익금을 분배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의 위반을 한 사실 자체가 없음으로 이 사건 처분은 중대한 하자가 있어 환수처분은 당연무효”라며 “설령 이 사건 의료법 조항 위반 행위가 인정되더라도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의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음으로(2019년 5월 30일 대법원판결에 근거해) 환수처분은 무효”라면서 소를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당연지정제 방식의 연혁 및 취지, 요양급여기관의 의무 및 권리 체계 등에 의해 살펴보면, C의원은 건강보험법 제42조 제1항 제1호의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서 요양급여비용의 수급자격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건보공단은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의 경우에도 건강보험법 제57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을 위반해 개설된 의료기관의 경우 개설허가가 취소되거나 의료기관 폐쇄명령이 내려질 때까지는 요양급여를 실시하고 보험급여비용을 건보공단으로부터 받는 것 자체가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당연요양기관지정제는 국민의 의료보험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해 의료기관의 재산권 및 직업행사의 자유를 일정부분 제한하는 것이므로, 요양급여가 이뤄졌음에도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는 엄격하게 해석돼야한다”며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중복 개설ㆍ운영했더라도 국민에 실질적으로 정당한 요양급여지 가워진 것으로 평사된다면 원칙적으로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고 법익의 균형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건보공단의 환수처분이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는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건보공단이 A씨에게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을 이유로 건강보험법 제57조에 따른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할 수 있는지 여부는 의료법 제4조 제2항, 제33조 제8항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속임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경우’의 해석이 필요한 문제”라고 전했다.

재판부는 이어, “요양기관 당연지정제에 대한 이해와 이에 따른 의료기관의 불법성 평가를 전제로 하고 있다”며 “A씨가 주장하는 하자가 중대ㆍ명백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에 대한 하급심의 태도가 최근 변화됐다는 점은 이를 방증한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1심과 같았다.

2심 재판부는 “건보공단은 2012년 의료법 개정(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ㆍ운영할 수 없다) 이후, 이 조항을 위반한 의료기관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를 적용해 요양급여비용 전액을 환수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이와 다른 취지의 하급심 판결이 2016년 9월 경에서야 선고됐고, 대법원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이 사건 의료법 조항 위반의 의료기관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를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고,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 사건 처분은 법령의 적용에 관해 중대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할 것이나, 처분 당시 기준으로 하자가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여기에 재판부는 “행정처분이 이미 집행돼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던 행정목적이 실현돼고 그 토대 위에 새 법률관계 내지 사실관계가 형성된 경우, 판결로써 행정처분이 무효임을 선언하게 되면 이미 달성된 행정목적이 무위로 돌아가고, 새로 형성된 법률관계 내지 사실관계에 혼란을 초래하는 것으로 공익에 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제소기간의 제한이 없는 무효확인 청구에 있어 행정처분의 무효사유를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경우로 제한한 것은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서 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행정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당해 법률을 적용한 것에 중대ㆍ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나, 처분이 완전히 집행되지 않은 단계에서 사후적으로 법령을 적용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 사법부의 최종 판단에 의해 확인된 이후에까지 처분의 후속적인 집행을 허용하는 것은 법치행정의 원칙에 비춰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재판부는 “이 사건을 보건대 처분은 위법하나 제소기간의 도과로 항고소송으로써 취소할 수 없고,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보아 하자가 명백하다고 볼 수 없어 당연무효라 할 수도 없음으로 이미 집행이 완료된 부분(원고가 기납부한 환수금액 등)에 관해서는 그 환급을 요청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반면, 대법원 판결이 선고돼 이 사건 의료법 조항을 위반한 의료기관이더라도,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진 이상, 건보공단이 이 사건 처분이 여전히 적법하고 유효함을 전제로 이 사건 처분을 집행하기 위한 조처를 하는 것은 법치 행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A씨가 건보공단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별도의 요양급여비용의 지급 보류 내지 미환수금액과의 상계 또는 이 사건 처분의 미환수금액에 대한 국민건강보험법상의 독촉 또는 국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른 징수처분 등 이 사건 처분의 집행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법무지원실 김준래 변호사(선임전문연구위원)는 “행정소송에 있어서는 처분을 취소하거나 무효라고 확인하는 판결, 즉 처분청이 패소하는 경우에 기속력이라는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당연무효라는 원고의 항소가 기각됨으로써, 처분청인 건보공단이 승소한 사건”이라며 “따라서 해당 판결에는 기속력이 발생하지 않고, 판결문에서 ‘원고의 구제방안’ 부분은 권고적인 효력이 있을 뿐, 건보공단을 기속하는 효력은 없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상 판결의 내용은 행정법의 법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 이례적인 내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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