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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한 환자 그냥 돌려보낸 의사 ‘유죄’대법원..."치료 없이 뇌출혈 가능성 설명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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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9.11.12  12: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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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환자를 별다른 외상이 없다며 돌려보냈다가, 환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의사에게 금고형이 선고됐다.

대법원은 최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 금고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B씨는 지난 2015년 5월경 A씨가 근무하는 C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당시 B씨는 코피를 흘렸고, 응급실에 있는 동안 구토하고, 소변기에 대변을 보는가 하면 화장실 바닥에 뒹구는 모습을 보였다.

오른쪽 눈 주위는 멍이 들어 부풀어 올랐고, 휠체어에서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오른쪽 팔다리를 사용하지 못했다.

A씨는 특별한 외상을 발견하지 못했고, B씨의 행동을 주취 문제로 판단해 2시간 30분 동안 치료행위를 하지 않았다.

보호자가 응급실에 도착하자 술이 많이 취해서 치료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집에 데리고 가서 술이 깨면 병원으로 데리고 오라면서 귀가 조치했다.

집으로 귀가한 B씨는 보호자가 퇴근했을 때 거칠게 숨을 쉬고 있었고, 구급차를 불러 C병원으로 후송했지만 두개골 외상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했다.

검찰은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응급실에 근무할 당시 B씨의 상태를 비춰볼 때 뇌출혈 가능성을 예견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CT 촬영 등의 조치가 불가능했으므로 업무상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과실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와 검찰 모두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1심과 같았다.

2심 재판부는 “B씨는 구급차에 의해 응급실에 도착했는데 당시 코피가 난 상태였고, 응급실에 있는 동안 구토 및 소변기에 대변을 보고 화장실 바닥에 뒹구는 증세를 보였다”며 “오른쪽 눈 주위에 멍이 들어 붓시가 있는 상태였고, 휠체어에서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오른쪽 팔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A씨는 환자가 내원한 경위, 당시의 증상, 응급실 내에서 보인 증세와 상태를 제대로 진찰했다면 환자의 두개골 골절 또는 뇌출혈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신경외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라거나 진료가 응급실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해 의사로서의 주의의무를 달리 보아야 할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환자와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지만,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고함을 지르는 등 일반적인 주취자의 행동을 보이지 않아 적어도 뇌출혈 가능성을 의심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예의주시하고 CT 촬영이 가능한 상태에 이르도록 노력했어야 했다”며 “부득이 퇴원 조치를 하는 경우 보호자가 뇌출혈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 환자가 이상증세를 보이는 경우 즉시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환자가 응급실에 있던 약 2시간 30분 동안 아무런 치료행위나 처치를 취하지 않고, 보호자에게 ‘술에 취해 치료할 수 없으니 술이 깨면 오라’고만 해 뇌출혈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설명없이 퇴원토록 조치했다”며 “뇌출혈 증세를 보인 때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13시간 후에 사망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감정서에서도 ‘최초 병원 내원 시 적절한 조처를 했다면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기재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는 환자의 구체적 증상, 상황에 대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CT 촬영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보호자에 대해 뇌출혈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은 채 퇴원하도록 함으로써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며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심 판결에서 청구가 기각된 A씨는 대법원의 문을 두드렸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해버렸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과실치사죄에서 업무상 주의의무 및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해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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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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