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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전공의-보수교육 잇는 교육체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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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전공의-보수교육 잇는 교육체계 필요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9.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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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 교수..."좋은 의사, 전문역량 근거해 기획·설계"
▲ 영남대 의과대학 의료인문학교실 이영환 교수는 최근 의료정책포럼을 통해 교육체게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의과대학 학부 교육, 전공의 교육, 평생 보수교육을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하는 의학교육의 체계를 구축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좋은 의사’의 전문 역량에 근거해 전공의 교육과 학부 교육이 단계적으로 기획되고 설계돼야한다는 지적이다.

영남대 의과대학 의료인문학교실 이영환 교수는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안덕선)에서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우리 의학교육에 대한 성찰과 과제’라는 기고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현대 의학교육은 1910년 ‘Flexner 보고서’로 체계적인 의학교육이 시작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거쳐 왔다. Dundee 대학교의 Harden 교수는 과거의 전통적인 교육 전략에 비해 오늘날 요구되는 혁신적인 교육 전략을 요약, ‘SPICES’ 모델로 제시한 바 있다.

이영환 교수는 “이는 혁신적인 교육의 가르침은 ‘교수자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며, 배움은 ‘정보 수집 중심’에서 ‘문제 중심’으로, 또한 ‘병원 중심’에서 ‘지역공동체 중심’으로의 변화가 요구된다는 것”이라며 “교육과정은 ‘전공과 중심’에서 ‘전공간 통합’으로, ‘일률적인 표준화’에서 ‘핵심 내용의 선택과정’으로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견습 기간 중의 우발적’ 학습 기회보다는 미리 계획된 ‘체계적인 접근법’으로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제시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의학교육도 의과대학을 비롯한 관련 기관의 설립과 함께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단체의 결성으로 교육에 필요한 기본 구조를 견실하게 이뤄왔다.

이 교수는 “근래에는 ‘좋은 의사’ 양성이라는 기치 아래 의학교육의 질적 수준을 재점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학의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관련 기관들의 전문적 역량이 이를 적극 견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학교육도 외적인 성장과 발전에 발맞춰 미처 채워지지 못하고 벌어진 간극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이 교수는 “변화와 성장을 위해서는 충분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함을 간과해 의학교육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져 있다”며 “1990년 이후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질적인 성장에 박차를 가한 이후로 지속적인 변화에 한 요구가 힘겹게 이어져 왔다. 앞선 변화에 적응도 하기 전에 또 다른 변화에 한 요구로 이어지는 것은 변화를 선도하는 그룹이나 따라가는 그룹 모두를 탈진에 이르게 하므로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제나 외적인 변화와 성장 이후에는 내면화, 가치화, 자기화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변화와 성장에 한 조급함은 경계해야 할 내부의 적”이라며 “동시에 의학교육의 부단한 변화와 성장에 대한 요구를 획일화의 과정으로 바라보고 반응하는 것도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원초적으로 새로운 방식은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안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새 흐름의 소개를 반드시 기존의 것을 버리고 일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오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위해 어떤 문제부터 해결해야할까?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의학교육은 의학이 가지는 본질적 가치를 재정립하고 충전시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의학의 핵심가치 재정립은 단순히 다른 학문들과의 비교우위를 강조하고자 함에 있지 않고, 내적으로는 의학의 근원적인 덕성, 곧 수월성 추구를 재학인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통해 외적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실추돼 가는 ‘의사다움’을 회복하고자 함에 있다”며 “끝없이 반복되는 변화와 성장에 대한 요구로 탈진에 이를 수 있는 위기도 의학 본연의 근원적 가치로 내면화되어 있을 때에 극복이 쉬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동시에 내재적 동기에 귀를 기울이고,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점검하는 성찰적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바람직한 학습은 ‘내면의 변화’로 연결돼야 하며, 여기서 비롯된 역량이야말로 궁극적으로 더 큰 힘으로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학교육 현장에 신뢰의 문화를 회복하고 정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해결되어야 하는 가장 큰 과제는 교육 관련 이해당사자간에 불신을 극복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서로의 신뢰에 기반하지 않은 교육은 원천적으로 잘못된 것이며, 이런 교육현장에서 새로운 제도의 시도나 변화의 추구는 결국 실패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학교육에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이 다양하고, 복잡해 단순히 교육제도의 변화나 정책적 유도 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라며 “이를 위해 이해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며, 관련 기관이나 교육자의 역량도 꾸준히 강화돼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 수혜자들의 개인적 역량이 사회 전체 공동체적 역량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사회적 책무성의 확보도 사회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데 중요하다”며 “이러한 선결 과제를 바탕으로 의학교육의 전 과정 을 ‘연계성’과 ‘연속성’ 있게 재구성, 의대의 학부 교육, 전공의 교육, 그리고 평생 보수교육을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하는 의학교육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의학교육은 주로 의대 학부 교육에 초점을 맞추어 변화하고 성장해 왔다”며 “이제는 ‘좋은 의사’의 전문 역량에 근거, 전공의 교육과 학부 교육이 단계적으로 기획되고 설계돼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학부 교육에서 진행 중인 ‘역량 중심 교육 과정’도 제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영환 교수는 “의학교육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교육 병원의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며 “환자중심 의료의 기치 아래 학생들의 교육권은 물론 전공의들의 교육권마저 무시되는 교육병원의 현실은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학부 교육은 의사들의 다양한 역할과 사명에 관한 기초역량을 균형있게 제공해야 하는 책무성을 실천해야 한다”며 “의대는 모든 졸업생이 직접 환자를 진료하는 분야로만 진출할 것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진료 이외의 분야로도 진출할 수 있는 기회와 관련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그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의학교육의 분야를 기초의학, 임상의학, 인문사회의학으로 구분해 균형 있는 발전을 요구하는 의대 평가기준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며 “새로운 제도나 정책적 변화가 수시로 일어나는 현장의 요청에 능동적으로 처하기 위해 관련 단체와 기관들의 협력적 관계를 통해 공동체성이 발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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