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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만남이 낳은 발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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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만남이 낳은 발명이죠
  • 의약뉴스 최진호 기자
  • 승인 2012.01.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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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재생치료제 카티스템 만든 삼성서울 하철원 교수
타가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재생 치료제인 ‘카티스템’을 만드는데 큰 공을 세운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의 하철원 교수. 하 교수가 이 획기적인 신약 제작에 발을 들인 건 12년 전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와의 만남부터다.

“양 대표는 저와 서울대 의대 동창입니다.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서 내용을 들어보니 제대혈 은행을 하겠다고 했죠. 듣다 보니 제대혈에서 나오는 조혈모세포는 따로 관리하지 않고 버린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걸 제가 실험에 쓰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하 교수의 연구는 10년 넘게 지속됐고 카티스템으로 결실을 맺었다. 카티스템은 지난 18일 식약청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하 교수는 “제대혈에서 조혈모세포를 분리한 건 정확한 자료는 없지만 아마 제가 처음일 겁니다.”라고 자신한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재생 시도는 꾸준히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 연골이 되지 않고 뼈로 바뀐 일이 많았죠. 그래서 다들 실패했어요.”

하 교수에 따르면 줄기 세포에도 서열과 단계가 있다. 그 중 이미 몸의 어느 부위로 성장할 지 결정된 세포와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확실히 알 수 없다.

하지만 하 교수는 그걸 난점을 깰 수 있는 게 바로 탯줄에서 나오는 제대혈의 세포라고 생각했다. “아직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0세 세포’라면 아직 결정 안 된 세포군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죠. 줄기세포는 주변 환경에 따라 그대로 발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고요. ”

연골을 만드는 세포가 바로 간엽 줄기세포다. 하지만 하 교수가 실험을 시작할 당시에는 제대혈에 조혈 줄기세포는 있지만 과연 간엽줄기세포도 있는 지 논쟁이 많았다.

걱정거리는 ‘과연 제대혈 세포로 동물 실험을 할 수 있느냐.’였다. 동물이 경우 사람보다 면역 반응이 심해 사람 세포를 투입 시 더 심하게 반응 하고 침입한 세포를 죽인다. 하지만 하 교수는 ‘엄마와 아기는 다른 사람이지만, 같은 몸에 있으면서도 서로 죽이거나 멀리하려 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제대혈 세포는 면역 반응이 적을 거라고 봤죠. 그렇게 동물 실험을 시작하게 됐습니다.”라고 하 교수는 말한다. “저는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어요. 경쟁 국가에 비해 빠르게 발을 담근 거죠.”

하 교수는 그렇게 1,2상 실험을 수년에 걸쳐서 했고 최근 3상 실험을 마쳤다. 서울아산병원, 한양대병원 등 총 10개 병원 11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으나 경증 부작용 외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연골재생술로 많이 쓰이는 미세골절술보다도 오히려 카티스템을 쓴 환자의 상태가 더 좋거나 같았다. 그렇게 10년 넘은 그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고, 카티스템은 하 교수의 자부심이자 자랑거리가 됐다.

오랫동안 임상의사로 일해 온 하 교수는 임상의사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검은 고양이면 어떻고 하얀 고양이면 어떠냐.’라는 중국 고사로 설명했다. “색깔이 무슨 상관인가요. 쥐만 잘 잡으면 되죠. 줄기세포가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떤가요. 결과만 좋으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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