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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항고 선언한 의료계 "의대 정원 증원, 공공복리 아닌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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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항고 선언한 의료계 "의대 정원 증원, 공공복리 아닌 위협"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5.18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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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정지 기각 판결에 "돌아올 수 있는 다리 사라져"..."2주 이내 승소 판결 받겠다"

[의약뉴스] 의료계가 의대 정원 증원 배분 처분 집행정지 신청 기각 판결을 성토하며 재항고를 선언한 가운데 소송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가 2주 이내에 승소 판결을 받아내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고등법원은 16일 의대생과 교수 등이 보건복지부 및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배분 처분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신청인들이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라 제3자에 불과하다며 신청을 각하했다.

다만 의대 재학생들에게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있어 원고 적격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집행정지를 인용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면서 신청을 기각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임현택)는 17일 대한의학회ㆍ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ㆍ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등 4개 단체와 함께 우려의 묵소리를 담은 입장문을 배포했다.

이들은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은 공공복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향후 공공복리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환자와 의료진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 명확하기에 우려된다”고 밝혔다.

▲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가 기각되자 임현택 의협회장이 페이스북에 위로의 글을 남겼다.
▲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가 기각되자 임현택 의협회장이 페이스북에 위로의 글을 남겼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2000명 증원의 현실성과 타당성을 한 번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나 전문위원회, 의료현안협의체와 논의한 일이 없었다”며 “오로지 발표 당일 한 시간이 채 안되는 회의 시간에 일방적으로 선포하고, 다수의 힘으로 통과시켰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기초조사를 통한 희망정원이 과학적 숫자로 둔갑시키고, 부실한 실사를 통해 모든 의대가 증원을 수용할 수 있도록 거짓으로 보고했다”며 “정원 배정도 완전 밀실에서 어떠한 논리적 근거도 없이 단 5일 만에 끝났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교육권 침해를 항의하는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오지 않자, 학교들에 압력을 넣어 강제로 학칙을 개정하게 하고, 최소 수업 일수마저 없애는 농단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에 의협은 ▲수요 조사 당시 교육부와 학교, 학장과 대학본부, 교수협의회에서 일어난 모든 소통 내용과 공문 ▲의학교육 점검 평가ㆍ실사 과정과 보고서 전체 공개 ▲배정위원회 위원의 전문성과 이해관계 상충 여부, 배정 과정 회의록 공개 ▲정원 배정 후 각 학교 학칙 개정 과정과 결과, 교육부로부터 받은 학칙 개정 관련 공문, 최소 수업 일수 변경 여부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번 사법부의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관치의료를 종식시키고, 국민 불신을 조장해온 모든 행위를 멈추게 할 것이며, 진정한 의료개혁을 위한 논의를 밀실이 아닌 공론의 장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17일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린 ‘간호법 재발의 저지를 위한 14 보건복지의료연대 결의대회’에서 “법원 판결을 보고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화가 많이 났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 이유로  “법원 판결로 수배 전공의, 의대생들이 돌아올 수 있는 다리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판결문을 보면 재학생의 학습권을 법률상 보호받아야하는 이익에 부합하지만,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각한다고 했다"면서 “공공복리에 있어, 국민의 생명이 가장 중요한 가치일 텐데, 국민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중요한 순간에 다리가 끊겼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국무총리가 전공의에 대해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는데, 자산은 자본에 부채를 더한 말"이라며 "그동안 정부가 전공의나 의대생들에게 볼펜 한 자루를 사준 적이 있는지, 단 1원이라도 자본을 투자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힐난했다.

나아가 “자본 투자 없이 자산이라는 명칭을 쓴 것은 그만큼 부채가 많다는 뜻으로 알겠다”면서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지는 총리가 그 많은 부채를 어떻게 갚아가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의대생 측은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기각되자 의대생 등의 소송 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는 17일 대법원에 재항고장 및 재항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이병철 변호사는 재항고 이유로 원심결정이 신청인 부산대의대생의 원고적격과 처분성을 인정하고, 아울러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이 규정하는 ‘회복할 수 없는 손해 및 긴급성’을 인정했으나, 같은조 제3항이 규정하는 ‘공공복리’에 관한 법리 해석에는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 제3항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집행정지가 가능하지만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면 허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는 신청인이, 공공복리에 미치는 영향은 피신청인이 소명해야 하지만, 정부(피신청인)가 이를 소명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 이병철 변호사.
▲ 이병철 변호사.

그는 “정부가 주장하는 ‘공공복리’와 관련해, 피신청인들은 필수 및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2000명’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2000명에 이르게 된 과학적 근거를 소명하지 못했고, 나아가 2000명에 이르게 된 절차적 근거조차도 소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제출한 소명자료에 의하면 보정심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전문가 의견은 2000명이 아니라 1000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으로, 2000명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각 대학에 증원 숫자를 배정하는 배정위원회는 이해충돌인(충북도 공무원)이 참석해 배정위원회 구성 자체에 위법무효사유가 있고, 공공기록물관리법령상 ‘회의록 작성이 요구되는 주요회의’에 해당함에도 회의록은커녕 회의자료조차 제출하지 않는 등 실체적, 절차적으로 위법하다는 지적이다.

이 변호사는 “원심결정문 36쪽에는 '처분이 명백히 위법하다면 이를 집행하는 것은 오히려 공공복리에 반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며 “정부의 증원, 배분 처분은 최소한 공공기록물관리법령 위반 등 위와 같은 범위에서 명백히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복리를 이유로 신청을 기각한다는 것은 자기모순일 뿐만 아니라 행정소송법 제23조 제3항 ‘공공복리’에 관한 법리 오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결정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으므로,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 제3항에 반하고, 결국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 법률, 명령, 규칙 위반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발전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산대 의대생들의 원고적격을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처분성도 모두 인정했고, 의대생들의 학습권 침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 긴급성까지 전부 인정했다”며 “제1심 각하결정에서 9부 능선까지 올라온 것으로, 사실상 90% 승소인데 10%가 부족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공공복리에 우려가 있다면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지만, 이를 해결할 비책이 있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는 “서울고등법원에 충북대를 포함해서 32개 대학, 의대생 1만 3000명이 제기한 사건이 3개가 더 있다”며 “이 사건들이 다음 주 중으로 결정이 나도록 빨리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최소한 충북대가 포함된 사건은 승소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 증원 처분은 정지된다”면서 “아무쪼록 5월 31일 이전까지 2주일 이내에 이 사태가 종결될 수 있도록, 그리고 종결될 수 있는 내용으로, 승소판결을 받아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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