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5-24 12:48 (금)
외국 의사 도입 입법예고에 반대 의견 속출
상태바
외국 의사 도입 입법예고에 반대 의견 속출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5.15 0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료계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반대

[의약뉴스] 정부가 외국의사들이 우리나라에서 진료와 수술 등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자 의료계는 물론, 사회 각층에서 반대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보건의료 재난 경보 심각 단계 동안 외국 의사들이 우리나라에서 진료와 수술 등의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공중보건위기 공동 대응 등에 있어 한중간 보건의료분야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즉, 특수 상황에서 국가나 학교 등의 제한 없이 의사면허만 있다면 누구든지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정부의 입법예고 공지에 달린 1000여건이 넘는 의견 중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14일 복지부의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 입법예고 공지에는 약 1500건의 의견이 달렸는데, 이 가운데 반대 의견이 1300건을 상회했다.

‘나보다 나은 분들이 머리 맞대고 생각한 게 맞는지 의심스럽다’, ‘말도 안되는 정책을 갑자기 왜 하는 거냐’,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되는 입법행위를 반대한다’ 등 거센 비판이 주를 이뤘다.

반면, 일부는 ‘한국 의사가 경쟁력이 있으면 외국 의사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처엄 해외 우수 의사들이 한국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필요하다’ 등의 찬성 의견을 달았다.

▲ 복지부의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 입법예고 공지 화면 캡쳐.
▲ 복지부의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 입법예고 공지 화면 캡쳐.

정치권에서도 외국 의사 도입에 대한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개혁신당 이주영 당선인은 “지금 우리나라 제도 상 외국 의대를 졸업하면 예비시험을 치르고, 국가고시를 통과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보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나라에선 의과대학이 있지만, 수준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예비시험과 국가고시를 치러 이 사람이 의사로서 활동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부분 나라에서 이렇게 평가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2개 시험을 다 통과해야 대한민국 의사면허가 발급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나라에선 예비시험과 국가고시 외에 객관적으로 검증할만한 도구가 없다”며 “그래서 의과대학을 졸업했는지, 임상수련에 있어 질적 평가가 가능한지, 의사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한국어 실력을 평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런 부분을 평가할 평가도구는 결국 의사들이 만들어야한다”면서 “평가도구를 만들어야할 당사자들이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정부가 가능하다고 밀어붙이는 건 의아하다”고 힐난했다.
 
의료계 역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내과의사회(회장 이정용)는 성명을 통해 “국민의 건강권은 안중에도 없는 이번 복지부의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어떤 외국 의사가 원가 보전도 되지 않는 초저수가 보험제도, 판사들의 법봉에 휘둘리는 의료현장, 무너진 의료전달체계, 자국의 의사를 위협하고 악마화하며 직업 선택의 자유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나라에서 일하고 싶을까”라면서 “비고의적 의료과실에도 고액의 합의금부터 배상하고 의사면허가 박탈될 수 있는 나라에 누가 올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뿐만 아니라 “당장 외국의사를 수입하면 될 것을 왜 10년 후에나 효과가 나타나는 의대정원을 늘리려 하는지 정부 당국은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스스로 촉발한 현재의 심각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단세포적인 탁상행정을 거둬들이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총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회장 김완호)도 외국 의사에게 국내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의료법 시행규칙에 대해 반대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의사회는 “마치 멀쩡한 집에 불을 지른 방화범이 일 잘해오던 소방관들은 일하지 못하도록 손발 다 묶어놓고, 소방관이 부족하다면서 외국에서 검증되지 않은 소방관을 수입해 쓰겠다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의사는 단순히 환자의 검사결과만 보고 약만 주고, 수술하는 기계가 아니라, 환자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치유해주는 존재”라며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인한 의료사고 발생 시 외국 의사에게 국내 의료법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비현실적인 의료수가, 각종 민ᆞ형사 소송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의료환경, 비정상적인 의료전달체계에 직업선택의 자유마저 보장해주지 않고 있다”며 “외국 의사단체에서 한국의사들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실력있는 외국 의사가 대한민국에 근무하기 위해 올 것이라 생각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오히려 “개정된 의료법을 통해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하게 될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는 부모 찬스로 외국 의대를 졸업했으나 대한민국 의사 국가고시는 합격하지 못하던 특정 계층에게 국내 의료행위를 허용해주는 법으로만 이용될 것”이라며 “비현실적이고, 특정계층만을 위하면서 각종 의료사고 발생 가능성을 내포한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