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5-18 06:01 (토)
치과보험, 고객들만 '손해' 보는 게임
상태바
치과보험, 고객들만 '손해' 보는 게임
  • 의약뉴스 하상범 기자
  • 승인 2009.04.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년 지나야 적용... 지급 비용 진료비 못 미쳐

치과보험이 성업 중이다. 그러나 이들 보험들이 제 역할을 못해 원성이 자자하다.

라이나 생명은 임플란트와 틀니를 지원하는 보험을 판매 중이다. 이 보험은 치아에 대한 높은 관심에 힘입어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라이나 측은 현재 가입자 수가 8만 명에 달한다며 자신에 차 있는 모습이다.

에이스화재의 치아안심보험은 충치, 치주질환, 잇몸병, 이 시림, 사랑니 제거 등의 일상적인 치아 질환을 다루고 있다. AIG, ING 생명 등도 치과보험이 일부 적용되는 보험상품을 시판하고 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치과보험을 운영한 곳은 라이나 생명이다. 임플란트 100만원이라는 문구로 광고를 시작한 라이나 생명 측은 보험료 2만~3만원을 받고 임플란트와 틀니를 100만원, 브릿지(고정성 가공의치)는 50만원에 지원하는 보험 상품을 지난해 선보였다.

하지만 이 보험상품은 치아를 발치하는 최악의 조건을 가정한 상품이다. 일반적인 치아질환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임플란트, 브릿지가 아니면 발치를 하더라도 보장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100%보장을 받으려면 가입 후 2년이 지나야 한다. 현재 가입자들은 2010년이나 되어서야 비로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다. 치과의사들과 충분한 검토 끝에 상정된 진료비가 아니기 때문이다. 라이나 생명 측은 치과의사들과 충분한 검토 끝에 보장금액을 산정했다고 밝혔으나 치과의사협회에서는 라이나 측의 상품 발매 후에야 이 사실을 파악했다. 관련 단체와 일체의 논의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라이나 측은 구체적으로 누구와 논의를 거쳐 보장금액을 결정했는지 구체적으로도 밝히지 않았다. 담당자가 밝힌 것은 ‘치과계 관계자’라는 애매모호하고 불성실한 답변뿐이었다.

치협 측에선 어떻게 보험료와 진료비를 산정했는지 알 수 없지만 100만원으로는 제대로 된 임플란트 시술 혜택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개원가에서 형성된 임플란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이지만 대체로 150만 원 선에서 가격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험상품들이 1년이 지나야 50%, 2년 후에야 100%를 지급한다는 규정을 내걸고 있어 가입 후 2년 동안은 제대로 된 보험금 지급을 기대할 수 없다.

에이스 화재의 치과보험은 가입후 90일 이후부터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보장 금액이 4~5만 원 정도로 푼돈에 가깝다는 것이다.

보험에서 지급되는 진료비는 일상 치아질환을 보장한다는 카피 문구가 무색하게도 일선 치과에서 받는 진료비를 완전히 충당하지 못한다.

치석제거에 4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고작이며 근관치료를 보장한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이에 따른 보철치료에 대해선 가장 가격이 싼 아말감 충전 보장 외에는 별다른 보장이 없다.

이들 보험사들의 광고와 영업행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케이블과 온라인을 통해 치아질환 대부분을 보장할 것처럼 홍보하고 있으나 보험금 지급거부와 관련된 중요한 사안들은 제대로 홍보가 되고 있지 않다.

치과에서 보험이 늦게 적용된 것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대상이 일반 의료계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보험료에 비해 지급할 진료비가 상대적으로 많아 손해율이 높다는 점 때문에 업계에서도 한동안 치과보험 출시를 기피해왔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치아보험의 계약구조는 고객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금 지급로 손해율이 높아지면 업체들은 갱신보험료를 인상하면 그만”이라며 현재 출시된 치과보험들도 손해율이 높아지면 고객들이 내는 갱신보험료로 이를 충당하려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조건 가입하기보다는 선택적으로 필요한 사항에 한해 신중히 가입을 하는 것이 그나마 나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