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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앞두고 있는데 의협 전ㆍ현직 임원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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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앞두고 있는데 의협 전ㆍ현직 임원 ‘설전’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9.0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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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전 의협회장 저격 글에 박홍준 서울시醫 회장 ‘상왕’으로 일침

정부가 추진하는 4대악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의료계가 총파업을 불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협 전ㆍ현직 임원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노환규 전 의협회장의 페이스북(왼쪽)과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의 페이스북.
▲ 노환규 전 의협회장의 페이스북(왼쪽)과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의 페이스북.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전 회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특별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을 겨냥한 저격글을 올렸다.

노 전 회장은 “의료계가 단합해 대정부투쟁을 이어가는 이 위중한 시기에 박홍준 회장을 수차례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 때문에 ‘내부총질을 중단하라’는 비난도 받았다”며 “그를 저격한 이유는 차기 의사협회장에 도전하는 유력한 후보이면서 이번 의사들의 투쟁을 내면적으로 반대하고 방해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는 말끝마다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고 외쳤다”고 밝혔다.

그러던 박 회장이 속마음을 서울시의사의 날 기념식에서 드러냈다는 게 노 전 회장의 설명이다.

해당 기념식에서 박 회장은 ‘의료계가 시대 흐름에 따르지 못하면 이기주의적인 집단이라는 위치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될 것’, ‘의대정원 증원이나 원격진료 도입 등의 이슈에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답이 결사반대나 저지, 총파업인데, 이를 계속 반복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박 회장의 말이 맞다”며 “의대정원 원격진료 도입이 시대 흐름이라는 말이며 이를 계속 반대한다면 이기주의적인 집단으로 매도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전 회장의 박홍준 회장 저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7월에도 최대집 의협회장의 차기 회장 선거 불출마 선언을 두고 박 회장을 염두에 둔 글을 페이스북에 게재한 바 있다.

당시 노 전 회장은 “의사협회장이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는데, 차기 선거 ‘불출마 선언’은 왜 필요했던 것일까”라며 “차기 선거에 나서는 시도의사회장들이 ‘협회장이 투쟁에 성공하면 재선에 나서거나 성공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투쟁에 비협조하는 관행’을 막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울시의사회장은 16개 시도의사회장들 중 영향력이 가장 크다. 서울시장이 대통령 출마의 디딤판이 되듯이 서울시의사회장도 대부분의 경우 의사협회장에 도전해왔다”며 “따라서 서울시의사회장은 현직 협회장이 재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경우 협회장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협회장의 성공은 곧 의협의 성공이 되기 때문에 의협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지난 2014년 대정부 투쟁 시, 나는 ‘재선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반복해서 공표하면서 ‘성공적인 투쟁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믿지 않았다. ‘지지율 80%의 회장이 반드시 재선에 나설 것’이라고 생각해, 대의원 개혁에 나선 나를 탄핵했다”고 지적했다.

노 전 회장은 “구태가 반복되는 게 안타깝고 이런 현실이 비참하다”면서 “그래도 악법은 저지돼야 한다. 어떻게든 저지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노 전 회장의 저격글에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박홍준 회장이 반박글을 올리며 맞불을 놨다.

박 회장은 “의료계 투쟁과 코로나 2차 웨이브가 한참인데도 선거시계는 돌아가고 있는가 보다”며 “상왕자리 지키려 초조한지, 무엇에 쫒기는 건지 모르겠지만 전 의협회장이란 분이 수차례 저격한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더니 급기야는 세 달 전, 의료계가 나아가야할 희망적 미래에 대한 인사말까지 찾아내 이틀 전에 했다고 거짓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편 가르기, 저격한다며 사실 왜곡으로 선동하기, 투쟁에서 보호해야한다고 뒤로 빼놓고 이제는 슬슬 자기사람 띄우기 등 지난 선거에선 이 같은 작전이 통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의료계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서로의 발목을 잡고 갈등만 최고조에 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진정한 의료계의 미래를 위해 이제 그만 구태는 사라져야할 시점이 아닌가”라며 반문한 뒤 “그래도 ‘선거는 선동과 바람이다’라는 불변의 진리를 신봉한다면 의료계는 내부분열로 더욱 추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홍준 회장은 “아무리 흔들어도 서울시의사회는 회원들에게 부여받은 사명을 묵묵히 수행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끝으로 “투쟁투쟁 하시는 분이 2차 총파업 기간 전 직원 하계휴가 가셨다. 혹시 행정명령 피하려고 휴가라고 일부러 쓰신 건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 노환규 전 회장의 페이스북.
▲ 노환규 전 회장의 페이스북.

한편, 노환규 전 회장은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박 회장과 관련해 본인이 실수했다고 인정했다.

노 전 회장은 “오늘 지인이 아래 기사를 보내주어, 월을 확인하지 않고 날짜만 보고서 엊그제 열린 행사의 발언인 줄 알았다”며 “3개월 전 기사라고 하여 확인해보니, 3개월 전 기사가 맞았다. 오류가 있었던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3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의대증원과 원격진료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입장은 다르지 않다”며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에 반대한다고 의사들이 이기주의 집단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도 변함없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시의사회는 25개 구의사회로 이뤄져 있고, 구의사회 중에는 어지간한 시도의사회보다도 규모가 큰 의사회도 있다. 서울시의사회장의 역할은 크고 중요하다”며 “겉으로는 힘을 보태는 척 하면서 뒤로는 구의사회 독려하는 역할을 게을리한 걸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6년 전 일어났던 일이 되풀이 되는 것을 막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시기가 부적절했음을 인정한다. 6년 전 기억이 오버랩돼 앞뒤 생각 없이 포스팅을 올렸다”며 “전직 의사협회장이 현직 서울시의사회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볼썽사나운 일은 이제 오늘로 그만두겠다. 사람에 대한 실망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그런다고 바뀌는 것이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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