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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디보ㆍ키트루다 급여화 논란, 환자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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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디보ㆍ키트루다 급여화 논란, 환자만 피해”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5.1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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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제약사 앞 기자회견...재정당국-제약사 약값 힘겨루기 비판

비소세포폐암ㆍ신장암 등의 치료제로 건보 급여기준 확대 논의가 진행 중인 면역항암제 옵디보ㆍ키트루다가 정부와 제약사의 약값 힘겨루기에 미뤄지고 있다. 이에 환자단체에서 환자가 피해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14일 한국오노약품공업 앞에서 ‘면역항암제 옵디보ㆍ키트루다 건강보험 급여기준 확대 위해 한국오노ㆍBMS와 한국MSD에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한국오노약품공업 앞에서 ‘면역항암제 옵디보ㆍ키트루다 건강보험 급여기준 확대 위해 한국오노ㆍBMS와 한국MSD에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한국오노약품공업 앞에서 ‘면역항암제 옵디보ㆍ키트루다 건강보험 급여기준 확대 위해 한국오노ㆍBMS와 한국MSD에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비소세포폐암ㆍ신장암 등 생명과 직결된 질환들의 2차 치료제 또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확대하는 절차가 진행 중인 한국오노ㆍBMS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한국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고가약 논란과 재정분담 논란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면역항암제의 건강보험 급여화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비소세포폐암ㆍ신장암ㆍ위암 등의 환자들은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이에 환자단체연합회와 소속 환자단체들이 합리적인 면역항암제 재정분담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됐다.

환자단체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거나 연장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돼 시판되고 있다면 환자는 그 신약으로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최근 시판되고 있는 신약의 한 달 약값은 보통 수백만원이고, 천만원이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1회 치료에 수천만원, 심지어 수억원 하는 신약도 있어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전무죄ㆍ무전유죄’(有錢無罪ㆍ無錢有罪)라는 말처럼 이제 ‘돈이 있으면 병이 없고, 돈이 없으면 병이 있다’라는 의미의 ‘유전무병ㆍ무전유병’(有錢無病ㆍ無錢有病)이라는 신조어도 생길 지경이라는 게 환자단체의 설명이다.

지난 2001년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이 출시되면서 이전의 부작용이 많고, 효과가 적은 ‘화학항암제’ 시대에서 암세포만 공격해 효과는 좋으면서 부작용이 적은 ‘표적항암제’ 시대를 맞았다.

2015년에는 특정한 유전자에 반응해 일부 암환자에게만 작용하지만, 효과가 표적항암제에 비해 획기적이고 부작용도 적은 ‘면역항암제’로 암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3월 20일 MSD의 키트루다와 오노약품공업ㆍBMS의 옵디보가 ‘비소세포폐암’과 ‘흑색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시대의 문을 열었고, 최근에는 로슈의 ‘티센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 BMS의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뮤맙) 등 새 면역항암제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적응증도 ‘비소세포폐암ㆍ흑색종’에서 ‘호지킨림프종ㆍ두경부암ㆍ신장암ㆍ방광암ㆍ위암ㆍ식도암ㆍ유방암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환자단체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비소세포폐암ㆍ흑색종ㆍ방광암 적응증을 제외한 다른 적응증의 면역항암제로 치료를 받고 현재까지 살아있는 암환자들은 이미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이 넘는 고액의 약값을 지불했다”며 “고액의 약값을 지불할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은 저소득층 환자들이나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암환자들은 신약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상당수가 사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명과 직결된 면역항암제를 신속히 건강보험 급여화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암환자를 살리는 것에 재정당국과 제약사의 이해가 다를 리는 없다”며 “그러나 높은 약값을 받으려는 제약사와 건강보험 재정을 절약하려는 재정당국은 현재 면역항암제 건강보험 급여기준 확대를 놓고 대치상태를 이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열린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는 면역항암제 옵디보에 대해 호지킨림프종ㆍ두경부암 2개 적응증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기준만 수용했고, 신장암ㆍ위암에 대해선 수용하지 않았다.

키트루다에 대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급여기준 확대도 수용하지 않았지만, 암질환심의위원회는 제약사에 대해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는 소식이다.

이에 환자단체는 “생명보다 귀한 것은 없다. 제약사도 신약을 개발하고 시판하는 이유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면 재정당국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재정당국과 제약사의 힘겨루기에 환자가 더 이상은 피해를 보는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고 주장했다.

▲ 면역항암제 치료 환자가 발언하고 있다.
▲ 면역항암제 치료 환자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면역항암제 치료 환자 A씨는 “신장암 4기에 뇌, 척추, 폐 등에 전이가 된 중증환자로, 옵디보를 14차까지 맞고 있다. 매달 520만원이라는 돈을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며 “이전에 투여받은 항암제들이 다 효과가 없어서 작년 9월에 옵디보를 처방받았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사람 목숨이 중요하지 돈이 뭐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모든 암환자들은 내가 죽은 다음 내 가족은 어떻게 해야하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항암제가 생명을 연장하는 것에 그치고, 가족들이 메디푸어가 되어 고통을 받는다면 고가의 항암제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나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버티겠지만 환우회 중에 그 돈이 없어서 죽은 분들이 많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듣기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제약사는 신장암 환자 수가 많지 않고, 치료약이 많아서 이 약이 보험이 되기 어렵다고 한다”며 “환자가 많고 적고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에겐 그게 전부다. 자신과 가족이 암에 걸려도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목숨이라는 가치가 돈 때문에 좌절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이와 함께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사람이 살릴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됐는데도 불구하고 해당되는 환자들은 이를 사용하기 어렵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의 약가 정책의 현실이고 환자들의 현실”이라며 “대학병원에 가게 되면 살 수 있는 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그 약을 사용하고, 누구는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신약이 개발되고 더 좋은 약이 나올수록 환자들이 기뻐해야하는데, 돈 있는 사람은 기뻐하고, 돈 없는 사람은 절망할 수밖에 없는 이러한 현실을 그냥 둬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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