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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라니티딘 사태 식약처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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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라니티딘 사태 식약처 규탄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10.0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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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기자회견 열어...내실 기해야 질타

최근 라니티딘 사태와 관련, 의협이 담당부처인 식약처를 강력히 규탄했다. 발사르탄 사태에 이어 라니티딘까지 식약처의 발암행정을 이제는 개선해야한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1일 국회 정론관에서 ‘라니티딘 사태 관련-의협·자유한국당 보건복지위원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 유재중 의원, 윤종필 의원이 참석했으며, 의협에는 최 회장 외에 방상혁 상근부회장, 김대하 의무이사겸홍보이사, 박종혁 홍보이사겸대변인이 참석했다.

앞서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 잔탁 등 일부 라니티딘 계열에서 발암 우려 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히스타민 수용체를 차단해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라니티딘은 위염 등 소화기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 발암 추정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NDMA는 지난 해 발사르탄 계열 혈압약에서도 검출돼 전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지난달 16일 “잔탁에 사용하는 원료제조소에서 생산된 라니티딘을 검사한 결과, NDMA가 검출되지 않았으며, 외국과는 검사 결과가 달라 큰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지난달 26일 “수입 또는 국내 제조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전수 조사 결과 원료의약품(7종)에서 NDMA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해 검출돼 라니티딘 사용 완제의약품 269품목 잠정 제조·수입·판매 및 처방 중지한다”면서 10일 만에 입장을 뒤집었다.

식약처의 이 같은 입장 번복으로 인해 일선 의료기관이 큰 혼란을 겪고 있고, 환자들은 불안에 빠진 상황. 이에 최대집 회장은 “이번 라니티딘 사태는 대한민국 󰡐의약품 안전관리󰡑의 총체적 위기를 그대로 보여준 참사”라고 지적했다.

▲ 의협 최대집 회장(가운데) 등 집행부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150만명의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는 다빈도 처방 의약품의 위험성을 식약처 스스로 먼저 알아내려는 노력 없이, 오직 미국과 유럽 등 외국의 발표 결과에 따라 뒤늦게 조사에 나섰다”며 “이는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와 동일한 것으로, 매번 이렇게 외국의 발표 결과에만 의존해야 한다면 과연 식약처는 왜 존재하는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 16일 발표 시에는 먼저 시행한 검사결과에서 문제의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했다가 10일 만에 원료의약품 7종에서 모두 NDMA가 검출됐다며 전면적인 판매와 처방 금지 조치를 내렸다”며 “이 과정에서 엄청난 혼란이 야기됐다. 정확한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확인해서 조치해도 늦지 않은데 신속히 대처하는 척하기 위해서 일부 검사결과만 발표했다가 스스로 입장을 뒤집은 꼴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발사르탄 사태’때도 주말에 발표했다가 월요일부터 의료기관이 마비가 되는 혼란이 있었고, 처음 발표했던 의약품 리스트가 축소돼 다시 혼란을 유발하는 등, 보여주기에 급급한 아마추어 행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최 회장은 식약처의 ‘무능’보다 ‘안이한 태도’를 더 문제 삼았다. 발사르탄 사태 때 어설픈 대처로 비난을 받으면서 ‘신속한 대처’였다며 자화자찬을 하더니 이번에도 스스로 칭찬을 하고 있다는 것.

그는 “발사르탄 사태 때 국민과 의료인들에게 혼란을 줬으면서 제대로 된 대응 매뉴얼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며 “발암물질보다도 더 분노하게 하는 것은 이런 식약처의 무능하면서도 뻔뻔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이번 사태로 식약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고, 식약처가 허가해준 약을 믿고 처방한 의사들의 불신 역시 마찬가지”라며 “환자와 함께 의사 역시 이번 사태의 피해자이지만, 현장에서 쏟아지는 환자들의 의문과 불만, 오해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 의사들의 몫”이라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식약처에 ‘의료계가 언제까지 식약처의 ‘발암행정’의 피해자가 돼야 하는 것인지, 근본적인 혁신은 정말 불가능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일갈했다.

이와 함께 최대집 회장은 “어설픈 대응만 하고 자화자찬할 게 아니라 국민과 의사가 믿을 수 있는 식약처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며 “발사르탄에 이어 라니티딘까지 중대한 사태가 두 번이나 반복됐다는 것은 조직과 시스템에 중대한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문제를 찾아 개선하고 전문인력 확보와 조직개편을 통해 식약처가 의료계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국민건강 수호의 파트너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며 “정부와 국회 역시 식약처가 내실을 기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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