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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안혜선 사회참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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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안혜선 사회참여이사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8.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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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이어 캄보디아서 의료문화봉사 나눴지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13개 보건의약단체와 보건복지부가 참여하고 있는 보건의약단체 사회공헌협의회(사공협)이 지난 2015년 네팔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에서 의료문화봉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사공협이 찾은 곳은 캄보디아 따께오주 뜨레앙 지역으로 수도 프놈펜에서 동남으로 80㎞ 떨어진 곳으로, 대부분 망고, 파파야, 벼농사를 짓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다.

이곳은 보건소는 있지만 무료가 아니어서 주민들은 병원비를 낼 돈이 없으면 아파도 참는다.

대한의사협회 안혜선 사회참여이사(보건의약단체 사회공헌협의회 중앙위원장, 삼성서울병원 병리과)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뜨레앙 주민들에게 어떤 진료와 문화봉사활동을 펼쳤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줬다.

◆2015년 네팔에 이은, 4년만의 해외 의료봉사

사공협은 지난 10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발대식을 개최하고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이번 사공협 봉사단은 의사·한의사·약사·간호사·임상병리사·행정요원 등 회원단체 임직원 26명으로 구성됐으며, 캄보디아 뜨레앙 지역에서 의료문화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2015년 네팔로 해외의료봉사를 진행했던 이유는 당시 네팔에 발생한 대규모의 지진으로 인한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의협은 새 회장이 취임하는 등 상당히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네팔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해 의협이 도움을 줘야한다는 의견들이 많았던 상황이었다.

당시 추무진 회장으로부터 사회참여이사직을 제의받은 안혜선 이사는 임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네팔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 규모를 알아보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알아보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로부터 4년여만에 다시 진행하게 된 해외의료봉사를 캄보디아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안혜선 이사는 “캄보디아는 각 지역마다 보건소가 있지만 무료가 아니며, 병원비를 낼 돈이 없어 아파도 참으며 병원에 못가는 상황이었다. 또한 영양실조와 비위생적 환경으로 인해 여러 질병에 노출돼 있었다”며 “캄보디아는 우리나라 해외의료 봉사단체가 많이 찾는 곳이어서 한 번도 의료봉사 혜택을 받지 못한 곳을 수소문해 뜨레앙 지역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 이사는 “지난 2017년 캄보디아 CEN(Cambodia Education Network)의 대표가 의협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부터 캄보디아를 염두에 뒀다. 뜨레앙이 최종 확정된 것은 지난 2월 사공협 중앙위원회였고, 이때부터 방문 준비에 들어가 4월에는 사전답사를 다녀왔다”며 “캄보디아는 우리나라와 시차가 두 시간 밖에 나지 않고 기후와 식문화도 비슷해 봉사활동을 진행하기에 매우 좋은 곳이라 판단됐다”고 전했다.

그렇게 올해 3차 사공협 캄보디아 의료봉사는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의협에선 4명의 의료진과 2명의 행정직원이 참여했고,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 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각 단체에서 26명이 참여했다.

봉사활동은 지난 10일 프놈펜 공항에 도착, 11일 뜨레앙으로 이동한 후, 의료문화봉사를 준비했고, 12일에는 오프닝 세레모니를 진행했다. 사전답사에서 뜨레앙 지역에 있던 헬스센터 10여곳 중 한 곳을 선택했는데, 위생상태가 너무 열악해 미리 청소를 했음에도 한 번 더 청소를 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안 이사는 “사전답사 때 뜨레앙 지역에는 헬스센터가 10군데가 있는데 최초에는 이 센터를 모두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그렇게 되면 잠깐 있다가 짐을 싸서 또 옮겨야 하는 등 시간 소모가 많으니 가장 중심부에 있는 센터에서 머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진료하는 동안 약 1300여명의 주민들이 찾았다. 대부분 뜨레앙 인근 주민과 현지 학생자원봉사자들이었다”며 “이번에 내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한의과 진료를 하고, 혈액검사, 영양수액주사, 초음파 검사, 투약 등이 이뤄졌다. 검사 및 처치 건수는 약 4100건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참여하는 모든 어린이들에게는 칫솔과 치약을 나눠주며, 사진봉사, 타투스티커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 봉사도 수행했다.

안 이사는 “이런 와중에서 사공협이 방문한 진료 첫날 만삭 임산부가 찾아왔는데 센터에서 하루 지내는 사이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낳은 후 바로 퇴원하는 모습을 보니 짠했다”며 “진료 첫날 만난 아이라서 ‘럭키 베이비’라고 축하했고, 금일봉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번은 코에서 피를 흘리며 방문한 환자가 있어 놀랬는데, 수액을 놔줬더니 입에서 피를 토했다. 그래서 인근 병원으로 보냈다”며 “알고보니 알코올 중독자로 헬스센터 단골 환자였다. 봉사단원들이 많이 놀랐었다”고 전했다.

뜨레앙에서 겪었던 어려운 점에 대해 안 이사는 “위생상태도 나쁘고, 날씨도 더웠지만 무엇보다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았다. 아침에는 컵라면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고, 점심은 프놈펜에서 도시락을 주문해서 먹었다”며 “문제는 저녁이었는데 인근 식당에서 해결하려고 했지만 머무는 동안 볶음밥만 계속 먹었다. 그래서 단원들 사이에서 ‘뜨레앙이라 쓰고 볶음밥이라고 읽는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캄보디아 뜨레앙에서 느낀 점은?

캄보디아는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크메르 루주 정권이 일명 ‘킬링필드’라는 대량 학살 사건을 일으켜, 한 세대의 인구 공백이 있다.

당시 고등교육 이상을 받은 캄보디아 국민은 말살됐는데, 그저 안경을 써서 지식인처럼 보인다고 붙잡아 집어넣은 사례도 있을 정도였다. 이 지식인 학살은 중국의 문화대혁명처럼 캄보디아 교육에 크나큰 ‘단절’을 가져왔다.

이로 인해 캄보디아는 최빈국으로 전락했으며, 의사 등 전문직의 부족으로 유아사망률이 높고, 에이즈에 의한 사망률도 높은 편이기에 외국의 의료 지원이 절실한 현실이다.

안 이사는 “일할 사람이 없는 나라라는 점을 느꼈다. 이 당시의 사건에서 서로의 가족을 밀고하고 친척을 죽이는 등의 이유로 여파가 남아 정신질환자을 앓는 사람이 많은 국가”라며 “그래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자손을 만나게 하는 힐링 프로그램도 있었다. 이번 봉사활동 때 정신과 약을 많이 챙겨갔다”고 말했다.

◆다음 해외의료봉사를 위한 보완점은?

안혜선 이사는 2015년 네팔, 2019년 캄보디아 두 번의 해외의료봉사를 통해 여러 보완점을 생각하게 됐다고 되짚었다.

안 이사는 “네팔 때보다 이번 캄보디아를 갈 때는 과별로 업무분장을 하는 등 좀 더 다양하게 준비했다. 네팔 때는 현지에 대한 경험이 많은 원장님이 있어서 그 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 이번에는 사공협이 좀 더 많이 준비했다”며 “다음에는 의료진이 좀 더 찾여했으면 하고, 행정직원을 포함해 최소한 30명 이상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공협은 분기마다 봉사활동을 진행, 1년에 총 4번의 봉사활동을 하는데, 의료봉사를 2번, 일반봉사를 2번 한다”며 “국내 의료봉사를 할 때는 우리나라에 무의촌이 없는 지역이 거의 없기 때문에 촉탁의가 없는 한센인 마을 등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곳을 주로 방문한다. 아무리 의료봉사라고 해도 주변 의료기관에 피해를 줘선 안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광복절이 있는 주간에 다녀온 해외봉사인 만큼 국내의 봉사활동과는 또 다른 애국심이 생겼다”며 “이번 해외의료봉사가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의약단체 사회공헌협의회는 지난 2006년부터 복지부와 15개 보건의약단체가 참여, 직역간 상호 신뢰 및 협력을 통해 소회된 이웃의 건강한 생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발족했다.

사공협에는 보건복지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대한한방병원협회, 대한약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건강관리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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