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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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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07.3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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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협 회장으로서 뜻 깊고도 무거웠던 한 해

무덥고 습한 바람이 불던 7월 30일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을 만난 곳은 인천노동복지합동청사 앞이었다.

지난 2월 가천대 길병원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故신형록 전공의에 대한 산재 승인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한창 진행 중이었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이 마무리 된 이후, 인근 카페에서 이승우 회장을 따로 만날 수 있었다. 지난해 8월 대전협을 이끌 새 회장으로 당선된 지 어느덧 1년, 이제 임기를 마무리할 시기를 앞둔 이승우 회장은 지난 1년을 “뜻 깊고도 무거웠던 한 해”라고 평했다.

이 회장은 “회장 임기 1년 보다는 3년간 대전협 활동을 마무리하는 게 더 와닿는다. 전공의 생활과 대전협을 분리해 생각하는 게 어려울 정도로 전공의 생활 자체가 대전협 생활이었다”며 “특히 회장으로서 맞이한 1년은 남달랐는데, 그만큼 뜻 깊고 무거웠다. 의료계의 한 직역단체의 대표로서 목소리를 내고, 내 말 하나가 전체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밝혔다.

 

◇임기 중 기억에 남는 일들은?
지난 1년간 회무를 돌이켜본 이승우 회장은 가장 잘한 회무로 전공의에 대한 폭력·성희롱과 관련된 이슈를 꼽았다.

이 회장은 “전공의의 안전은 회장이 됐을 때 내세웠던 공약이었고, 저 이전의 많은 회장들도 이에 대해 노력을 했었다”며 “전공의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는 공약이 내게 가장 와닿았던 것은 대전협 복지이사 시절에 너무 많은 민원을 접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내 동료들이 이런 일을 당해서 화도 많이 났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후 대전협 부회장을 거쳐 회장이 됐는데, 운이 좋게도 내가 회장이 된 이후인 지난해 11월 전공의 폭력·성희롱 예방 및 관리라는 보건복지부의 지침이 나왔고, 그것이 수련병원으로 하달됐다”며 “예전에는 전공의들이 피해를 당했어도 말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보고를 해야하고, 실제 병원에서 징계를 해야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지침이 복지부에서 내려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전공의법 개정안도 통과됐다”며 “이동수련에 대한 부분, 지도전문의 자격 등이 포함됐는데, 현장에 있는 전공의들이 그런 피해를 입어도 가해자와 같이 근무하고 수련을 받아야하는 잘못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지침과 법이 제 임기 때 개정됐다는 점이 한편으로 뿌듯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회장은 “한편으론 애초에 의료계 내에서 윤리적으로 자정을 하려고 노력했으면 복지부의 지침이나 국회에서 법이 만들어지지 않았을텐데, 법이 만들어지기까지 왔을까라는 아쉬움이 있다”며 “행정부와 입법부가 개입할 때까지 의료계의 잘못된 문화를 고치지 못했다는 건 많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년 간의 회무 중 가장 아쉬운 건 어떤 것일까? 이승우 회장은 故신형록 전공의에 대한 일이 가장 아쉬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故신형록 전공의를 생각하면 만감이 교차한다”며 “안타까운 죽음인데도 불구하고 故신형록 전공의가 사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이슈가 됐고, 국민들이 故신형록 전공의의 죽음에 대해 알까라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그는 “故윤한덕 센터장도 매우 훌륭한 분이시고 언론에서도 많이 다뤄져서 의사가 아닌 제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도 故윤한덕 센터장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며 “故신형록 전공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대전협 회장으로서 이 사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30일) 관련 기자회견을 했고, 제가 산재를 주는 것도 아니지만 故신형록 전공의가 산재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인 것 같다”며 “실제로 현장의 전공의들은 故신형록 전공의와 같은 일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대전협이 더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전협 뿐만 아니라 정부나 병원도 지금처럼 무책임한 태도로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 병원의 책임으로 돌리는 게 아니라 좀 더 나은 수련환경을 만들도록 함께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 이승우 회장은 지난 30일 인천노동복지합동청사 앞에서 故신형록 전공의의 죽음에 대한 산재 승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총파업, 선배들을 믿고 따를 수 있어야
전국의사 총파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승우 회장은 무엇보다 후배들이 선배들을 믿고 따를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오는 8~9월 경에 전국의사 총파업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위한 전초전으로 8월 중에 전국의사 대표자대회를 개최하겠다고 한 바 있다.

최 회장의 전국의사 총파업을 선언했을 때, 대전협은 투쟁에는 동참하겠다고 했지만 총파업 등 단체행동에 대한 논의는 오는 8월 대전협 임시총회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승우 회장은 “예전엔 투쟁까지 해야 하나는 생각을 했었지만, 최근 단위병원 전공의협의회의 성명서까지 나올 정도로 현장의 전공의들은 힘들어하고 있다”며 “지금 전공의들은 그냥 묵묵히 희생하거나, 분노를 폭발하거나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들이 분노를 표출하는 걸 꺼리는 건 바로 옆에 환자가 있기 때문이다. 환자를 두고 진료현장을 떠날 수 없기 때문에 투쟁, 총파업을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와 이야기를 해보면서 느낀 점은 정부의 모든 정책이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전문가인 의사의 의견도 없이 흘러가는 정책이 많고, 최근에는 원격의료까지 다시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점점 전공의들의 의견이 행동으로 보여줘야한다는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 현장의 전공의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지역에 일일이 찾아가봤는데, 일부 지역 전공의들은 총파업 날짜가 결정되고 가자고 하면 바로 가겠다는 의견까지 줬다”며 “다른 전공의들은 총파업을 하면 국민들이 과연 그걸 좋게 보겠는가라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번에 대전협 임시총회를 열겠다고 하는 것은 임시총회 전에 새로운 대전협 회장이 선출되고, 대전협의 최고 의결기구인 총회에서 현장 전공의, 대표자들을 모아 끝장토론을 하기 위해서이다”며 “떼쓰기가 아닌 투쟁을 어떻게 할 것인지, 로드맵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한 자리다. 그 정도 기간이면 충분히 선배 의사들도 의견들이 정리될 거란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드는 생각은 선배들이 앞장서서 정부의 부당한 의료정책이나 제도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선배들이 솔선수범해줘야 후배들이 믿고 따를 거라 본다”며 “ 의협과 같은 선배들이 젊은 의사들에게 이번 투쟁은 어떻게 진행될 것이고, 무엇을 얻기 위한 것인지 관련된 로드맵을 보여주면서 함께 하자고 제안했을 때 후배들도 두려움을 떨치고 믿고 따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집행부, 회원들에게 바라는 점은?
이승우 회장은 차기 집행부에게 “더 많은 전공의들이 대전협 회무에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해줄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전공의 회원들이 대전협 회무를 잘 알고 관심을 갖도록, 그간 직접 지역에 내려가 해당 지역의 전공의들을 만나려고 노력했다”며 “대전협 등 의료계 관련 기사들도 현장의 전공의들이 바빠서 제대로 접하지 못하기 때문에 메일 등을 통해 볼 수 있도록 뉴스를 공급했다. 이는 회원과 집행부가 조금이라도 가까이 할 수 있기 위함인데, 이런 노력들을 이어나가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대협, 대공협 등과 함께 서로 자주 토론하고 모임을 갖는 등 많은 자리를 마련했으면 한다”며 “젊은 의사들이 함께 모여 논의하고 토론을 한다면 집행부 임기가 끝나더라도 더욱 강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 회원들에게 “항상 저를 믿고 지지해주셔서 감사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항상 새겨듣는 말인데,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보다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란 말이 있다. 침묵보다는 좀 더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내고 직접 참여했으면 한다”며 “우리의 미래를 우리가 꾸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현장을 바꿀 수 있는 길”이라고 전했다.

그는 “어려운 일이 있으면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말고 곁에 있는 동료나 대전협과 함께 했으면 한다”며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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