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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기 예산으로 튀김기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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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기 예산으로 튀김기 구입
  • 의약뉴스
  • 승인 2005.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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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예산 ‘편법, 무원칙’

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김정숙)의 예산집행과 편성의 편법과 무원칙이 도를 넘어 식품안전행정에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고경화의원이 식약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고 3일 발표했다.

식약청의 2004년 자산구입비 내역변경은 평균 43.96%에 이르고 있다. 독성연구원의 경우 물품구입비 변경 내역이 70%에 달하며, 100% 내역 변경된 부서는 통상정보팀, 연구기획지원팀, 식품안전국, 마약관리팀 등 4개 부서다.

통상정보팀은 당초 예산 신청은 전자복사기1대, 도서검색컴퓨터2대, LCD프로젝트 1대였지만 실제집행은 옷장, 장식장, 찬장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됐다.

연구기획지원팀은 애초에 사무용 컴퓨터 2대를 신청하고 실제로는 믹서기, 튀김기, CD플레이어 등을 구입했다.

식품안전국도 복사기 1대와 FAX 1대를 신청하고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선풍기 등 구입했다. 마약관리팀은 복사기 1대를 신청하고는 커피받침대, 탁자 등을 구입했다.

더구나 2006년도 예산편성안도 2004년도의 전철을 반복할 징후가 보이고 있다. 노후 컴퓨터 300대 교체를 위해 3억6천만원 편성했지만 교체분 300대 중 2002년도 구입분 106대를 점검해본 결과 아무론 문제가 없었다.

복사기 7대 교체를 위해 2,660만원을 신청했지만 교체대상 복사기를 시험해본 결과 원본과 복사본이 완벽하게 똑같을 정도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

또한 45평정도의 공간을 사용하는 한 위원회는 캐비넷 10개, 책상 10개, 복사기 등 974만원의 자산구입예산을 편성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식약청의 예산편성이 식의약품행정에 부합하지 않고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도 식약청 예산안을 보면, “식품감시 및 사후관리 예산”의 경우 합동참여동원인원을 285명에서 250명으로 축소했다.

“노후장비 현대화 사업 예산”의 경우에도 전년대비 5억원 삭감된 40억원이 편성되었다. 이는 그동안 식약청이 식품사고가 터질때 마다 발표한 대책들이 얼마나 허구인지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최근 발표한 식약청의 수입식품대책관련 예산은 현 예산안에 전혀 편성되어 있지 않다. 식약청은 “아직도 부처협의중이다”라고만 말하고 있다.

R&D예산의 경우에도 과학기술혁신부(과기부 소속)가 전년 354억원보다 78억원을 증액해 432억원을 책정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R&D예산 중 타 연구부분은 대폭적인 증액을 요구하면서 유독 ‘식품규격 및 안전관리’ 부분만 오히려 전년 85억원보다 2억원 삭감된 83억원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고경화의원은 “식약청은 내용연한을 핑계로 이런 예산을 편성했다고 하지만 지난 7월 18일 개정된 조달청 고시에는 내용연한이 지나도 지장이 없으면 계속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의원은 “이런 낭비성 예산안이 집행된다면 막대한 혈세가 낭비된다”며 “식약청의 예산안이 이렇게 편성된 것은 2004년처럼 일단 책정부터 하고 믹서기, 튀김기, CD플레이어 등의 자산을 구입하기 위한 편법으로 보여진다”고 비난했다.

고의원은 “식약청은 식품사고가 터질 때마다 국민에게 사과도 하지않고 예산타령만 하고 있다”며 “법적근거도 없이 식약청장배 테니스대회에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멀쩡한 홈페이지 개편에 3억5천만원을 낭비하고, 임차불편을 이유로 대전청 신축에 56억원의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예산편성이다”고 지적했다.

고경화의원은 “자산취득비가 본연의 목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개정된 조달청 고시를 준수해야 한다”면서 “식약청 자산취득예산을 심도깊게 심사해 대폭적으로 삭감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고의원은 “식약청 예산으로 왜 믹서기, 튀김기, CD플레이어가 구입되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식약청에 대한 감사원감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nicebong@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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