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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 원인, 국내 연구진 처음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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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 원인, 국내 연구진 처음 규명
  • 의약뉴스
  • 승인 200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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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가 저산소유도인자 기능 마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이경호)은 전신성 진균(곰팡이) 치료시 흔히 나타나는 빈혈의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규명되었다고 2일 밝혔다.

서울의대 약리학교실 저산소 연구팀은 진균 치료제인 “암포테리신-비”가 저산소유도인자(HIF)의 기능을 마비시켜 환자의 빈혈을 악화시킨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저산소유도인자는 조혈 호르몬(EPO) 유전자를 발현시키는 전사인자이며, 아스파라긴 수산화효소(FIH)는 저산소유도인자의 기능을 억제하는 조절 단백질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암포테리신-비가 아스파라긴 수산화효소와 저산소유도인자의 결합을 촉진함으로써 저산소유도인자의 전사기능을 억제하고, 조혈 호르몬 생성을 감소시켜 빈혈을 악화시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이러한 암포테리신-비의 부작용이 아스파라긴 수산화효소 억제제로 치료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진균은 정상인에서는 무좀과 같은 피부질환을 일으키지만,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뇌와 폐 등의 내장에까지 퍼지는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킨다.

이런 경우 “암포테리신-비”라는 약물을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환자들에서 빈혈이 발생한다. 이러한 부작용은 40년 전부터 잘 알려졌으나, 빈혈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도 없었다. 따라서 이런 의문점을 해결한 이번 연구는 학문적으로 그리고 임상적으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편, 저산소유도인자는 암 성장과 혈관생성을 촉진하는 주요 인자로 알려졌기 때문에, 주로 암 관련 분야에서 연구가 돼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저산소유도인자가 약물 부작용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는 점을 새롭게 밝혀냄으로써 약리학분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저산소유도인자를 자극해 조혈 호르몬의 생성을 증가시키면 빈혈치료가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증명함으로써, 새로운 빈혈 치료제 개발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지난 5월부터 보건복지부와 진흥원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연구성과는 지난 9월 27일 혈액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혈액(BLOOD)”의 인터넷 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의 박종완 교수는 “너무나 많은 만성 질환자들이 빈혈로 고생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고, 근본적 처방 없이 빈혈을 그냥 방치한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다”며 빈혈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비단 약물 부작용뿐만 아니라, 만성 질환자의 빈혈 발생에도 저산소유도인자가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 인자를 항진시키는 것이 곧 빈혈의 근본적 치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nicebong@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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