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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대체의학 권위자, 도침 치료 연구 '혹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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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대체의학 권위자, 도침 치료 연구 '혹평'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8.11.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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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교수...“실수·오류 등 모아” 힐난
▲ 영국 엑서터대 에트차르트 에른스트 교수의 블로그 캡처.

정부로부터 연구비 지원을 받아 진행한 도침 치료 관련 연구가 영국 대체의학 권위자에게 ‘혹평’을 받았다. 해당 연구에 대해 “실수, 결함, 오류, 착각 등을 가득 모아 놓았다”고 비판했다.

영국 엑서터대 대체의학과를 설립한 에트차르트 에른스트 교수는 지난달 25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도침 치료 관련 연구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에른스트 교수가 비판한 연구는 대한약침학회가 발행하는 ‘Journal of Pharmacoacupuncture’에 실린 ‘무릎 관절염에서 도침 치료의 효능과 안전성(Efficacy and Safety of Miniscalpel Acupuncture on Knee Osteoarthritis: - A randomized controlled pilot trial.)’ 연구 논문이다.

도침 치료는 1976년 중국 주한장 교수가 개발한 메스 형태의 침(도침)을 이용한 침술이다.

연구진은 24명의 참가자를 모집해 도침 치료 그룹(실험군)과 침 치료 그룹(대조군)으로 나눠, 3주 동안 실험군은 주 1회씩, 실험군은 주 2회씩 치료한 후 통증평가척도(VAS)로 통증을 평가했다. 부수결과(현재 통증의 강도, 뻣뻣함 및 신체 기능)를 SF-MPQ(Short-Form McGill Pain Questionnaire)와 WOMAC(Western Ontario and McMaster Universities Osteoarthritis Index)로 평가했다.

평가는 실험시작 시점과 치료 1주차, 2주차, 3주차 및 5주차(치료 종료 후 2주 후)에 각각 실시했다. 24명의 참가자 중에서 23명이 임상시험을 완주했는데 두 그룹 모두 VAS, SF-MPQ 및 WOMAC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있었다. 실험군과 대조군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고, 심각한 부작용도 없었다. 혈액검사 결과도 정상범위 내였다.

이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도침 요법과 침 치료 모두 무릎 골관절염 환자들의 통증 제어에 비슷한 효과를 냈으며 도침이 더 적은 치료 횟수로 동일한 효과를 냈기 때문에 도침이 통증 완화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며 “이 결과를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 실시는 정당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논문에 대해 에른스트 교수는 “저자들이 엉터리 학술지에 게재하기 위해 선행이라는 이름만 붙인 형편없는 연구”라고 비판했다.

에른스트 교수는 “이 연구는 실수, 결함, 오류, 착각 등을 가득 모아 놓았다”며 “임상시험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속성으로 배우길 원하는 사람에게 이 논문을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도침의 안전성을 연구하겠다는 목표는 실현 불가능하다. 그렇게 되려면 24명이 아닌 2만 4000명이 필요하다”며 “도침의 효능을 연구하겠다는 목표도 실현 불가능하다. 24명보다 훨씬 많은 피험자가 필요하며 가짜 치료를 받는 대조군이 있어야 하고 치료 스케줄도 동일하고 환자에게도 맹검 처리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도침 치료와 침 치료가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 제어에 동일한 효과를 냈다는 연구진의 주장은 왜곡”이라며 “이 말은 두 치료법 모두 특정한 효능을 갖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지만 가짜 치료 대조군과 비교하지 않고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에른스트 교수는 “연구의 설계만 봐도 어떤 의미 있는 결론이 나올 수 없다는 게 분명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 임상시험을 진행한 것 자체가 연구윤리 위반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에른스트 교수는 “‘이 연구는 한국 복지부의 지원금을 받았다’는 각주를 주목해야 한다”며 “이 부처는 연구비 지급 전략을 즉시 재검토해야 하며 비판적 분석 능력이 있는 평가자를 모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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