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근무약사 일자리 별따기
“병원이 이전하고 일반약만으로 약국을 경영하기가 힘들어 근무약사로 나섰는데 일할 곳이 없다.”23일 25년간 약국을 경영하다 지난 7월 폐업신고를 한 장 아무개 약사의 하소연이다. 장 약사는 경영노하우나 의약품 상식, 환자를 대하는 태도 등 자신만의 기술을 다른 곳에서 발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그를 받아주는 약국은 어디에도 없었다.
최근 개국가는 폐업약국이 속출하면서 장 약사와 같은 이유로 일할 의사가 있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황혼’ 근무약사가 늘고 있다. 지방의 경우는 수도권보다 더 심각한 구직난을 겪고 있다.
인구의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 의원들이 서울로 이전하고 지방 의대 출신 의사들이 수도권에서 개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지방 노년층의 근무약 자리를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한 지방의 김 아무개 약사는 “20년 넘게 약국을 운영하고 올 초에 폐업신고를 했다. 근무약사로 일한지 2개월 됐는데 일자리 구하는게 무척 힘들었다”며 “나이도 많은 아저씨를 누가 좋아하겠냐”면서 그간의 힘들었던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약사는 54세의 나이로 자기보다 젊은 관리약사 밑에서 일하고 있다.
김약사는 “환자들은 실력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젊은 약사들을 선호하는게 당연하지만 실제로는 약국까지 경영한 자신들의 경험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 이라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이와관련 한 약국장은 " 젊은 약사를 대하기가 쉽고 환자들도 편하게 생각해 노인 약사보다는 젊은 근무약사를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단 약국 경험이 있는 나이많은 약사를 고용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는 이 약국장은 이같은 사정은 다른 약국장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혼의 근무약사는 이래저래 고달프다.
의약뉴스 박진섭 기자(muzel@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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