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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의사회, 회원에게 돌려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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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의사회, 회원에게 돌려줘야죠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5.06.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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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산부인과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

“우리의 역할은 산부인과의사회를 회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차기 회장 선출을 놓고 불거진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내홍이 시일이 지나면 지날수록 격화되고 있다.

현재 산부인과의사회 중앙회는 지난달 초 정상화대책위원회를 구성, 대의원회를 통해 회장을 선출하려고 하는 반면, 서울·경기·강원지회는 지난달 18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회원 직선제를 통한 회장을 선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양 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의사회의 중요한 행사인 학술대회도 각기 따로 개최하는 등 갈등의 양상은 심해지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경기·강원지회는 동대문 JW메리어트호텔에서 두 번째 학술대회인 합동연수강좌를 따로 개최할 정도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3개 지회장(김동석 서울지회 고문, 선윤수 서울지회장, 이동욱 경기지회장, 박성대 강원지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산부인과의사회의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18년간 쌓인 산의회 부조리, 없앨 때다

먼저 이동욱 경기지회장은 그동안 산부인과의사회에 누적된 불합리한 점에 대해 통렬하게 지적했다.

이 회장은 “산부인과의사회가 생긴지 18년이 됐는데 지난 18년 동안 집행부에서 지명한 후보가 되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정권 교체가 없었다”며 “선관위가 서울지회가 낸 명단을 강제로 바꿔서 서울지회가 회장정지 가처분을 두 번 내서 회장 선거가 무산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 ) 선윤수 서울지회장, 이동욱 경기지회장, 박성대 강원지회장, 김동석 서울지회 고문.

이어 그는 “서울·경기·강원 지회의 입장은 이 회의 회장을 회원들의 손으로 뽑아야한다는 것”이라며 “국민들에 의해 국가가 구성되는 것처럼 회원에 의해 학회가 존재하며, 회원 직선제가 정관이 없다고 해도 회원의 98%가 정관 교체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산의회 선관위는 일반 회원에게 투표를 할 능력이 없다는 건 논리를 펴고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는 산의회 선관위원장이 발언으로 회원에 대해 회장을 검증할 능력이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이동욱 회장은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도 국민이 뽑고 국회의원도 국회가 뽑는데 그렇게 해야만 그 단체가 회원의 눈치를 가장 많이 본다”며 “하지만 산부인과의사회는 회원에 의해 회장이 선출되지 않으니까 회원 눈치를 볼 생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동욱 회장은 “현재 산부인과의사회 중앙회가 정상화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이는 산의회가 자기꺼라고 주장하는 현 집행부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만 포함돼 제대로된 정상화위원회라고 할 수 없다”며 “서울, 경기, 강원 지회장 전부 배제를 했는데 이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그들만의 위원회”라고 질타했다.

선윤수 서울지회장은 “현 집행부가 정상화위원회를 만들자 이쪽도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희망하는 모든 회원을 비대위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서울·경기·강원지회장은 순수성을 위해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고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강조했다.

오로지 산부인과의사회를 회원에게 돌려주는 역할에만 충실할 뿐, 위원장이 회장 선거에 출마를 하게 되면 비대위를 자신의 선거에 정치적으로 이용한 결과밖에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김동석 서울지회 고문은 “지난 학술대회에서 회원 387명에게 직선제 추진 서명을 받았다”며 “최근에는 SNS 등을 통해서 직선제 찬반을 묻고 있고 회원의 98%가 직선제 찬성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노준 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접수

현재 산의회 비대위는 임기가 이미 끝난 박노준 집행부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상태이다. 첫 심리는 다음달 17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동욱 회장은 “박노준 회장의 임기는 지난 4월 19일로 종료가 됐지만 임기 연장 등의 이유로 물러나지 않아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넣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산의회의 재정이 18억이 되는데 이에 대한 문제가 산의회 민주화, 그리고 회장 직선제를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의료계 단체에서 법원으로부터 회장 그만하라는 판결을 처음 받는 불명예를 얻을 수 있지만 이는 해야만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봉식 서울지회 홍보이사도 “산부인과의사회가 회원을 위해서 18년 동안 뭔가 나아지게 한 적이 없다”며 “여기에 산부인과의사회의 예산안을 보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예산지표라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그는 “예산이라고 하는 것은 만약 2000만원을 사용했으면 이에 대한 사용내역이 나와 있고 결산은 그것이 어떻게 집행됐는지에 대해 보고를 받는 것인데 산의회 대의원회라는 곳은 18억이나 되는 예산에 대해 예결산 심의를 5분도 안되서 끝낸다”고 지적했다.

또 비대위는 얼마 전 정상화위원회의 회의록을 입수했는데 여기엔 충격적인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고 비판했다.

서울지회와 경기지회를 각각 4개 권역별로 분할하기로 결의한다는 내용이 회의록에 담겨있었고, 이는 북한에서나 할 법한 짓이라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

또 비대위는 “서울, 경기지회장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데 윤리위원회 임기도 이미 4월 13일에 끝난 상태”라며 “윤리위원회 소집하길래 이를 지적하니 그 자리에서 문서를 위조해서 임기를 2016년으로 바꾸는 황당한 짓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기에 산부인과의사회 홈페이지를 지난달 8일 폐쇄하는 짓도 서슴치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왼쪽부터) 선윤수 서울지회장, 이동욱 경기지회장, 박성대 강원지회장, 신봉식 서울지회 홍보이사.

◆비장의 수, 회원총회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처음 시작됐고,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전 회장이 시도하려다 실패한 회원총회를 산의회 비대위에서 시도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동욱 회장은 “회원총회는 가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데 회원 수가 좀 모호해서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의협에 있는 데이터를 보면 산의회 회원이 3000명 정도 된다고 하지만 실제 회비를 낸 회원은 1300명 정도 된다”고 전했다.

회원총회가 성립하기 위해선 등록된 회원의 절반이 모여야하는데 의협에 등록된 3000명을 기준으로 1500명으로 할지, 회비를 낸 회원인 1300명을 기준으로 700명을 잡아야할지 기준이 모호하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김동석 고문은 “1500명 이상으로 기준을 잡으면 회원총회 근거로는 확실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위임장을 만들어서 소집을 하고 서울, 경기, 강원지회를 합치면 딱 절반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한 박성대 강원지회장도 서울, 경기지회에 뜻을 함께한 이유에 대해 털어놓았다.

박 회장은 “산부인과 운영한지 7년이 됐는데 산부인과의 특성상 의료사고가 발생하게 된다”며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산의회는 전혀 회원 편을 들어주지 않고 모든 걸 회원 혼자 해결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동안 대의원회에 참석하면서 집행부가 잘하는 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대로 뒀다간 산부인과 1, 2년만 하고 그만둘 정도로 심각하다”며 “현 체제로 하면 5년 내에는 문을 닫아야한다”고 지적했다.

◆학술대회는 계속 진행

선윤수 서울지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열면서 중앙회의 압력을 받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선 회장은 “서울·경기·강원지회에서 1차 학술대회를 3월에 처음 개최했고 이번이 두 번째 개최인인데 중앙회에서 방해를 했었다”며 “학술대회 협찬사들에게 협찬에 신중을 기하라고 하면서 3개 지회에는 공문을 보내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가 발병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연기하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서울지회 등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3개지회가 개최하는 학술대회를 중앙회에서 방해한 것으로, 선 회장에 따르면 협찬사들에게 나중에 불이익을 줄 수 있으니까 협찬을 취소하라는 말까지 했던데 이를 업무방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석 고문도 “이번 학술대회에 회원들이 많이 왔는데 회원들에게 민생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회원들에게 민생은 안 돌보고 정쟁만 한다고 비판을 받을 수 있어 회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병행한다는 차원에서 개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을쯤에 3번째 학술대회를 개최해서 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강좌를 많이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윤수 회장은 “진료현장에서 도움이 되는 학술대회가 되어야하기 때문에 이 학술대회는 중앙회의 학술대회와는 달리 어떤 형태로 유지가 되든 유지가 될 것”이라며 “개원내과의사회도 개원내과의사회와 서울개원내과의사회가 따로 학술대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처럼 이 학술대회도 중앙회의 학술대회와 서로 상호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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