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공의들이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에 반대하는 포괄수가제 반대집회를 가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경문배)는 지난달 30일 대한의사협회 3층 회의실과 회관 앞 주차장 일대에서 오늘 (1일)부터 종합병원 이상 급 의료기관으로 확대 시행되는 포괄수가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치렀다.
이번 행사에는 의협 노환규 회장도 동참해 전공의들의 하나된 목소리에 힘을 줬다.
노 회장은 "우리는 의사를 보고 노예라 하는 것에 발끈하곤 한다"라며 "하지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줄 모르면 그건 노예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포괄수가제를 막아야 하는 이유는 의사로 하여금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못하게 막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자가 행복해야 의사가 행복하고, 또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도 행복하다"라며 "포괄수가제는 우리나라에선 절대 적용되어선 안 되는 제도"라고 밝혔다.
노 회장은 작년 여름 불거졌던 포괄수가제 반대 운동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당시 의협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의 부당함과 포괄수가제 시행에 반대하며 정부에 거세게 대항했다.
하지만 당시 의사들의 많은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 언론을 통해서도 국민들에 알려진 포괄수가제 반대 운동은 결국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중재로 마무리됐다.
노 회장은 "지난 1년을 돌이켜볼 때 가장 후회가 되는 순간이 바로 그때"라며 "그런데 여러분이 이렇게 다시 고삐를 이어 나가고 있는 것에 감사의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
포괄수가제의 부당함을 여전히 주장하지만 의협은 이에 대항하는 전략을 작년과 다르게 가져갈 계획이다.
노 회장은 "앞으로 포괄수가제로 인해 현장에서 정말 많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그리고 우리는 그 부작용을 국민에게 낱낱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지역 대표인 정진영 전공의는 "치료에 있어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건 정말 문제"라며 "아무리 좋은 약이 있고 치료법이 있어도 2770원을 벗어나면 환자가 원해도 해줄 수 없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정해진 금액에 의해 진료하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는 게 모두가 처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포괄수가제에 반대하는 건 행위별 수가제를 이용해 돈을 벌고자 함이 아니라 환자에 최선의 의료를 제공하며 의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민주의사회 조해진 회장도 참석했다.
조 회장은 "포괄수가제로 인해 지난 30여 년간 쌓아온 눈부신 양질의 의료는 눈 녹듯 소리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포괄수가제는 개개인 진료를 정량화 및 규격화함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침해할 뿐 아니라 최선의 진료를 가로막고 진료행위의 다양성을 짓밟는 행위" 라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