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577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그것이 특별한 존재로 대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차라리 잘 된 것이다. 처음에 놀랐던 여순은 곰곰히 생각하고 나서 나름대로 결심을 했다. 어차피 살...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 입술도 바르르 떨렸다 그리고 그것을 손으로 잡기 전에 처리해야 할 것이 있는지 살폈다. 마치 잊은 소중한 물건을 찾는 것... 과자를 더 먹으려다 점례는 그만 두었다 막사의 작은 공터에서 점례가 놀고 있었다. 어린아이처럼 흙을 손으로 잡았고 손톱으로 팠고 손가락을 ... 섬 전체가 굉음 소리로 혼란에 빠져들었다 자신은 하찮은 존재였다. 하찮은 존재보다 더 보잘것 없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버려진 물건 신세... 낮인지 밤인지 모를 시간이 계속해서 흘러갔다 뜨거운 바람이 훅 끼쳐왔다. 갑판의 끈적거림과는 다른 것이었다. 죽마을 한여름의 공기와도 달랐다. ... 넘어지지 않게 풀린 다리로 겨우 버티고 서 있었다 바깥공기는 신선했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쪽과 저쪽은 너무나 다른 세상이었다. 문밖에서 안을 ... 서투른 바느질 솜씨를 바로 잡지 않았다 그러나 미워할 대상은 멀리 있었다. 달나라만큼이나 멀고도 멀었다. 설사 가까이 있다고 치자. 그래봤... 모든 것이 선명해 지자 점례는 완용이 미웠다 다시 트럭이 움직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점례 일행은 한 곳에 도착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요새... 알 수 없는 목적지에 대한 불안감은 깊어만 갔다 차창 밖은 쌀쌀했다. 먼 산마다 눈이 쌓였다. 신의주의 삼월은 봄과는 거리가 멀었다. 해가 떠도 눈... 점례는 보따리를 품은 손을 풀지 않았다 사방에서 웅웅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앞에서도 뒤에서도 옆에서도 쉬지 않고 울려댔다. 비행기 소리... 길고 긴 삼월의 하늘이 저물고 있었다 기차역에서 내린 여순은 봉숭아를 보았다. 흙먼지 틈에서 자란 아직 피지 않은 줄기와 무성한 잎이었다... 여순과 점례는 읍내로 가 경성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무표정한 얼굴의 여순이 책 한 권을 들고 있다. 한동안 그녀는 두 손으로 받쳐 들고서는 책에서 눈길... 처음처음이전이전이전11121314151617181920다음다음다음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