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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은 급히 만주의 모처로 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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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은 급히 만주의 모처로 이동을 시작했다
  • 의약뉴스 이순 기자
  • 승인 2023.02.10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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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은 자신의 휘하에 있는 의열단 소속 병력을 급히 소집했다. 날센 8명의 장교급이었다. 피로써 맺은 형제들이었다. 한 마디로 믿을 만한 자들이었다.

음모와 배신이 날뛰는 시대에 이들은 약산에게 형제보다 더 소중한 존재들이었다. 당장 전투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모처에서 훈련 중에 독립군과 합세하기 위해서였다.

흩어진 군대를 하나로 모아서 일시에 일제를 집중 공격하기 위해서였다. 훈련 대장이 빠진 상황에서도 사단급 독립군은 한양 진공 작전을 위한 훈련에 차질을 빚지 않았다. 

부사령관의 지휘를 받으면서 군인 같은 일과를 소화해 냈다. 사령관의 일임을 받은 부사령관은 자신의 먹을 거리를 부하에게 나눠 주는 등 신뢰를 얻고 있었다.

그는 이미 배운 폭약설치와 각개 훈련, 개인 화기와 수류탄 훈련을 매일 점검하면서 이제는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경지에 까지 끌어 올렸다. 실력이 늘면서 사단의 사기는 크게 올랐다.  

기술을 써먹기 위해 또는 자신의 사격 수준을 시험해 보기 위해 그들은 급히 적과 대치하고 싶어했다. 배운 기술은 써먹어야 한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군기는 빠지고 사기는 저하된다.

약산은 부사령관에게 즉시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상황을 설명을 했다. 처음 약산을 맞았을 때는 바로 출동 명령이 떨어진 줄 알고 기뻐했던 부사령관은 조금 시무룩했다.

부하들에게 드디어 우리는 출동한다는 일성을 내지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도 정세를 파악하고 있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일이 틀어진 일제가 자신들의 병력을 접수해 태평양으로 빼낸다는 첩보를 들은 터라 약산의 부대 이동을 의심하는 분위기였다.

부사령관은 화난 얼굴로 당장 출동해야지 이동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물었다.

숨기 위해서 우리가 훈련한 것은 아니잖아요? 

알아요, 알아. 이것은 후퇴가 아니라 이보 전진을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요.

대체 얼마나 더 시간을 끌어야 합니까. 부대원들이 나가고자 할 때 나가야 전투력이 배가 된다는 것을 약산은 모르고 한 단 말이오. 

수염이 덥수룩한 부사령관이 대들듯이 따졌다.

전투라면 나도 이골이 났소. 당장 갈기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단 말이오. 하지만 지금은 일단 내 말을 따르시오. 

이것은 임정의 지시입니까?

그럴 시간이 없었소.

국무회의 승인은 사후에 받기로 했고... 나의 단독 결정입니다. 죽산과 협의된 사항이고요.

부사령관은 죽산이라는 말에 두 사람이 언제 만나고 언제 합의를 봤는지 세세하게 물었다. 그런 다음 두 분의 합의했다면 믿어야지요. 하고 뒤로 물러났다.

장소는 정해졌나요?

여기서 18 킬로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부하들에게는 긴급상황인 것을 알리고 군장을 당장 꾸리라고 하시지요. 그리고 여기 나와 함께 온 의열단 소속 장교들이 8중대로 나눠서 병력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킬 겁니다. 걱정하지 마시오. 우리 장교들은 여기 독립군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동지라고 여깁니다. 다만 전투 경력이 많고 소련이나 중국군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으니 따르라는 겁니다.

부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의열단이 우리를 접수한다고는 생각할 걸요.

접수한다면 어떻게 부사령관은 그대로 직책을 수행합니까?

약산은 정면으로 그를 노려봤다.

부사령관이 눈을 내리 깔았다. 조선 호랑이 별명 답게 눈에서 불이 붙었다. 저런 눈은 배신할 상이 아니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우리는 임정의 공식 통보를 아직 받지 못한 상태고요. 말수 사령관의 어떤 지시도 아직 없습니다.

임정과는 우리도 지금 연락할 수 없어요. 휴장군이 부상을 당했고 병원에서 탈출한 상태입니다.

휴장군이 다쳤다고요?

부사령관은 뜻밖의 소식이라는 듯이 놀란 듯이 물었다.

총상입니다. 세 발을 맞고도 살아났어요. 그 분이 어디 일제 놈의 총알에 가죽이 뚫리겠습니까?

약산이 말했다.

휴장군이 완치되면 우리 부대는 3개 조직으로 나눠져 압록강, 두만강으로 침투할 겁니다. 거기서 부터 일제를 빗자루로 쓸듯이 쓸어 나가려고요.

우리도 그 생각을 줄 곳 해오고 있었어요.

지체 할 시간이 없어요. 빨리 이동합시다. 휴장군 부상과 탈출로 일제는 지금 이곳을 노리고 있어요. 그들도 장소를 알고 있으니 언제 급습할지 몰라요. 아니면 사령관을 대동하고 작전 개시를 할수도 있고요.

작전 개시라니요?

조선으로 들어간다고 눈속임하고 만주의 깊은 골짜기로 대려 가는 것이지요. 그곳에서 황군의 옷을 입히고 연합군의 총알받이로 내 몰겠지요.

부사령관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독립군이 일제의 개가 되어 싸워야 하는 형편이 될지 모릅니다. 그그렇다고 일제와 여기서 맞설 수는 없어요. 우리 목적은 만주에서 일제와 전투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땅에 있는 왜놈을 몰아내는데 있으니까요.

그럽시다.

서두르면 정오에 안가에 도착할 겁니다.

거기는 어떤 곳인가요?

중국연합군이 쓰던 장소인데 장개석의 사전 승락을 받았어요. 그들도 지금은 우리를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지요. 거기서 전열을 정비한 다음 휴장군과 합세합시다.

좋아요. 그럼 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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