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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차 위반 단속에 대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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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차 위반 단속에 대한 바람
  • 의약뉴스
  • 승인 2009.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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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구는 간선도로변 불법주•정차 단속 강화 등을 통해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교통질서를 확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는 25일부터 연말까지 구 전 지역을 중심으로 10개조 45명을 투입해 인도와 횡단보도, 교차, 좌우회전 코너, 어린이보호구역과 소방기구가 설치된 장소의 주•정차, 이동주차, 대각주차 등을 강력히 단속한다고 한다.

우선 계도위주의 특별단속을 실시한 뒤 고질 상습차량에 대해 과태료 부과 및 견인조치하고, 내년부터는 단속인력을 증원하고 단속차량 구입과 CCTV를 설치해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갈 방침이다.

주요 단속구역은 인주로를 비롯해 농산물시장 주변, 간석사거리, 모래내시장 주변, 남동로, 뉴서울상가 주변 등이며, 논현택지개발지구를 비롯해 도림구획정리사업지구, 서창토지구획사업정리지구 등을 불법주정차 단속지역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늘어나고 있는 대형화물차의 불법주정차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단속을 실시한다고 한다.

교통체증 해소 및 교통질서 확립을 위한 원칙에는 찬성하지만 IMF 를 능가하는 불경기에 지나친 단속이 자칫 지역 경제를 위축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 주, 중구청 관내에서 인천문인협회의 유안진 시인 초청 강연이 있었다. 2부 행사는 차이나타운 식당가에서 뒤풀이가 있었다. 시간도 늦고 주차장 시설이 완비되지 않은 식당이라 주최 측 인사만 내려준 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온 손님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끝까지 남아줄 것을 간절히 당부했다.

주차단속을 우려해 발길을 돌리려했지만 참석한 일행들은 ‘단속 공무원의 퇴근 시간도 임박했고, 차량 통행에도 지장이 없으며, 차량이 뜸한 후미진 일방통행 골목길이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입을 모으며 옷깃을 잡았다.

식사를 마치고 인근 찻집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밖으로 나왔을 때 식당 건너편에 주차해 둔 일행들의 승용차 유리창엔 오후 5시 57분에 발부한 주차위반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난생 처음 겪는 일이라 부끄럽고 황당한 감정을 참지 못한 나머지 ‘왜 하필이면 주차장이 없는 식당으로 안내를 했는지, 또한 시간과 장소를 감안하지 않고 무조건 단속을 하는 중구청 관내에서 행사를 개최했는지’에 대해 주최측에 항의했다.

아마도 주최측 누군가가 중구관내 차이나타운 활성화에 애착을 갖고 있으며, 주차장을 완비한 대형 식당뿐 아니라 영세 업소의 상권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소신으로 일을 추진한 것 같았다.

두 번 다시 중구관내 주차장이 없는 장소에서 개최되는 행사에는 참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3부 행사 모임을 포기한 채 귀가했다.

그리고, 주차위반 범칙금이 구의 재정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거시적인 안목에서 차이나타운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주•정차 단속도 때와 장소에 따라 재량권을 행사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중구청 홈페이지‘구청장에게 바란다’에 올렸다. 하지만 홈페이지 관리자조차 없는지 며칠이 지나도록 응답이 없다.

운전을 하다보면 우회전 코너, 버스 정류장 앞 등 정작 주•정차 단속이 필요한 곳은 사각지대로 방치된 경우가 허다하다.

앞서 주행하던 택시가 손님을 태우거나 내려주기 위해 갑자기 길 한복판에서 멈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적도 많지만 ‘불경기에 어쩌다 만난 손님을 놓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친지의 하소연을 떠올리며 눈을 한 번 흘길 뿐이다.

남구 관내 신기시장 앞 도로는 대각선주차로 짜증을 일으키는 지역이다. 추석이나 구정 명절 무렵에는 2중 주차로 교통의 마비 현상까지도 일어난다.

하지만 서민의 재래시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인천시에서는 상품권을 발행하고, 시장 번영회는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며 피눈물 나는 자구책을 강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 역시 교통체증의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88 올림픽 등 국제행사를 치를 때마다 부끄러운 치부를 감추겠다며 거리의 노점상을 엄하게 단속했지만 태국은 외국인 관광객의 달러를 한 푼이라도 더 빼앗아(?)야 한다며 노점상 장려 정책을 펼친 결과 관광 대국으로 성공한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IMF 시절, 유흥업소에 출연하는 연예인을 승용차로 이동시켜주는 일을 했던 친구가 있었다. 여러 업소에 발품을 파는 연예인들에겐 출연시간 엄수가 우선이다.

유난히도 길이 밀리던 어느 날, 친구는 출연진의 시간을 맞춰주기 위해 계속 교통신호를 위반해야 했다. 뒤에서 단속 경찰차가 따라오는 것을 백미러를 통해 보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마지막 업소에 연예인을 내려준 친구는 차에서 내려 단속 경찰관에게 다가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스스로 면허증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찰관은 눈시울을 붉히며 면허증을 되돌려 주었다. 자신들에게 숨찬 모습으로 다가온 운전자는 한쪽 다리를 몹시 저는 지체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남동구의 주•정차 위반 단속은 단속을 위한 단속이어서는 안 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온 국민이 고통 받는 불경기를 감안해 경우에 따라 재량권을 행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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