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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의사회 “혼합진료 금지, 영세한 의료기관 줄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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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의사회 “혼합진료 금지, 영세한 의료기관 줄도산”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5.21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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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현실화가 우선"...의료행위 허가제도ㆍ의료기관 표시법 제안

[의약뉴스]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포함된 ‘혼합진료 금지’를 두고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다.

비중증 비급여 혼합진료를 금지하겠다는 것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책없이 고사시키겠다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지난 2월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공개했다.

비급여 시장으로 인한 의료체계 왜곡을 방지하고 보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도수치료 등 비중증 과잉 비급여 행위와 병행되는 급여진료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청구를 금지(혼합진료금지)하고,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미용 의료 분야에 대해서는 시술 자격 개선 등을 포함한 종합적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는 것.

▲ 김완호 회장(왼쪽)과 김형규 수석부회장.
▲ 김완호 회장(왼쪽)과 김형규 수석부회장.

이 같은 정부의 혼합진료 금지 원칙에 대해 의료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만약 정부가 혼합진료 금지를 추진하면, 그동안 저수가 체계에서 힘들게 버텨왔던 1, 2차 의료기관들이 연쇄 도산할 것이란 주장이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김완호 회장과 김형규 수석부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혼합진료 규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급여와 비급여로 나눠진 우리나라 진료체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급여 수가를 대폭 인상하고 비급여를 줄여나가는 방법이겠지만, 현 건강보험재정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결국 급여 수가만으로는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없어 비급여로 의료기관을 운영해오고 있다는 것.

김형규 수석부회장은 “행위별 수가제에서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 비급여 혼합진료에 대해 정부는 재정상의 안정을 이유로 방관하는 정책을 시행해왔다”며 “이에 따라 각 의료기관은 다양한 비급여 진료로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경영의 안정화를 도모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갑자기 비급여 혼합진료를 전면 급지하겠다고 하면, 재정적으로나 시설 면에서 영세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며 “이후 폐업에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완호 회장도 “정부가 만든 땜빵식 정책 중 하나가 실손보험으로, 실손보험사들은 모든 치료비를 보장해 준다면서 가입을 유도해 전 국민의 80% 가까이가 가입했다”며 “실손보험으로 인해 환자 및 일부 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생긴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는 일부 소수에 집중돼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수익 내기 좋은 비급여 의료행위가 있으면 전공 분야와 관계없이 그쪽으로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필수과 지원이 줄어들고 있고, 비급여 전문의원의 개원을 컨설팅해주는 업체까지 난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소수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비정상적인 과잉 비급여 처방’을 대다수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호도하면서 환자 치료에 필요한 비급여마저도 마치 잘못된 치료처럼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형규 수석부회장은 정부가 비급여 진료를 차단하려 포괄수가제나 신포괄수가제를 도입할 때마다 정형외과를 포함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신포괄수가제도는 일본의 진단군 분류에 따른 일당포괄수가제도 DPC/PDPS(Diagnosis Procedure Combination/Per-Diem Payment System)를 벤치마킹해 개발한 제도”라며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행위별수가제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수가 자체가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우리보다 몇 배 높은 수가가 책정되어 있어 포괄수가제나 신포괄수가제를 통해 비급여를 차단하고 관리하는 정책이 기능할 수 있다는 것.

반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신포괄수가제에 참여하기 위해선 ▲급성기 병원으로 과거 3년 이상의 입원 환자 진료실적 ▲진료(처방)내역에 대한 입원 일자 별 자료제출 가능 ▲의무기록실이 설치되어 있고, 한국표준질병ㆍ사인분류(KCD)에 의한 질병분류코딩이 되어 코딩자료 제출 가능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운영 등 조건을 갖춰야하는데, 의원급 의료기관 중 이를 갖춘 곳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김 부회장은 “이러한 의료기관들에 한해 진료비의 가산점을 부여하겠다는 것이 복지부가 시행하는 정책의 기본 틀”이라며 “15%의 의원 가산을 2023년부터 없애 버리고는 정부가 요구하는 요건을 맞춰야만 정책 가산을 주겠다고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 김완호 회장(왼쪽)과 김형규 수석부회장.
▲ 김완호 회장(왼쪽)과 김형규 수석부회장.

이제 와서 비급여를 제한하려는 정책은 무책임한 접근법으로, ▲수가현실화 ▲의료행위 허가제도 개선 ▲의료기관 표시 방법의 개선 등의 개선책을 우선 실행해야한다는 것이 김완호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비급여를 제한하기 전에 먼저 현행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며 “비급여 혼합 진료 금지 조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수가의 현실화가 먼저 이루어지고 나서 그 후에 논의 후 시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전문의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의료법상 의사가 되면 모든 의료행위를 할 수 있어 3차 의료기관 외에서는 전문 분야 전공이 거의 유명무실하다”며 “일례로, BMAC(자가골수 흡인 농축액 무릎 관절강내 주사)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돼 비급여로 처방이 가능해지자, 전국의 많은 의료기관, 심지어는 한방병원, 안과병원에서조차 너무 과도하게 시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극소수의 비양심적인 의료기관에서는 전문의가 진찰 후 환자의 진단에 맞게 ESWT나 도수치료를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진단에 관계없이 루틴으로 시행한다”며 “특정 의료 행위를 특정과에서만 하도록 변경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전문의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제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더해 “오프라인에는 간판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온라인에는 이와 관련된 규제가 전혀 없다는 것도 문제”라며 “이를 이용해 일부 의료기관에서 도수치료 등 특정 비급여 치료에 대한 광고로 환자를 유인하는 등 수익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비급여 혼합 금지라는 땜질 정책이 아닌, 의료수가 현실화, 전문과별 행위 허가제도, 온라인상 의료기관 표시법을 제대로 정착시킨다면 비급여의 무분별한 증가를 막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의사가 시류에 따라 인기과로 편중되는 현상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제안했다.

김형규 수석부회장도 “정부는 혼합진료 금지에 더해 신포괄수가제로 가격을 묶으려하거나 한 의료기관에 총액을 설정해 계약하려는 퇴행적 실수를 해선 안 된다”며 “현재의 혼합진료 시스템이 생긴 근본적 이유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어떤 대책도 의료기관들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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