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5-21 07:57 (화)
15.떡 벌어진 어깨 우렁찬 목소리 주눅들어
상태바
15.떡 벌어진 어깨 우렁찬 목소리 주눅들어
  • 의약뉴스
  • 승인 2009.01.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공격적인 질문에 나는 당황하여 더 좋은 답변을 찾지 못하고 얼버무리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19세 약관인 나에게 어마어마한 질문을 퍼부어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그의 의도가 너무 심해 보였으나 나는 그의 면전 앞에서 주눅이 들어 기어들어 가는 소리로 그렇게 대답 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눈은 호랑이 눈처럼 옆으로 예리하게 째져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고 불거진 광대뼈는 마치 용맹스런 징기스칸의 후예처럼 보였다.

그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더니 자기는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끔찍이 사랑하며 그녀 또한 오빠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펴 준다는 오누이간의 깊은 정을 강조하면서 마치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품형이 뛰어난 자기 여동생을 아무한테나 줄 수 없다는 투로 이야기 하는데 나는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것이 내가 언제 순이씨를 달라고 애원 한것도 아니고 그럴만한 나이도 아니고 그저 대학 푸레쉬맨일뿐인데 벌써 남녀간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는 나에게는 너무 엄청난 부담을 주는 질문이었다.

그는 긴 시간의 여독이 쌓여 피곤한 나의 입장을 무시한채 밤새워 나를 취조할 태세였다.

중키에 떡 벌어진 어깨하며 우렁찬 목소리 거침없는 질문에 나는 호랑이 앞의 토끼처럼 그의 말을 무시 할 수 없었다.

그는 그의 윗도리 안주머니를 뒤지더니 하얀 편지봉투 한 장을 꺼내면서 나에게 물었다. 자네 K. 00씨를 아나?

나는 아! 그분이요? 알지요.

그 유명한 우리나라 최고의 교향악단 상임 지휘자 아닙니까?

나는 원래 음악을 좋아 했었으니까 국내 굴지의 교향악단의 상임 지휘자 이름은 꿰둟고 있었다.

“이 편지가 K.00, 그 분의 여동생이 나에게 쓴 편지라네” 한번 읽어 보게

아니 이 양반이 누굴 약올리나, 자기 연애편지를 나에게 읽어 보라고 하는데 나는 자존심이 상했으나 그의 위세에 눌려 그 봉투에서 편지를 꺼내 펼쳤다. A4용지 2장에 세련된 펜글씨가 잔잔히 흘러 내리고 있었다.

“융배씨, 융배씨와 함께 했던 지난 4년간은 꿈결과 같이 지나갔고 또 희망찬 한해가 다가오고 있어요. 융배씨가 귀향하고 나니 이 곳 서울이 텅빈것 같이 허전합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이해서 시내 명동거리는 찬란한 네온싸인과 눈부신 크리스마스 트리로 뒤덮여 몰려나온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 있어요

융배씨 융배씨가 이 곳에 있었을 때에는 매년 우리는 언제나 명동 거리를 거닐며 젊음의 열정을 발산하며 미래의 꿈을 키우곤 했는데 올해 연말에는 융배씨가 없어 너무 쓸쓸합니다.

 친구 은혜는 경훈씨와 젊음의 광장을 누비며 까페에서 레스토랑에서 그들의 사랑을 키워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들과 같이 만나서 아름다운 연말의 환희를 만끽 할 수 있을까요?
한시라도 빨리 그날이 찾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

기다리는 정해드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