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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질병분류에 전통의학 포함, 정치적 이용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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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질병분류에 전통의학 포함, 정치적 이용 자제해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5.04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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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김석일 교수 "과학적 분석과 정책 수립 위해 필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 제11개정판(ICD-11)에 전통의학을 포함한 것을 두고 한의학계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ICD-11에 전통의학이 포함된 것은 전통의학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를 정확히 알아야 과학적 분석과 정책 수립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가톨릭대 의과대학 김석일 교수는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ICD-11의 전통의학 포함 배경과 전망’이란 기고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2018년 5월 제11개정판 국제질병분류를 발표하고, 2019년 5월 WHA(World Health Assembly)에서 통과통과시킴으로써 공식적인 분류체계가 됐다. 

ICD-11이 공표되자마자 국내외에서는 게임중독을 포함시킨 것이 게임산업계와 보건의료계 간의 갈등으로 표출돼 논란이 됐고, 전통의학이 별도의 장으로 편성됐다.

이 같은 배경에 ICD-11 개발을 기획하고 2015년까지 지휘해온 WHO의 Bedirhan Ustun이 전 세계적으로 현대의학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전체 필요의 50%이고, 나머지는 전통의학이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추계했기 때문이다.

ICD-11은 전통의학을 별도의 장으로 새로 편성하면서 배경으로 ▲세계적으로 많은 환자가 전통의학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용자의 표준화된 자료나 정보를 찾아보기 어려움 ▲전통의학이 보완대체의학의 한 부분으로써 거대한 산업이 되고 있고 미래에도 증가 예상 ▲자료 수립 및 분석을 위해 많은 자원 투입 등을 제시했다.

▲ ICD-11 공식판(2019)
▲ ICD-11 공식판(2019)

중의학, 한의사, 그리고 일본의 한방전문의들이 주축이 돼 2005년부터 2018년까지 관련 용어를 통합하고 표준화해 현재의 ICD-11 전통의학 장을 만들었다.

WHO는 ICD-11 발표 전 전통의학을 별도의 ‘분류체계’나 ‘장’으로 발표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부록’으로 선택했다.  

김석일 교수는 “전통의학을 부록으로 수록한 이유는 전통의학으로 진료받는 환자의 수를 전통의학으로 진료받는 환자의 수를 전통의학 질병명을 기준으로 세기 위한 것이”이라며 “셀수 있어야 과학적 분석과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분류체계에 대한 현대적 정의는 대상이나 개념이 갖고 있는 필수 특성에 따라 배열하는 것”이라며 “필수특성을 학문적으로 보면 분류하고자 하는 영역에 대한 지식이라고 한다. 이 지식을 잘 정리하지 않으면 좋은 분류체계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는 과거 ICD는 현대의학에 관한 것이므로 전통의학에서는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ICD-11에서는 현대의학과 전통의학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일본이나 중국의 예로 적합한 것이기는 하지만, WHO의 기준대로 ICD-11 1장부터 24장까지의 코드를 쓰려면 현대의학에 대한 적절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국민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의학계는 WHO에서 ICD-11에 전통의학 장이 부록으로 들어가게 된 배경을 명확히 이해하고 정치적인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석일 교수는 “ICD-11을 이용해 현대의학과 함께 코딩됐을 때 현대의학의 연구방법론에 따라 전통의학의 안전성ㆍ효과성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단기적인 정치적 대처는 국내 전통의학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한의계에서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한의학 지식으로 특정 진단이 전문가 사이에 모두 통용되고, 그 진단에 특이한 치료가 일반적인 효과와 효능을 갖는다는 것을 현시대의 연구방법론을 통해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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