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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정부 미봉책으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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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정부 미봉책으론 어렵다"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2.1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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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교수, 의료정책포럼 기고...보건의료시스템 개혁 필요
▲ 김용하 교수.
▲ 김용하 교수.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과 관련, 최근 부작용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을 위해선 정부의 미봉책이 아닌 보건의료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김용하 교수는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안덕선)에서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국민건강보험, 지속가능한가?’란 기고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2010년 이후 증가했던 국민건강보험 적립금이 2018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2017년 20조 8000억원이었던 적립금이 2018년에는 20조 6000억원, 2019년에는 16조 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3년에는 적립금이 완전히 소진될 것이라는 게 국회 예산정책처의 최근 재정전망 결과다.

김 교수는 “문재인 케어 원년인 2017년에 흑자가 2016년의 3조 856억원에서 6676억원으로 감소되더니 2018년에는 1778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며 “보장성 확대가 눈덩이처럼 진료비 지출을 증가시킨다고 볼 때, 건강보험 재정위기가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지출이 급속히 증가되는 것은 현 정부만의 책임은 아니라는 것. 당기재정수지로 보면 지난 2014년부터 흑자가 줄어들기 시작해, 보장성 확대의 원년은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정부는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본인 부담률을 대폭 낮췄고, 선택진료비ㆍ상급병실료ㆍ간병비 등을 축소시켰다”며 “현 정부에 들어서 3개 비급여를 추가적으로 축소하고, 3800개에 이르는 비급여에 대한 전면 급여화를 추진하면서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문 케어의 부작용은 건강보험 재정에서만 발생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중증환자를 중심으로 한 보장성 확대는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쏠림현상을 만들고 있는데, 빅5 진료비 비중이 2014년 전체 진료비의 5.4%였으나, 2018년에는 6.0%로 늘어난 4조 6531억원으로 폭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추세는 2019년에도 이어지고 있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9 상반기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진료비는 41조 9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늘었다”며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28.4% 늘어 7조 2178억원이었고, 종합병원은 17.1% 늘어난 6조 9772억원, 병원은 8.8% 증가한 6조 9996억원, 의원은 13.2% 오른 11조 8754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그는 “상급병원은 과로사하고 지방병원은 아사할 지경이라는 쓴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이헌 식으로 가면 상급종합병원의 건강보험 보장률만 문케어 목표인 70%를 넘어서는 등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되고 의료제도가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케어의 부작용이 현실화되자, 보건복지부는 최근 진료비가 급증하고 있는 MRI 등 3대 항목 중심으로 과잉 진료 여부를 심사하고, 연내 건강보험 급여지급기준을 강화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상황.

또 환자쏠림 현상 대책으로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 위로로 하되, 경증환자 진료는 줄이도록 유도하기 위해 평가 및 수가 보상 체계를 개선하는 등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문 케어의 근본적 반성 없는 대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이다.

이와 함께 김용하 교수는 “문 케어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 보건의료 시스템을 작동시켜왔던 각종 근간과 현실을 경시하고 각종 선심성 정책을 남발한데 있다”며 “의료기관의 90% 이상이 민간의료기관인 우리나라 의료수급은 상당부문 시장원리에 의해 작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1977년 의료보험제도 도입 이후 지속됐던 저수가 정책은 의료비 부담 증가를 억제했지만, 비급여를 중심으로 한 의료이용량의 비정상적 증가를 가져왔다”며 “저수가 구조에 대한 수술 없는 비급여 축소는 진료비 급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정부는 충분히 대처 가능하다고 했지만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문 케어가 계획대로 추진돼 2025년이 되면 건강보험료율 법정한계선인 8%를 넘기지 않으면 적립금은 2000년대 초반처럼 마이너스가 된다는 게 국회 예상정책처의 전망”이라며 “2019년 6.46%인 건강보험료율이 2025년에는 8.07%, 2027년에는 8.45%까지 높아지고,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진료비 증가속도를 보면 문 케어가 아니더라도 의료비 억제를 위한 보건의료개혁 정책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지속 불가능한 보장성 확대는 결국 건강보험료 폭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보장성 확대라는 달콤한 사탕과 같은 문 케어 유혹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과 보건의료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전 국민이 지혜를 모아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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