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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동의서에 동생이 서명하면 ‘설명의무 위반’법원, 환자 자기결정권 침해...1500만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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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9.02.08  1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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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가족이 수술동의서에 서명했어도, 환자 본인에게 받지 않았다면 설명의무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환자 A씨가 B학교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파기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 2009년 7월경 A씨가 B학교법인이 운영하는 B병원 정형외과를 내원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B병원 의료진은 “치료법으로 일리자로프 연장술을 고려할 수 있다. 무릎 관절의 운동 범위 회복은 어렵다”고 설명한 후 재내원을 권유했다.

A씨는 두 달 후인 9월경 B병원을 다시 찾아, 대퇴골 연장 수술을 받기로 했다. 이듬해 1월 일리자로프 외고정기를 이용한 대퇴골 연장 수술을 받았다. 당시 A씨 대퇴 길이는 우측이 좌측보다 3.2㎝ 짧은 상태였고, 우측 무릎 관절의 운동 범위는 0∼90도로 제한돼 있었다.

수술 후 A씨는 골수염이 재발했다. B병원은 항생제 치료를 시행했다. 골유합 미비 등을 이유로 2010년 9월 25일 외고정 장치를 제거한 후, 골수강내 금속정 고정 및 뼈 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후 우측 무릎 관절의 강직이 발생, 지난 2012년 2월경 관절경 및 일부 개방적 유착 박리 수술을 받았다. 유착박리수술 후에도 우측 무릎 관절의 운동 범위 제한이 개선되지 않아 같은 해 6월 금속정 제거 및 대퇴사두근 성형 수술을 받았다.

A씨의 대퇴길이는 우측이 좌측보다 2.2㎝ 짧은 상태다. 수술로 우측 대퇴 길이가 1㎝ 연장됐다. 수술 후 우측 무릎 관절 운동 범위는 15∼60도로 수술 전에 비해 운동 범위가 50% 감소했다.

또 A씨는 6세 때 우측 무릎을 다치는 사고를 당해 접골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 이후 다시 넘어져 우측 대퇴부 골절상을 입었는데 당시 치료 과정에서 골수염이 발생했다.

18세, 21세 되던 해에는 C병원에서 2차례에 걸쳐 절개 및 배농술을 받았다. 대퇴부 골절, 골수염 등의 후유증으로 우측 대퇴부 단축, 우측 무릎 관절의 운동 범위 제한, 요추 변형 등 후유증을 앓게 된 병력이 있다.

대퇴부 연장술 중 일리자로프 하지 연정술이란 외고정기(단축성 고정기)를 이용해 골연장술을 시행하는 것으로 키가 매우 작거나 한쪽의 팔 다리가 짧은 경우, 외상이나 종양 등으로 인해 뼈 및 연부조직의 결손 등이 있을 때 시행한다. 뼈를 자른 후 핀으로 고정된 외고정장치를 이용해 하루 0.5~1.5㎜씩 4개월에서 1년 정도 서서히 뼈를 늘리며 골이 연장되는 사이에 새로운 골이 생겨나도록 하는 방법이다.

만성 골수염은 급성 골수염 초기의 부적절한 치료로 인해 병변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경우, 외상 또는 수술에 의한 골 감염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A씨는 “B병원이 환자의 나이를 고려해 수술 부위 감염으로 인한 골수염 재발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수술을 시행한 잘못이 있으며 감염 관리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수술 부위에 봉와직염과 골수염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의료진이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부작용·합병증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성인으로서 판단능력을 갖고 있는 환자를 제쳐두고 동생에게만 수술에 관한 설명을 해 설명의무의 이행을 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소를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수술을 시행한 대퇴부에 이미 만성 골수염을 앓고 있었고 수술 전 A시의 우측 무릎 관절 운동범위는 이미 0~90도로 제한된 상태였다”며 “이는 과거 대퇴부 골절 이후 발생한 만성 골수염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슬관절 강직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만성골수염은 당장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질병으로 완치가 매우 어려운 점을 비춰, 이 사건 수술 후 만성골수염이 재발했다고 이것이 수술 또는 치료과정상 잘못으로 인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이어 재판부는 “대퇴부 연장 수술에서 대퇴 사두근의 구축(대퇴직근, 중간광근, 외측광근 및 내측광근을 말하며, 무릎 관절을 움직이는데 관여하는 근육)이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는 그 수술이 기본적으로 가지는 한계”라며 “외고정 장치를 사용한 대퇴골 연장술을 시행할 경우 외고정 장치 주변 관절의 사용이 원활치 못해 그 주변 관절이 강직되는 문제가 흔히 발생하는 점 등을 비춰, 이 사건 수술 후 A씨의 우측 무릎 관절의 강직이 더 심해져 운동범위의 제한이 더 악화되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병원에 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B병원이 수술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 전후해 1주일 동안 A씨에게 항생제를 주사했고, 수술 부위 세척, 수술 부위 드레싱 등을 함에 있어서 감염예방에 부적절한 조치를 한 것으로 판단되는 정황이 특별히 발견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환자가 담당 의사로부터 치료를 위한 대퇴골연장술이 필요하고, 우측 무릎 관절의 운동 범위 회복은 어렵다는 취지의 설명을 듣고, 2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병원에 내원해 수술을 결정했다”며 “골수염이 재발할 경우 재수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과 함께 수술의 위험성·합병증 등을 동의서에 직접 기재했을 당시 입원실에 A씨가 함께 있어, 위 설명을 직접 들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의료진이 설명의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를 제기했고, 2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B병원에 배상을 명령했다. 2심 재판부가 원심을 파기한 판단의 근거는 ‘설명의무 위반’이었다.

2심 재판부는 “환자가 직접 의사의 설명을 듣고, 수술에 동의할 수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의료진이 환자 본인이 아니라 동생에게 수술 부작용·후유증 등을 설명했다는 것만으로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수술동의서에 환자 동생이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합병증과 부작용이 드물지 않고, 수술 이후 적극적 물리치료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환자와 보호자의 상당한 노력이 요구되는 이 수술과 관련해 병원 의료진이 감염을 비롯해 부작용과 후유장해에 관해 설명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A씨가 동생과 함께 설명을 듣고 동의서에 서명·날인만 동생이 하도록 했다거나 동생으로부터 의사의 설명 내용을 충실히 듣고 자기 결정권을 행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환자는 사건 수술 시행 결정에 관한 자기 결정권을 침해받음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할 것이므로 금전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위자료 액수는 수술 내용과 필요성, 발생한 후유증 내용과 발생 경위·경과 환자의 나이와 가족관계, 그 밖에 여러 사정을 참작해 15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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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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