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5-20 12:18 (월)
"수련환경 개선안될 경우 정부 책임져야"
상태바
"수련환경 개선안될 경우 정부 책임져야"
  • 의약뉴스 최진호 기자
  • 승인 2013.04.09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경문배)가 전공의들에 서신문을 발송, 수련환경 개선 의지를 다시한번 천명했다.

대전협은 8일 회원들에 보낸 서신문을 통해 "정부와 대한병원협회는 수련환경개선과 PA양성을 맞바꾸는 행태에서 벗어나 전공의 인권보호와 근본 시스템 개선에 큰힘을 쏟아라"고 촉구했다.

또 대전협은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의 관심에 감사를 표하며 "만일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은 순수한 마음과 노력을 이용하려한 정부와 병협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하는 서신 전문.


작년 11월부터 진행된 전공의 수련환경 모니터링 TFT 회의는 정부와 병원, 그리고 전공의가 한테이블에 앉아서 전공의 수련제도, 그리고, 근로환경에 대해서 논의한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그리고, 보건복지부와 대한병원협회 등에서 전공의의 인권에 눈과 귀를 열고, 실질적인 개선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 대하여 저희 대한전공의협의회 집행부는 이에 매우 고무적인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련환경개선의 회의를 거듭하면서 근무시간 상한제의 실현과 연계하여 대체인력으로서 PA를 양성하는 PA제도의 합법화를 추진하는 보건복지부와 대한병원협회의 행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집행부의 입장을 밝힙니다.

첫째, 전공의 수련환경개선은 PA제도의 합법화 등 다른제도와 상관없이 비인간적인 근무여건을 개선하여 전공의의 인간으로써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인류보편적인 가치를 위한 독립적 과정입니다. 이는 헌법 제 10조에 보장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 추구에 대한 권리의 일환으로 다른 제도를 위한 수단 또는 그런 의도로 그 실천과 완료가 방해를 받아서는 안됩니다.

둘째, 전공의를 대체할 인력으로 PA를 거론하며 불법을 합법화하려는 편법을 자행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야하는 정부의 본분을 등지고, 국민을 기만하고 그 기만의 껍데기에 힘없고, 순진한 전공의 거죽을 걸어 그 마지막 남은 의사로서의 양심마저 희생시키려는 파렴치한 전략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모든 의사들의 자존심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제까지도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전공의는 마지막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왔던 것입니다.

이에 정부는 병원이 잘 돌아가기 위한 병원 편향적인 잣대를 들이대어 수련 환경 개선을 빌미로 PA 양성을 제도화 하려는 것은 국민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 것이며, 봇물처럼 터져 나올 부작용에 대한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그 자체가 바로 직무유기입니다.

셋째, 근로시간상한제를 통한 수련 환경 개선은 PA양성과는 연계성이 전혀 없으며, 진정한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병의 경중을 가릴 것 없이 수련병원으로 과도하게 밀집되어 있는 현재 대한민국 의료의 양극화 현상, 진료전달체계의 문제점 등에 대하여 정부와 의료계가 책임을 지고,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의사의 잡일을 PA가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근시안적인 태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전공의의 근로시간은 잡일이 줄어든다고 절대 줄어들지 않으며, 수련과정의 개선, 의사인력의 분배, 수련병원의 평준화 등 시스템적인 개선과 더 나아가서 저수가 개선 등이 필히 함께 가야 할 것입니다.

수십명 이상을 보는 주치의 전공의들에게, 수십명의 수술에 참가하는 전공의들에게, 잡일을 PA가 해주면 근로 시간이 줄어들 거라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절대 환자를 보는 업무를 PA에게 맡길 수 없는 것은 어느 누가 보아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넷째, 전공의 근로시간 상한제를 빌미로 PA 양성 제도화 추진을 지속한다면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앞으로 보건복지부, 대한병원협회와 파트너 관계로 갈 수 없는 입장임을 말씀드립니다. 더 큰 테두리 안에서 대체 인력에 대한 연구는 의료계 뿐만 아니라,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이며, 인프라가 형성되지 않은 우리 나라의 실정에서 조급한 불법 PA 제도의화는 큰 시대적 과오가 될 것임이 자명합니다.

이에 정부와 대한병원협회는 수련환경개선과 PA양성를 맞바꾸는 행태에서 벗어나, 본질적으로 전공의 인권보호와 근본적 시스템 개선에 큰 힘을 쏟길 촉구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의료계가 그동안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서 노력해주신 부분에 대해서 감사드리며, 순수하게 전공의 제도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할지, 수련환경개선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해주시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만약 수련환경 개선에 대한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는 사태가 일어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인간을 위한 순수한 마음과 진실한 노력을 가차없이 이용하려 한 정부와 대한병원협회에 있으며,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더이상 함께 갈 수 없음을 상기하고, 선명한 입장과 함께 인간으로서 가져야할 최소한의 인권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의사로서, 국민으로서, 인간으로서 투쟁을 불사한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을 회원 여러분께 다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