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간호사, 더 이상 티슈 노동자일 수 없다
제21대 국회 임기가 10여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간협이 ‘간호법안’ 통과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회장 탁영란)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을 향해 제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탁영란 회장을 비롯한 간협 임원들은 흰색 마스크를 쓰고 등장, ‘간호사’가 쓰인 곽티슈에서 휴지를 뽑아서 버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탁 회장은 “간호사들은 스스로 티슈 노동자로 부른다”며 “필요할 때 한번 쓰고 버려지는 간호사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지만 필요할 때 쓰고 버려지는 휴지와 같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실제로 “매년 2만 4000여 명의 간호사를 새로 뽑지만, 1년 이내에 1만 4000명이 간호사를 포기한다”며 “5년 이내에 간호사 80%가 간호 현장을 떠나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대한민국에 어떤 직종이 이런 이탈률을 가지고 있느냐"며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면허까지 취득한 직종의 이런 현실이 과연 사실인지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수많은 간호사가 의료현장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탁 회장은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와 불확실한 미래, 불법에 내몰리는 열악한 환경 때문”이라며 “법적 보호조차 받지 못하기에, 간호관련 법안이 없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민국은 국민을 살리고 돌보는 일을 하는 간호사가 필요하지 않은 것인가”라며 “숙련된 간호사가 없어도, 마치 휴지를 뽑듯이 간호사를 사용하고 부족하면 새로 뽑으면 되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그러나 “오늘의 대한민국은 간호사를 필요로 하며, 미래의 대한민국은 더욱 간호사가 필요하다”며 “환자는 더 많이 지고 노인들의 질환은 깊어지는데 대한민국에는 숙련된 간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여야 정치인 모두는 의사가 현장을 떠난 의료상황 앞에서 앞다투어 간호법안 제정을 약속했다”며 “국민들 앞에서 의료개혁을 위해 간호법안 제정은 꼭 필요하고, 여야가 한목소리로 간호법안은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 모두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어쩔 수 없는 경우라도 이를 지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는 것이라 배웠다”며 “지킬 수 있으면 지키고, 여의치 않으면 안지켜도 되는 것을 약속이라고 부르는 것인가”라고 국회의 의지를 따져 물었다.
나아가 “환자를 떠난 의사들과 정치 싸움을 위해 약속을 저버리는 정치인이 무엇이 다른지 답해야 한다”며 “다른 정치 현안 때문에, 기분이 나쁘기 때문에 회의를 열지 않는 것인지, 상대방이 요구 안하니 자존심이 상해 그대로 두는 것인지 답을 달라”고 압박했다.
끝으로 “정치권은 간호법안 제정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나중에 만들겠다는 무책임한 말은 말고, 반드시 21대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