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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속 급성기 병원의 핵심기능 유지 전략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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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속 급성기 병원의 핵심기능 유지 전략 눈길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1.04.03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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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의료재단 이왕준 이사장, 의협회지에 ‘DTHS’ 전략 소개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코로나19 환자뿐만 아니라 비코로나19 환자에게도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급성기 병원이 핵심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 코로나19 환자와 비 코로나19 환자를 나눠, 모든 환자에게 적절한 필수의료서비스를 나눠 제공하는 전략이 소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명지의료재단 이왕준 이사장은 최근 대한의사협회지에 ‘두 마리 사냥개로 두 마리 토끼 잡기: 코로나19 위기 속 급성기 병원의 핵심기능 유지전략’이란 기고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병원에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하면 다른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현저하게 감소되는데, 내원하는 환자 수의 감소는 병원경영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왕준 이사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지역사회의 필수의료서비스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 위기 시작 후 심근경색 환자의 병원 밖 심정지 사례의 증가와 뇌경색 환자의 경정맥 혈전용해술 지체는 비코로나19 환자의 병원방문 기피 때문에 발생한 필수의료서비스 공백의 대표적 사례들”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급성기 병원은 이런 필수의료서비스 공백이 지역사회 안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모든 환자에게 필수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별도의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대책을 수립하기에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이 이사장은 일개 급성기 병원이 코로나19 환자와 비코로나19 환자에게 필수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한 ‘듀얼트랙 헬스케어 시스템(dual track healthcare system, DTHS)“을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DTHS의 목표는 병원의 가용한 자원을 코로나19와 비코로나19 영역으로 나누고 2대 8로 배분, 모든 환자에게 필수의료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핵심요소는 ▲병원공간의 구획화 ▲버퍼존의 활용 ▲인력 배분과 관리 ▲코로나19 RT-PCR 전수검사와 24시간 지원 ▲실시간 정보의 공유와 소통 등”이라고 말했다.

먼저 그는 “코로나19 환자와 비코로나19 환자 영역을 공간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병원 내 감염 확산을 막는 첫 번째 조치사항”이라며 “DTHS에서는 코로나19 진료 구역이 별도의 독립된 건물 안에서만 운영되도록 했지만 주요 검사, 시술, 수술을 위해 비코로나19 영역 안에 포함된 공간을 이용할 경우엔 음압카트를 이용하고, 가능한 음압수술실 및 음압시술실을 사용해 감염확산 위험을 최소화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버퍼존은 독립된 건물을 이용한 공간의 구획화와 함께 DTHS의 특별한 공간 배분 방식”이라며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 결과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적극적 입원 치료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환자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버퍼존은 호흡기 발열증상이 있어 폐렴이 의심되는 환자를 위한 구역과 호흡기 발열증상은 없지만 입원치료가 요구되는 환자를 위한 구역으로 나누어 운영됐고 교차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1인 1병실 사용을 원칙으로 했다”며 “버퍼존은 병원 내 감염확산을 방지하면서 동시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 수 없는 급성기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임상의사들에게 진료 안정성을 제공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DTHS 인력운영의 기본은 마련된 원칙과 행동지침에 대한 이론교육과 이어지는 모의훈련을 통해 팀 단위의 숙달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게 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참여하는 의료진에게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도록 독려했다”며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전담 투입되는 기간 종료 후 2주간의 능동감시 기간에 적절한 휴식을 제공하고 비코로나19 환자 진료로의 순환근무를 보장, 심리적 탈진을 방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참여하는 의료진의 탈진과 우울은 예견할 수 있는 문제로, 심리지원 기능을 통합하는 별도의 다학제 기구를 발족해 모든 대상자에 대한 심리지원 프로그램이 수행될 수 있도록 했다”며 “코로나블루심리치유지원단은 정신건강의학과, 환자공감센터, 예술치유센터, 재활의학과, 스포츠의학센터, 케어디자인센터, IT융합연구소, 홍보팀의 일원으로 구성됐으며, 병원 직원에 국한하지 않고 환자와 보호자까지 확대해 활동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 이사장은 DTHS가 병원에서 효과적으로 작동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병원에 첫 번째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한 날을 기준으로 40주 동안 주 단위로 제공된 필수의료서비스의 양적 질적 변동을 코로나19 환자 입원 전 40주와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조사된 필수의료서비스는 심근경색, 뇌졸증, 중증외상, 급성충수염에 대한 응급의료서비스와 항암화학치료, 항암방사선치료, 혈액투석 등으로, 해당 연구는 코로나19 환자 진료 개시 후 비코로나19 환자의 병원 유입은 현격하게 감소했지만 병원이 제공한 필수의료서비스의 양과 질에는 변화가 없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는 게 이 이사장의 설명이다.

▲ COVID-19 환자 치료 병원 인식 설문 조사.
▲ COVID-19 환자 치료 병원 인식 설문 조사.

이 이사장은 “코로나블루심리치유지원단은 2020년 7월에 병원 이용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병원 방문을 피하게 되었나?’라는 질문에 33.8%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에 대한 방문 의향에 대한 질문에는 25%만이 ‘꺼려졌다’고 답했으며, ‘이전보다 더욱 신뢰하게 됐다’는 답변도 15.9%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병원에 대한 인식 변화’ 질문에는 49.4%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했으며,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3%이었다.

이와 함께 이왕준 이사장은 “DTHS의 원칙은 기존의 문헌들에서 제안하고 있는 것들과 다르지는 않다지만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두 마리 사냥개를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는 게 차이”라며 “DTHS의 채택과 적용이 의료진을 포함한 전 직원 그리고 환자와 보호자, 지역사회 주민에게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고 있만 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병원이라는 신뢰를 심어주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병원이 DTHS를 도입하면 당면할 수 있는 대표적 문제는 재정적 어려움과 의료인력의 소진과 고갈”이라며 “DTHS의 지속 가능을 위해서는 병원 및 국가 수준에서의 대책방안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병원은 앞으로 국가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도록 재정적 손실에 대한 증빙 자료들을 준비해야 하고 의료진의 노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와 심리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는 책무에 충실한 병원이 배반당하는 일이 없도록 합리적인 재난수가를 적용, 보상이 담보되도록 해야 한다”며 “지방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환자의 배분과 전담병원의 확보 체계를 조밀하게 조정함으로써 DTHS를 적용하고 있는 병원에 감당 가능한 수준의 환자 유입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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