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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혈 두드리기신의료기술 등재에 의계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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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혈 두드리기신의료기술 등재에 의계 강력 반발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10.2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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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증상 완화 효과 보여"...의협 “대한민국 의료수준 웃음거리 만들어”
▲ 지난 6월 최대집 위원장 등 의쟁투 위원들이 보건의료연구원을 항의 방문했다.

그동안 유효성, 객관성 논란을 빚어온 ‘경혈 두드리기’가 신의료기술로 등재됐다는 소식에 의료계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24일자로 ‘신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평가결과 고시’를 일부 개정했다.

복지부가 고시한 내용에 따르면 ‘경혈 두드리기’라고 불리는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Emotional Freedom Technique using Acupuncture Points Tapping)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환자의 부정적 감정 해소 등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이유다.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은 부정적 감정 해소 등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대상이다. 해당 기법은 경혈 자극과 확언을 활용하여 준비단계, 경혈 자극 단계, 뇌조율 과정을 반복한다.

복지부는 안전성·유효성 평가결과를 통해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은 손가락으로 경혈점을 두드리는 비침습적 방법으로, 환자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아 안전한 기술이라고 밝혔다.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은 고식적 치료 등과 비교 시 유의하게 증상 완화 효과를 보여 유효한 기술이며, 따라서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부정적 감정 해소 등 증상을 개선하는데 있어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은 많은 논란에 휩싸였었다. 과학적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지적과 함께 의료계에선 대한민국 의료수준을 웃음꺼리로 만드는 일이라고 강력히 비판해왔다.

지난 6월 대한의사협회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위원장 최대집)가 ‘경혈 두드리기(감정자유기법)’ 신의료기술 평가를 철회하라면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항의 방문하기까지 했다.

당시 최대집 위원장(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중증의 정신과적 질환으로,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의 피해자나, 전쟁을 겪은 군인들이 겪게 되는, 불안·불면·우울·강박 등 정신과적 증상들로 자살율이 매우 높은 질환”이라며 “이런 질환에 대해 경혈을 두드리니 증상 호전이 있다는 건 환자가 가진 질환을 가지고 장난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경혈을 두드려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의 증상이 호전됐다고 하는데 그 유효성은 어떻게 입증했나”라며 “대한민국 의료 수준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감정자유기법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올랐는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국정감사에서 “경혈 두드리기는 근거수준이 최하위인 D등급”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에서는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이 신의료기술에 등재된 것에 유감을 표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의협은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율기법 신의료기술 고시를 한국의료의 위상 추락으로 규정하고, 이 같은 일을 자초한 보건복지부의 행태를 강력 규탄했다.

의료는 의학에 기초한 근거중심 학문이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만큼 의학이나 한방 모두 임상적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전제되어야 한다. 의학적 검증이나 판단이 아닌 정치적 논리 등이 개입하는 것은 국민건강과 한국의료 모두를 망치는 길이라는 게 의협의 설명이다.

의학적 근거에 따라 신의료기술 여부를 결정해야 할 보건의료연구원이 단 2편의 논문을 근거로 경혈 두드리기를 신의료기술로 결정한 것은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기관의 설립 또는 존속의 근거를 부정했다는 것.

의협 박종혁 홍보이사겸대변인은 “과학적 증거에 근거해서 평가해야할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경혈 두드리기를 신의료기술로 인정한 사실 자체가 황당한 일”이라며 “이 사건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권위에 심각한 훼손을 가했고, 국제적인 망신인 사건이다. 대한민국 의료 수준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의협은 한방에 대해 자기 노력 없이 경험적 검증이라는 과거의 역사 속에 갇혀 있다면 한방의 발전과 위상은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엄중히 경고했다.

여기에 의협은 이번 사태로 무너진 한국의료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 평가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경혈 두드리기’의 신의료기술 평가 과정과 평가에 활용된 근거문헌 및 자료를 모두 공개해 과학적이고 의학적 근거에 따라 재검증하는 것과 신의료기술 평가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박종혁 대변인은 “국민 건강을 수호하는 의협은 경혈 두드리기의 신의료기술 등재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하고, 이번 일을 바로 잡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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