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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의 의사 총파업 ‘휴가’ 꼼수에 ‘진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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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의 의사 총파업 ‘휴가’ 꼼수에 ‘진료’까지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8.18 0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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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참여 아닌 휴가기간...“전공의ㆍ의대생 뒤에 숨었다”는 지적도

지난 14일 의료 4대악 정책(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에 반발한 전국의사총파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 총파업 역시 전공의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던 지난 2014년 총파업처럼 전공의, 의대생이 주축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휴가철 기간과 겹치면서 휴진한 의원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개원의들이 실제 집단휴진에 참여한 것인지, 휴가를 간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 14일 총파업이 진행됐지만, 많은 의료기관이 정상진료를 하거나, 연휴를 맞아 휴가를 간 것으로 파악됐다.
▲ 14일 총파업이 진행됐지만, 많은 의료기관이 정상진료를 하거나, 연휴를 맞아 휴가를 간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전국의사총파업과 관련, 지난 14일 17시 기준, 의원급 의료기관 휴진신고 현황은 전국 3만 3836개소 중 1만 1025개소로 32.6%라고 밝혔다. 다만 휴가 목적은 별도로 구분하기 어려워 전체 휴진을 포함한 수치이다.

기자가 서울 시내 일부 개인의원 30여곳을 찾아본 결과, 휴진을 실시한 의료기관은 총 9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4년 총파업 당시 기자가 조사한 서울 시내 개인의원 30여곳 중 진일 휴진을 실시한 의료기관이 3곳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휴진한 의원 수가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조사한 의료기관 9곳 ‘휴가’라는 안내문을 붙여놨을 뿐, 파업 등에 참여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따라서 단순히 휴가를 간 것이지 의협이 주도한 총파업에 참여했다고 보기 애매한 상황이다.

특히 이런 상황에 모 의사회 임원이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진료를 실시해 눈총을 사고 있다. 해당 의료기관은 파업 등에 참여한다는 안내문은커녕, 연휴기간을 맞아 휴가간다는 안내문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휴가 꼼수를 두고 의료계 내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개원의는 “8월 14일에 총파업을 한다는 건 업무개시명령으로 인한 행정처분으로부터 회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의 고육지책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집행부의 방침에 따라 14일에 휴진을 하긴 했지만 연휴를 맞아 휴가 중이라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개원의는 “파업 날짜를 정하는 것은 신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8월 14일로 정한 것은 대의원들이 결정한 거지만 앞으로 파업은 회원들이 많이 참여할할 수 있도록 날짜를 신중하게 정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번 총파업은 전공의, 의대생들에게 기대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총파업을 진행한다고 했으면서도 대다수 개원의들은 진료를 한 반면, 많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의협이 마련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여하며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지난 14일 여의도공원에서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파업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의협은 이날 궐기대회에 서울 2만여명, 5개 권역별 8000여명(부산 2000명, 광주ㆍ전남 1000명, 대구ㆍ경북 3600명, 대전 1000명, 제주 400명) 등, 전국적으로 총 2만 8000여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날 궐기대회에 참여한 구성원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젊은 의사와 의대생들로, 지난 7일 같은 자리에서 열린 ‘젊은의사 단체행동’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에, 주최 측이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대한의사협회로 바뀐 것 외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젊은 의사들은 ‘무단결근’을 불사하겠다며 단체행동 수위를 보다 높인데다 전임의까지 파업에 참여를 알린 상황에서 참석자 숫자는 7일과 14일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개원의는 궐기대회 참여율도 놓지 않았고, 중요한 총파업 동참 역시 많지 않았기에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각 병원별로 전공의들의 시위도 진행됐는데, 서울대병원 본관 및 혜화역, 이대목동병원로비, 서울성모병원 인근 고속터미널역,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인근 신촌역 일대 등 에서 전공의의 1인 시위와 피켓시위, 침묵시위, 대전협 주도의 헌혈 릴레이 캠페인 등을 이어나갔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들은 수련이 취소될 수 있고, 의대생들은 유급의 가능성을 무릅쓰고 총파업에 동참했는데, 개원의들은 자기들만 살겠다고 파업은 하지 않고 휴진을 하더라도 휴가 꼼수를 썼다”며 “후배의사들은 징계를 각오하고 있는데, 행정처분이 무섭다고 눈가리고 아웅한 선배의사들은 부끄럽지 않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도 “전공의들은 가열찬 투쟁, 펠로우는 우리도 가세한다면서 14일 총파업에 모두 참여했지만 개원의들의 휴진동참, 특히 의료계 지도자급의 휴진동참이 이뤄지지 않는 것에 실망을 넘어 분노한다”며 “이제라도 비대위를 넘어선 젊은 의사 위주의 의쟁투를 만들어 의대정원 확대 등 정책을 막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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