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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0-07-14 14:07 (화)
‘덕분에’ 외친 정부, 결국 공허한 약속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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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외친 정부, 결국 공허한 약속이었나?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6.0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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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뿐만 아니라 병협ㆍ치협과도 수가협상 결렬...“코로나19 헌신 고려 전혀 없다” 지적도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와 의료계의 협력관계에 금이 갈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정부와 의료계의 관계가 중요한 상황임에도 의협, 병협, 치협의 수가협상이 모두 결렬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은 지난 2일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등 주요 6개 의약단체와 ‘2021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진행했다.

이변 협상결과, 한방(2.9%)ㆍ약국(3.3%)ㆍ조산원(3.8%)은 타결을, 병원ㆍ의원ㆍ치과는 결렬을 선택했다. 

이번 수가협상에서의 건강보험 추가 재정소요분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겨 1조 478억 원을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1000억 원 가량 축소된 9416억 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재정운영소위원회가 예고했던 진료비 인상분이 대부분 반영되고, 사실상 공급자단체들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피해’에 대한 고려는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상대적으로 높은 인상률을 보인 약국과 한방만이 타결, 그리고 나머지 의원, 병원, 치과의 경우 치열하게 협상을 펼쳤지만 끝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현재 수준의 코로나19 방역체계를 갖추는데 헌신한 보건의료계를 배려해 수가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재정소위원회와 건보공단의 발언이 무색할 만큼의 협상 결렬이 발생하자, 의료계 내에선 ‘덕분에’ 캠페인으로 고마움을 표하던 건 뒷전이고, ‘공허한 약속’ 뿐이었냐면서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느 정도 노력했느냐가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재정이 줄어드는 건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며 “항상 밴드는 얼마나 더 늘 것이냐는 주제로 이야기했지, 줄어들 것이냐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은 없었다. 감소된 폭도 소폭이 아닌, 1000억 규모이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가을에 2차 대유행이 예고돼 있는 상황이라 이미 2020년 건강보험 지출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수치를 보지 않더라도 당연하다”며 “더구나 그동안 코로나-19에 헌신적으로 대응한 의료계에 대한 상징적 의미에 비해 밴드의 감소는 공급자, 특히 의ㆍ병협을 허탈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코로나-19 손실보상방안도 원활하지 않고 참여한 병원들의 손해가 뻔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공급자들에게 상징적인 수가협상이 동년 대비 밴드가 감소하고 역대 최저치에서 협상이 결렬됐다는 건 앞으로 코로나 재유행이 왔을 때 서로 지지하고 싸워야 할 의료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수가협상에 임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올해 수가협상은 흔하지 않는 몇 가지 특이점이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 관계자는 “여전히 밴드는 공개되지 않았고 뒤늦게 조금씩 늘어났다”며 “수가협상을 깜깜이 협상이라고 하는 이유는 총 밴드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입자가 정보를 움켜쥐고 공급자 여럿을 돌려가며 부르고, 공급자들은 들어가 구걸하고 나가라면 나가는 우울한 현상을 반복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밴드의 사전공개와 밴드 설정을 협상의 의미에 맞는 설정은 역시 올해도 없었다”며 “밴드의 설정에 공급자가 참여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일방적인 조치이며 이는 이미 10년 넘게 개선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가입자단체(재정운영위원회)가 공급자 대부분이 협상을 기다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퇴장한 점도 지적했다.

그는 “재정소위는 협상의 주체는 아니고 건보공단에게 이를 위임하나 통상적으로 가입자 공급자 모두 협상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며 “가입자가 자리를 떠나도 아무런 패널티 없이 일방적으로 공급자는 협상을 종료해야 하는 이런 상황에서 밤을 샌 공급자들은 허탈과 억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 의료계 관계자는 “협상결과, 브리핑에서 건보공단의 제도발전협의체 역시 공허하게 들린다”며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같이 밤을 샌 건보공단의 노고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나 너무나 일방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재정운영위원회의 구조를 개혁하지 않는 한 직접 협상장에 들어간들 결과는 분노와 허무로 끝나는 건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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