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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전국순회 돌입하는 의협, 투쟁모드 전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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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전국순회 돌입하는 의협, 투쟁모드 전환하나?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6.12 0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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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력 확보...시도의사회장단 의견도 청취 예정
“의협 협상-투쟁력 기대조차 없다” 비관론도 있어
▲ 지난 2018년 최대집 회장의 전국 순회 당시 모습.
▲ 지난 2018년 최대집 회장의 전국 순회 당시 모습.

원격의료, 의대증원, 수가협상 결렬 등 연이어 악재를 맞은 의협이 대안 마련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다시 한 번 전국을 순회해 의견을 수렴하고 투쟁 동력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을 마련한 것.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에 따르면 최대집 의협회장은 조직력 확보를 위해 조만간 권역별로 순회하면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현재 내부적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다.

또 오는 13일 열리는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의에도 참석해 의료현안에 대한 투쟁 등 대응 방법론에 대해 의견을 청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의료정책 등에서 의료계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자, 다시 한 번 강경한 투쟁모드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는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계가 반대하는 비대면 원격의료,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공의료 및 의대정원 확대, 원격의료/비대면진료,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추진 등 국민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정략적, 의료산업화 등 편향된 입장에서 시도되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판단이다.

여기에 최근 3년 연속으로 의원급 유형 수가협상 결렬되면서 의료계 내부적으로 정부를 향한 강력한 비판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형국이다. 

의협 관계자는 “말로만 ‘덕분에’이지 정부는 사실상 의사들의 희생은 고려하지 않는 채 일방적으로 의료정책을 추진하고, 저수가를 유지하면서 옥죄고 있다”며 “의협에서는 강경한 투쟁에 대한 의료계 내부 의견을 수렴해 방향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종혁 총무이사겸대변인도 “지금 사안 하나하나가 예전같으면 총파업을 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들이다. 이를 어떻게 타개해나갈지 처음부터 논의해봐야한다”며 “각 시도의사회장들과 논의를 통해 회원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의료계 리더와 원료들의 해법이 무엇인지 의견수렴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최 회장은 6월 중에 각 지역ㆍ직역 의사단체 대표을 만나 의료계 투쟁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는 21일에는 제40대 집행부 상임이사 및 자문위원, 의료정책연구소장, 연구조정실장, 사무총장 직무대행 등이 참여하는 긴급 워크숍을 개최한다.

또 최근 비대면진료로 의견이 갈린 대한병원협회와도 만날 예정이다. 박종혁 대변인은 “경영난으로 병ㆍ의원이 폐업하는 상황이다. 의료기관 경영지원을 위한 선지급 제도, 각종 정부 융자와 은행 여신 한도 확대 등 대책이 있지만 부족하다”며 “병원계와 만나 이에 대한 해법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최대집 집행부가 임기 내내 협상과 투쟁을 반복하면서 성과 없이 원점으로 돌아오는 패턴에 손사레 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의 전국순회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비판대상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진행되자 의료계 집단행동 역량 강화를 위해 ‘전국 순회 회원과의 대화 및 결의대회’를 진행한 바 있기 때문.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에 또 전국 순회를 한다고 하는데, 지난번에 전국 순회를 한 건 무엇인가? 헛수고에 불과한 건가”라며 “지난번 전국순회로도 투쟁동력을 확보 못했는데 이번 전국순회로 투쟁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그냥 시간 끌기로밖에 안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일부 시도의사회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과 이에 따른 최대집 집행부의 투쟁 선언 등에 무관심한 모습이다. 그동안 최대집 집행부가 임기 내내 보여준 협상력과 투쟁력에 대해 이미 실망한 지 오래며, 더 이상 기대감이 없다는 것.

모 시도의사회장은 “애초부터 수가협상은 기대도 안했고, 더 놀라운 것은 정부의 불합리한 정책 추진에도 의사회원들이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것”이라며 “최대집 집행부의 공수표에 지쳐 기대감도 없고 무관심한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 회장이 또다시 전국 순회를 통해 조직력을 확보한다고 하는데 이미 꺼진 투쟁동력을 확보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파격적으로 총파업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지만 사실상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민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어 불가능하고, 개인적으로도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모 의사회 임원은 “최대집 집행부가 이젠 뭐라도 보여줘야할 때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상 이제 와서 협상이건 투쟁이건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문 케어를 막을 자는 본인이라더니 문케어는커녕 아무것도 막지 못했다. 게다가 정부와 국민에게 신뢰만 잃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그간 정부와 협상 및 투쟁에서 좋지 못한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최대집 집행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동안 의협이 강력한 투쟁을 준비할 수 있도록 회원들이 투쟁동력을 모아주지 않은데다, 협상을 먼저 시도해보라는 대의원회의 주문도 있었다는 의견이다.

모 시도의사회장은 “물론 현 상황에 대해 집행부에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순 없다”며 “하지만 투쟁한다고 했던 회장에게 힘을 모아주지 않았던 의사회원들의 잘못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3년을 지켜봤는데 최대집 회장이 주장했던 총파업 등 강력한 투쟁에 의료계 중지를 모으긴 어려울 것”이라며 “최대집 집행부의 리더십도 문제가 있지만 의사회원들이 욕만 하고 정작 동참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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