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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시작된 ‘원격의료’ 醫-政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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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시작된 ‘원격의료’ 醫-政 갈등?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0.04.2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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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정부에, 의료계 ‘원점 재논의 필요’ 지적
▲ 의협 집행부는 지난해 7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사업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 의협 집행부는 지난해 7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규제자유특구 원격의료사업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화상담’이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비대면 원격의료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그동안 코로나19로 전화상담에 한해 현장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한 발 물러선 의협이 다시 한 번 강력히 ‘원격의료’를 강력하게 반대설 것으로 예상돼, 의·정 간 갈등이 불거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의료서비스 등 비대면 사업을 적극 육성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관련 부처들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향후 정부에서 4차산업 육성방안의 하나로 ‘원격의료’ 추진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정부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전화상담 및 처방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는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의 적잖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의료계에서 항상 반대해왔던 원격진료로 가는 전단계가 아니냐는 우려로 인해 전면 거부를 선언하기도 했다.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자, 정부는 만성질환자의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한적 조치로, 상당히 위험성이 낮고 오랫동안 봐왔던 환자들이 대상이라면서 전화상담 및 처방 대상을 축소하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의협은 전화상담 및 처방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지만 대상 환자를 ‘만성질환자’로 축소한다면 현장 의료진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한 번 원격의료 추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소식에 의협을 포함한 의료계는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의료전문가의 의견이 수용하지 않고, 진료현장과 동떨어진 원격의료를 추진하면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의료계도 원격의료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대면진료의 원칙, 불가항력적인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원격의료 시행시기와 그 방법론에 대해 의원, 병원, 종합병원 등 종별간 입장차가 있는 만큼 의료계 내부적인 합의도 필요하다.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이 가시화됨에 따라 의협은 지난 22일 상임이사회에서 관련 대응 방향에 대해 토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대면진료와 원격의료 전면 재검토 등 기존 원칙을 기반으로 다각적인 대응 방향을 검토·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도 제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정부가 원격의료, 의대 정원 등 여러 의료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집행부에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의협 박종혁 총무이사겸대변인은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해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한시적으로 전화상담을 실시한 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본격적인 원격의료 추진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원격의료는 미래기술과 산업발전 등에 따라 도입돼야겠지만 국민 건강이 중심이 아니라 산업 관점으로만 보는 것이 문제”라며 “물건이 아닌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고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의료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등 원점에서 재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원가 역시 원격의료 추진으로 인한 국민 건강 우려와 책임소재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원격의료가 추진되려면 국민 건강을 위해 최선의 방법론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나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와 관련한 책임소재도 명확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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