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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목욕서비스, 수급자 ‘의사’ 중요하다법원, 수급자 사생활·인격권 침해...건보공단 환수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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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19.07.08  12:3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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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목욕서비스를 진행함에 있어 수급자의 ‘의사’가 중요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방문목욕서비스는 반드시 2인 이상의 요양보호사가 진행해야한다’는 노인장기요양법 규정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서울고등법원은 A요양기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에서 건보공단의 환수 처분을 취소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A요양기관은 지난 2012년 12월경부터 2015년 7월경까지 2인의 요양보호사를 보내 수급자들에게 방문목욕서비스를 제공했다.

요양보호사 2명은 수급자들에게 방문목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목욕준비, 입욕 시 이동보조, 옷 갈아입히기, 목욕 후 주변 정리’를 함께 했는데, ‘몸 씻기’만은 수급자들의 희망에 따라 함께 하지 않고 위 수급자와 동성인 요양보호사 1인이 단독으로 진행했다.

A요양기관은 현지조사를 받게 됐는데, 건보공단은 지난 2016년 1월 A요양기관에게 ‘수급자들에게 방문목욕을 제공하면서 ’몸 씻기‘ 등 일부 과정을 동성 요양보호사 1인이 제공하도록 했음에도 요양보호사 2인이 제공한 것으로 약 1900만 원을 부당하게 청구해 지급받았다’면서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3조 제1항에 근거, 해당 비용의 환수 결정을 통보했다.

그러자 A요양기관은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관련 장기요양급여의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의 산정기준에 관한 고시 중 ‘몸 씻기의 과정은 반드시 2인 이상의 요양보호사에 의해 제공돼야 한다’라는 규정은 수급자의 인격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무효”라며 “이 같이 위헌적으로 장기요양급여의 제공기준 등을 정함으로써 상위 법령인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같은 법 시행규칙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위법·무효”라고 주장했다.

무효인 고시 규정에 근거해 이워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는 게 원고 측의 주장이다.

1심 재판부는 A요양기관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고시 규정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수급자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일반적 인격권을 침해하여 위헌·무효”라며 “이와 같이 위헌·무효인 이 사건 고시 규정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은 법령의 근거가 없으므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건보공단은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1심과 같았다.

2심 재판부는 ‘하위법령은 그 규정이 상위법령의 규정에 명백히 저촉돼 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관련 법령의 내용과 입법 취지 및 연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그 의미를 상위법령에 합치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한 뒤, “이러한 해석원리는 법령 보충적 행정규칙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리에 따라 관련 법령의 내용, 체계 및 취지를 바탕으로 이 사건 고시 조항의 의미를 유기적·체계적으로 해석하면, 방문목욕에 있어서 수급자의 안전을 고려하면 몸 씻기의 과정은 2인 이상의 요양보호사에 의해 제공돼야 함이 당연한 원칙”이라며 “다만 그에 대하여 수급자로부터 합리적인 반대 의사가 명시적으로 표시되고 수급자의 안전도 충분히 확보되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요양보호사 1인에 의하여 제공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이어 재판부는 “통상의 경우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수급자의 특성상 몸 씻기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이나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수급자의 안전을 위하여 원칙적으로 2인 이상의 요양보호사에 의하여 몸 씻기 과정이 제공되도록 하는 데에는 충분한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수급자가 수치심 등을 이유로 해 성별이 다른 요양보호사의 참여를 거부하거나 친척 등 친밀도가 높은 요양보호사만의 참여를 요구하는 등 합리적 이유를 들어 요양보호사 1인이 몸 씻기 과정을 진행해 달라는 의사를 표시하고, 요양보호사 1인이 몸 씻기 과정을 제공하더라도 수급자의 안전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에까지, 2인 이상의 요양보호사로 강제할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안전 문제를 고려해 원칙적으로 2인 이상의 요양보호사에 의하여 몸 씻기 과정이 이뤄지도록 강제한 규정 취지는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수급자가 수치심 등을 이유로 하여 2인 이상의 요양보호사에 의한 몸 씻기를 거부하는 경우는 예외적인 상황에 해당하므로, 굳이 해당 조항을 위헌이나 위법이라고 보아 효력을 전면적으로 부인할 것이 아니라, 헌법과 상위법령에 합치되도록 해석해 문제를 해결하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2심 재판부는 수급자에게 2인의 요양보호사 참여를 반대하는 의사 표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보았다.

A요양기관은 “수급자 대부분은 고령에 심신 기능이 저하된 상태여서 이성의 요양보호사 앞에서 나체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 수치심 등을 느끼더라도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수급자의 배우자·자녀 등 가족은 수급자의 보호자로 수급자의 반대 의사를 대신해 표시할 수 있으므로, 보호자가 동성의 요양보호사 1인만 몸 씻기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더라도 수급자가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건보공단은 “보호자는 단지 수급자를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며,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등 노인복지와 관련된 법령에 보호자가 수급자를 대리하거나, 수급자의 의사를 대신 표시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며 “2인의 요양보호사에 의한 몸 씻기에 반대하는 의사는 민법상 의사 표시에 준하여 수급자 본인이 명시적으로 해야 하고, 보호자가 1인의 요양보호사만 몸 씻기에 참여할 것을 요청한 것을 수급자 본인의 의사 표시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 고시 조항의 해석은 방문목욕을 받는 노인 수급자가 느끼는 수치심은 나이가 들어 몸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고, 잘 알지 못하는 이성에게 자기의 성적인 신체 기관을 그대로 보여 준다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수급자의 수치심이라는 감정은 성별이 다른 요양보호사 앞에서 자신의 나체를 드러낸다는 점으로 인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감정일 뿐이고 수치심 자체가 밖으로 드러나기 쉬운 감정인지 그리고 밖으로 드러나더라도 어떠한 형태로 표현되느냐와는 다른 문제”라고 꼬집었다.

수급자가 수치심을 그대로 외부에 표현할 수 있지만, 오히려 침묵할 수도 있고, 도리어 화를 낸다거나 짜증을 부리고, 심지어 울음을 보일 수도 있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민법상 ‘의사 표시’는 일정한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려는 의사를 외부로 표시하는 법률사실이지만 수급자는 그것이 성적인 것에 연관된 수치심이든, 아니면 다른 어떠한 감정이든 그저 2인의 요양보호사가 몸 씻기에 참여하는 것이 싫다고 표현할 수 있다”며 “이러한 수급자의 감정 표현은 어떠한 법률효과의 발생을 바라거나 그 효과가 자신에게 귀속된다는 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또 재판부는 “수급자가 자신의 수치심을 밖으로 표현하지 않을 경우 외부에서는 이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는지가 문제”라며 “1인의 요양보호사에 의한 몸 씻기 제공이 이 사건 고시 조항에 따른 방문목욕 급여 제공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성별이 다른 요양보호사가 몸 씻기에 관여하는 것에 대한 수급자의 감정이 표현됨으로써 그로부터 외부에서 ‘성별이 다른 요양보호사의 참여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재판부는 “수급자의 보호자는 상당 기간 수급자와 함께 일상생활을 해왔고, 곁에서 돌보며 지득한 수급자의 인지능력 유무, 평소 일상생활에서 하는 감정 표현 방법 등을 토대로 수급자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특정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최대한 예측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재판부는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2인의 요양보호사에 의한 몸 씻기를 거부하는 수급자의 수치심 등 감정 표현은 외부에서 다소라도 이를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면 그로써 명시적인 표현으로 보기 충분하다”며 “수급자 본인이 직접 자신의 수치심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수급자의 보호자도 수급자가 느끼고 있거나 느끼게 될 수치심을 대신 표현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수급자가 2인의 요양보호사에 의한 몸 씻기 제공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수급자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인지능력, 수급자가 몸 씻기 제공 당시 느낀 수치심 등 감정을 표현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와 보호자가 수급자 대신 1인의 요양보호사가 몸 씻기에 참여할 것을 요청한 경우에는 그 보호자가 수급자의 감정 상태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인지 등이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는 소송가 제기된 이후에서야 비로소 대법원에 의해 1인의 요양보호사가 몸 씻기를 제공할 수 있는 예외적인 사정이 규범적으로 제시됐으므로, 원고가 예외적 사정의 존재를 증명할 방법이 현실적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돼야한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각 해당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 및 사정을 판단기준에 비춰 살펴보면, 이 사건 수급자들은 모두 원고에게 수치심 등을 이유로 해 2인 이상의 요양보호사에 의한 몸 씻기를 명시적으로 거부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해야 한다. 제1심 판결은 그 이유를 달리하고 있으나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건보공단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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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cyvaster@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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